제주 토종 생물 체계화 이후 외래종 수입이 낫지 않나

제주 발전 과정에서 환경 파괴가 있었더라도 복원이 먼저일 듯

by 이이진

제주에서 인상적이었던 것 중 하나는, 천지연 폭포에서 봤던 웅장하고 건강한 나무들과는 달리 도로에는 죽어가는 수국들과 낯설게 정리된 풀들이 많았다는 겁니다.


어디를 가더라도 수국이 다 시들어 있길래, 꽃이 질 때가 됐으니까 지는 거겠지 했지만, 가까이 가서 보자, 꽃이 지는 것과 별개로 잎이 다 썩고 병들었더군요.


수국에 무슨 유행병이 도나? 응? 싶었지만, 수국은 본래 반양지나 다소 낮은 온도에서 특유의 아름다움을 보여주기 때문에, 9월 말까지도 덥고 습하며 게다가 섬 특유의 내리쬐는 태양 아래서는 제주가 습하더라도 제대로 버티기가 힘들다는 걸 알게 됐고, 수국이 원래 제주의 꽃이 아니라면 워낙에 아름다워서 인공적으로 심은 걸 텐데, 병이 들도록 둔다는 건 수국 입장에선 고통스러운 환경이란 거죠.


이건 도로도 마찬가지라서 겉에서 보는 것과 달리 가까이에서 보면 병든 잎들이 꽤 있었습니다.


예전에도 간략하게 포스팅을 했지만 갈라파고스 (마다가스카르로 잘못 적었었는데) 섬도 천연의 환경이 잘 보전되어 그 자체로 연구 대상이 될 만큼, 섬은 특유의 고립(?)으로 인한 환경적 특징이 있어서, 제주가 발전하며 도로를 만들고 그 과정에서 파괴된 생태계야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최소한 제주의 원형 자체는 보존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게 아닌가 싶고,


그러자면 먼저 제주 천지연 주변 웅장한 수풀들처럼, 제주에서 잘 자라고 제주에만 있는, 혹은 다른 지역에도 있지만 제주에서 그 양태를 달리 하는 생물종에 대해 연구하면서 외래종을 일부 심어 확인하는 수준으로 가야지, 도로는 아예 서울에서 자주 보는 그 잎으로 도배를 했더군요.


야자수도 일부러 가져다 심은 거 같던데, 야자수가 원래 자라는 나라에선 엄청나게 큽니다만, 제주에서는 일반 나무보다 조금 클 정도라, 이런 어떤 제주의 특성을 일단 체계화를 한 후에 외래 나무나 잎을 심어서 확인해도 좋을 거 같아, 민원을 넣으려고 하니, 아직도 국민신문고가 복원이 안 돼 접속이 안 되더군요.


탄소 제로 정책을 지지한다면서 폐플라스틱 모집에 앞장서고 제주 환경 2.0? 여하튼 그런 정책도 거창하게 발표하며 실제 제주는 주거지마다 세밀한 분리수거가 이루어지는 것도 봤습니다만, 탄소 정책의 핵심인 대중교통 이용이 불편한 것과 렌터카를 이용해야만 하는 것, 렌터카 등 차량 운전을 위해 도로를 너무 치장하면서 제주 토종의 자연을 외래종으로 지나치게 대체한 것 등,


외래종이 나쁘다 이런 단정은 어렵더라도, 최소 제주 천연의 자연은 일단 정립을 하고서 외래종을 어떻게 받아들이지, 특정 지역에 심어서 제주 환경에 적응하는 걸 볼달지, 이러면 좋을 텐데, 도로의 미관을 위해 무작정 같은 나무와 잎을 심다 보니, 제주의 섬으로서의 고유성을 천지연에서야 볼 수 있었고, 거기서야 감탄하고 왔습니다.


나무 하나가 혹은 여러 개가 너무나 웅장하고 뿌리 깊게 단단히 폭포 위에 자리 잡고 있는 것, 그리고 제주에서 건강해 보이는 나무는 그 종류가 제법 있는 것, 소나무는 일부러 심은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제주의 건강하고 오래된 나무들은 외관부터 자체 공통점이 있었고, 발전 과정에서 어쩔 수 없는 손실이 있었더라도, 나중엔 외래종이 제주에 적응한 게 또 다른 대체 기록이 되도록 했으면 좋겠습니다.


버스로 다니다 보니 제주 4일 동안 많은 곳은 못 다니고 헤매고 조선족 도움으로 택시 타고 버스 정류장에 가는 등 신기한 경험이었어도, 저는 버스 여행이 몸은 힘들어도 재밌는 거 같고요.


제주에 특별한 행사가 있을 경우엔, 굳이 버스 타고 도로에서 시간을 많이 보낼 건 없지만, 여행은 버스로 다니는 것도 괜찮지 싶습니다, 특히 9월 넘어 10월은 제주 특유의 더위도 좀 가라앉으니까요. 또 탄소 중립의 도시를 제주가 지향한다면 더더욱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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