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키면 손해인(?) 서울학생인권조례

산행학습 금지를 지켜야 하나, 지키면 성적 안나옴

by 이이진

어제 아랍 전시를 보러 서울시립미술관에 가는 길에 긴급행동이라는 시위대가 있어 무슨 내용인지 확인하려 사진을 찍었습니다. 서울인권학생조례가 폐지된다고 하면서 반대한다는 거 같은데, 저야 뭐 자식도 없고 교육받은 지도 꽤 됐고 하다 보니, 익숙하지 않은 주제라, 찾아본 거죠.

UN아동인권선언에서 파생된 조례로 보여지는데, UN아동인권선언이야 인권선언이니까 아무래도 포괄적일 수밖에 없을 텐데, 법 중에서 가장 가까워야 할 조례를 인권선언처럼 포괄적으로 적어 놓으니, 제가 보기엔 인권조례 자체는 두더라도, 어느 정도는 시정이 필요해보였습니다.


일단 학생은 부모의 보호를 받아야 하는 미성숙한 존재인 터라, 지나치게 자유와 권리를 부여할 경우 그로 인해 발생한 문제를 부모가 해결하는 게 적절하냐는 문제가 남습니다.


가령 해당 조례 18조 ① 항에, <학생은 동아리, 학생회 및 그 밖에 학생자치조직의 구성, 소집, 운영, 활동 등 자치적인 활동을 할 권리를 가진다.>고 돼있는데, 만약 해당 조직의 성격이 다소 불법적인 경우, 이는 학생이 자기 자치권을 실행한 것 뿐인데, 그로 인해 문제가 생기면 부모가 책임을 지는 게 타당한가요? 학생이 자치한 건데, 왜 잘못을 부모가 책임 지죠?


즉 학생이 자기 권리를 실현하는 과정에, 부모와 사회 구성원의 보호라는 최소한의 개입권을 배제하다 보니까, 학생이 나는 종교의 자유를 갖고 싶다면서 사이비에 빠진다거나, 하는 이런 행동들을 선생님뿐만 아니라 부모도 통제하기가 상당히 어려워졌다는 생각입니다.


<학생은 동아리, 학생회 및 그 밖에 학생자치조직의 구성, 소집, 운영, 활동 등 자치적인 활동을 할 권리를 가지며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에 대하여 관계기관에 보고할 의무를 진다> 이렇게라도 적어야 부모나 선생님, 지역사회가 개입을 할 수가 있죠.


하물며 국가도 어떤 정책이나 기관을 만들게 되면 그 정책이나 기관을 감시할 기관을 반드시 만들어서 서로가 서로를 감시하고 통제하며 때로 발전시키고 있는데, 하물며 법인 회사도 재무제표 등을 반드시 공개하도록 하는데, 아직 성인이 아닌 청소년들에게 어떤 조직을 만들 권리만 주고 아무도 이를 관여할 수 없게 이대로 끝을 낸다? 제가 보기엔, 이건 학생인권조례라기보다는 학생인권선언문에 가깝고, 실천하기가 상당히 어려운 조례라고 봅니다.


심지어 해당 조례에 선행 학습도 하지 못하게 해야 한다 비슷한 문구가 있는데, 이거 사실 대한민국 부모라면 다 걸리는 조례 아닌가요? 선행 학습 안 하는 학생 있습니까? 법이 이상을 추구할 수야 있으나, 누구도 지키지 않게 되버리면, 도리어 법을 무시하는 마음이 생겨요.


청소년들에게 인권을 부여한 것은 나와 타인을 존중하기 위함이지, 지키지도 못할 법을 무시하도록 가르치는 게 아니니까요. 이 법을 보면 아마 아이들은 하나도 안 지켜지고 있다고 (한국의) 법을 불신할 수 있을 겁니다. 어차피 지킬 수도 없고, 지키지도 않고, 지켜봐야 이득도 없다고 말이죠.


나는 법대로 선행 학습을 안 했다, 어랏? 그랬더니 나만 성적이 안 나온다, 이렇게 가는 구조잖아요. 법을 지키면 손해 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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