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름으로 인한 차이와 옳고 그름으로 인한 시비는 다르죠

옳고 그름이 없는 것이 아니라 구분이 힘든 겁니다.

by 이이진



https://youtube.com/shorts/oUUqzYqBvbY?si=Q0oQUbzo2EDFoFvh




행위는 크게 <다름으로 인해 발생하는 차이>와 <옳고 그름으로 인한 시비>가 있긴 합니다.


가령 부인이 직장을 다니지 않고 전업주부인데 아이의 저녁을 챙겨주지 않고 친구들을 만나고 다니는 것은 다름으로 인한 차이보다는 자녀에게 옳지 않은 행위를 하는 것에 가깝고, 이럴 경우에는 남편이 분명하게 이를 시정하여 줄 것을 요구할 수야 있는 거죠. 즉 스님 말씀처럼 <달라서 생긴 문제인지>, <옳고 그름의 문제인지>를 먼저 구분하여 요구하는 게 맞습니다.


그러나 부인이 정상적인 부인임에도 불구하고 아이들 저녁을 차려주지 않고 친구를 만나는 데 있어 그 이유가 남편이 저녁 밥을 차릴 돈을 주지 않아서 직장을 구하기 위함이라면, 단순하게 <아이들 저녁을 차려주지 않는다> 이 문제 하나로 끝이 안 나는 거죠.


그러면 남편에게 왜 부인에게 저녁 밥을 차려줄 돈을 안 주느냐고 물으면, 부인이 일전에 친정에 돈을 갖다 주고는 돌려받지 못하는 등 돈 관리를 못한다, 말을 하게 돼있고, 부인에게 왜 친정에 돈을 주고 돌려받지 못하냐 물으면, 결혼 당시 남편에게 준 돈이 있다, 이렇게 나오게 됩니다. 즉 끝이 없죠, 서로 사연이.


통상의 가족 관계는 이렇게 부인 말을 들으면 부인 말이 맞고, 남편 말을 들으면 남편 말이 맞는 경우가 많아서, 스님을 비롯한 대부분의 조언자들이 무 자르듯이 <시비>를 가리기가 상당히 어려우며, 오히려 이 문제의 시비를 섣불리 가려줬다가는 한 가정의 책임을 져야 할 수가 있는 거죠.


따라서 부부 관계에서는 암묵적으로 서로 약정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전업주부라면 집안 일은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분담할 것이고 남편은 경제적으로 얼마나 안정적으로 제공할 수 있다를 가능하면 구체화를 하는 식이랄까요. 그러나 남편도 직장이 불안정할 수 있고 부인도 반복적인 집안일에 질색이 되면서 결과적으로 누군가 자기 의무를 먼저 이행하지 못하는 시점이 왔을 때, 상대방의 의무를 가져오는 경향이 있으며, 이렇게 되면 갈등이 더 깊어지는 겁니다.


지금 내가 상대방이 인정하길 바라는 잘못이 내가 원하는 바를 부인이 하지 않음에 따름인지, 부인이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고도 잘못을 인정하지 않음인지 구분을 하여야 하고, 다만, 후자의 진짜 부인의 잘못이 맞는 경우에 부인이 그 잘못을 인정하기 보다는 <차라리 이혼하자>며 끝까지 부인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인지하면 됩니다.


사람들은 범죄자가 반성하면 형량을 낮춰주는 것에 대해서 납득이 안 간다고 하지만, 눈 앞에 증거를 들이밀어도 범죄를 끝까지 인정하지 않는 인간이 태반이라 죄를 진심으로 뉘우치고 자백을 하면 일정 부분 감형하는 제도가 있다고 보면 되고,


생각보다 인간은 진짜 잘못하면 이를 인정하기보다 잘못을 묻어버리거나 부인하려고 하면서, 그 과정에서 더 큰 잘못과 범죄를 저지르는 경우가 훨씬 많습니다. 연쇄살인범도 한 번 살인을 해서 안 걸렸으면 그냥 끝내면 되는데 굳이 계속 살인을 저지르거든요.


가령 살인 사건에서 사람을 살인 한 이후에 상당수는 바로 119에 신고하고 죄를 인정하기 보다는 사체를 유기하고 훼손하는 경우가 많은 것도, 잘못을 인정하기보다 부인하고 잘못된 길을 택하는 전형적인 인간의 패턴입니다.


지금까지 살면서 사회적 지위와 나이와 성별과 여러 조건을 다 떠나서, 증거나 자신의 모순을 본 처음부터 잘못을 바로 인정하는 사람은 본 적이 없고, 대부분은 고함 지르고, 부인하고, 거부하고, 남을 탓하고, 지적한 당사자를 <너는 뭐가 잘났어> 비난하며, 화를 내고, 더 위험한 결정으로 치달아서, 차라리 돈으로 해결할 수 있는 상황이 가장 편한 것이다, 누군가에 진심으로 사죄를 받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렇게도 봅니다.


그럼에도 끝까지 부인에게 잘못을 인정받고 싶다면, 부인이 끝까지 잘못을 부인하고 <나는 너처럼 시비가 밝지 못하다, 이혼하자>, 집을 나가는 상황까지도 감안을 하셔야 되는 것이죠.


그 정도 각오가 아니고서야 말해봐야 갈등만 커지니, 스님도 적당히 하셔라고 하는 것이고, 그러나 본인 생각에 이 문제가 이혼을 할 정도의 시비의 문제라면 끝까지 다투시는 거고, 아니라면 내려놓으셔야 됩니다. 다만, 이혼을 할 정도의 시비의 문제인데 참고 덮었을 때 후폭풍은 있습니다, 바로 혐오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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