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가족은 피해 자녀를 성매매로 몰았을까
https://youtu.be/iEhknbScvz4?si=KjPtPfwWMwWiOITT
이거는 좀 나간 예가 될 수 있겠는데, 조선이 후금에 패하고 많은 여성들이 후금으로 끌려갔습니다. 이 여성들이 조선으로 돌아왔을 때 사람들은 오랑캐와 잠자리를 한 <화냥년>이라고 폄훼하며 심지어 집에서도 받아 들이지를 않아, 왕이 받아들여라고 할 정도였죠. 결과적으로 상당수는 돌아갈 곳이 없어 성매매로 빠졌다고도 하고요. 이게 <화냥년>의 유래라는데, 일단 이 정도에서 참고로 했습니다.
상식적으로 왕이 전쟁에서 패하여 상대적으로 약자인 여성들이 볼모로 끌려간 것인데도, 사람들은 이 약자인 여성들을 받아들여주지 않고 오히려 <화냥년>으로 폄훼하며 사회에서 소외시켰죠. 이 여성들의 명예를 회복하자면 조선이 다시 후금과 전쟁을 치러야 하나 실제로는 불가능하기 때문에, 이 여성들이 <이상한 년>이 돼야 속이 편한 겁니다. 가해자에게 정당한 요구를 할 수 없어서 (여러 잇속 때문에 등등) 피해자를 "미친 사람"이나 "정신병자" 등으로 둔갑시키는 경우는 생각보다 많습니다.
지금도 기사 조금만 검색해 보면, 시골이나 이런 동네에서 동네 주민들이 한 여성을 강간하고 오히려 해당 여성을 <창녀>등으로 폄훼하는 경우를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가 있는 데요. 예전에도 어느 지적 장애 여성이 이런 일을 당했는데 가해자들은 보도하지 않고 오히려 피해자의 얼굴만 방송이 노출하며 해당 여성이 뭔가 이상하다는 취지로 방송을 했었고, <창녀>, <미친년>으로 폄훼하는 사람들 중에는 같은 여성들, 할머니들도 상당했습니다. 남편이 가해자가 되면 졸지에 성폭행범 아버지를 둔 자기 자식들이 되니까, 할머니들은 일단 남편을 두둔하고 보는 거죠. 심지어 할머니들 중에는 <자기가 남편한테 가라고 했다> 이런 분들도 있었습니다.
지금 이 사건에서도 보면, 피해자인 손녀는 가족이나 지역 사회, 학교 혹은 동기들로 인한 강간의 피해자입니다. 그렇다면 가족들은 손녀를 먼저 보호하면서 가해자들에게 피해자의 회복을 위한 노력을 요구하는 게 급선무죠. 그러나 가족들이 지역사회나 학교 혹은 동네 주민들에게 이러한 요구를 할 경우 부딪혀야 할 부분이 상당하다 보니까, 차라리 자신의 딸인 피해자가 <이상하고 미친년이고 등등>으로 폄훼돼야 속이 편한 거죠. <네가 성매매하고 싶고 그러니까 그런 일을 당했지>, 이렇게 하는 게 스스로의 죄책감이나 책임감에서 자유롭습니다.
아시겠지만 지역 사회나 동네 주민들에게 뭔가 요구를 하게 될 경우, 그 저항이 만만치 않기 때문에, 이게 또 성범죄이다 보니까, 이를 요구하는 가족들도 대부분 요구 과정에서 피해를 입습니다. 알고 보니 <딸 간수를 안 하더라>, <이혼 가정인데 집안이 콩가루더라>, 등등 가족들도 원치 않는 자신들의 생활이 공개가 될 수밖에 없는 거죠. 지금은 이 사건 피해자의 가해자들도 <보니까 성매매하던데 결국 그걸 원했군>이라고 스스로를 두둔하고 있을 겁니다.
예전에 <실화탐사대>에서 학폭 피해자로 나온 분도 본인이 지역 사회에서 집단 왕따를 당한 것을 공개함과 동시에 감춰진(?) 가족 관계 등 여러 사생활이 적나라하게 파헤쳐지면서 자살에 이르렀죠. 물론 왕따를 당하는 등의 고통 속에 가족이나 본인의 응대 책임이 전무하다고는 할 수 없겠으나, 피해자의 회복이 너무 어렵거나 많은 잇속이 첨예하게 꼬여 있을 경우, 피해자에 대한 사회적 압박은 더 거세지면서 피해자가 훼손됩니다.
왜냐하면 그 한 명을 너무 많은 사람들이 괴롭혔다는 것을 인정하게 되면 집단이 썩었다는 게 되기 때문에, 차라리 그 한 명이 썩었다고 하는 게 속이 편한 건 집단을 살리기 위한 방편인 거죠. 집단 중 한 명이라도 죄를 인정하면 집단 전체가 사죄를 해야 하는데, 그런 일은 역사 속에서 일어난 적이 없고, 죽음 앞에서 일부가 두려움에 토로하는 경우는 좀 있었습니다. 아마도 예수와 그 제자들이 해당되지 않을까 합니다.
이런 원리를 피해자가 조금만 이해를 한다면 간혹 드는 <내가 왜 그런 결정에 휘말렸을까> 하는 자책에서 조금 자유로울 거 같고, 지금까지 집단 가해자 사건에서 늘 피해자가 자살하거나 삶에서 낙오가 되어 고통받았으니까, 모쪼록 이 사건 피해자는 회복하여 일어나기를 바랍니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어딘가의 집단에 속해 온갖 괴롭힘을 당하고 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