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청조의 2억과 실형은 아주 높은 형량입니다.

by 이이진


전청조가 남현희 감독과의 사건이 터지기 전에 2억 사기 친 걸로 실형이 나왔고 이게 너무 작다고 말씀들을 하시는데, 사실 이거 좀 센 겁니다. 지금 한국 사법 체계 안에서는. 얼마 전 뉴스에도 나왔는데 횡령으로 190억을 했는데도 3년 정도 나오더라고요. 이게 국가 지원금을 횡령한 건데도 그렇게 나옵니다. 국가 지원금은 개인 재산도 아니고 별별 국민들의 세금인데, 이거를 횡령해도 3년 정도 나오는 거죠.


전청조의 경우에도 아마 1명이나 2명에게 2억 사기를 쳤으면 실형이라도 집행유예가 나오거나 약식 정도로 끝냈을 텐데, 피해자가 10명 정도 되다 보니까 금액이 2억이라도 실형이 나왔다고 봅니다만, 그렇더라도 국가 지원금 190억 횡령해서 3년 나오는 거에 비하면 별 건 아니죠.


무슨 정책 사업으로 국가로부터 온갖 금액 (세금) 지원을 받았는데 (수백 억에 이르기도 함) 알고 보니 횡령이고 배임이고 허위이고 이래도, 사법부가 처벌을 3년이나 4년 정도 하기 때문에, 이 기준 자체를 높이지 않는 한 밑에 자잘한 사기꾼들 형량 만을 높이기는 어려운 겁니다. 기업 총수들도 소위 말하는 <해 먹는> 금액이 어마어마한데, 3년 형에 집행유예 5년 나오는 거는 국민들도 다 알고 있잖아요. 50억 해먹은 법조인도 무죄 나왔다가 다시 재판하고 그러지 않나요?


판사들은 직접 피고인들을 상대하면서 판결문을 작성하기 때문에, 본인들도 양심은 있어서 특정 범죄자에 대해서만 유달리 높은 형량을 주는 것이 불편할 수밖에 없고, 그렇다고 정치인이나 사회 지도 계층에 대한 각종 범죄의 형량까지 높이기에는 본인들도 포함이 되니, 이 부분에서 한국이 막혀있는 겁니다. 때문에 특정 범죄에 대해서만 가중 처벌하자고, 그런 법도 만든 게 한국입니다, <특정 범죄 가중 처벌에 관한 법률> (아마 다른 나라들도 그런 부분이 있겠으나, 제가 한국인이라 법 체계를 한국만 잘 알아서 이렇게 표현하는 부분은 이해를 하시고요)


사법부가 형벌의 정도를 낮추는 이유 중에는, 국가 신뢰도랄지 이런 거를 측정할 때 범죄율이 포함되기 때문에, 많은 나라들이 자신들의 나라가 안전하다는 표상으로 범죄율을 공표를 해야 하는데, 이 때문에도 범죄를 높게 선고할 수가 없습니다. 지금도 한국은 OECD가입국 중에서 고소 고발이 가장 많은 국가 중의 하나이고 (일본의 10배라던가) 따라서 범죄율도 높은 편에 속합니다. 때문에 오히려 국회에서 일정 기간이 지나면 범죄 기록을 삭제하자는 논의까지도 한 적이 있어요. 왜냐하면 국회의원들이 전과 기록이 너무 많고 전과 기록은 이민을 어렵게 하거든요. 정치 후보자들 중 전과범이 30% 이상을 선회하는 것도 있고요. 정치인들이 뭔 말만 하면 고소 고발을 하는 나라이니.


피해자 입장에서는 자신을 가해한 범인이 죽도록 처벌을 받아도 속이 시원치 않겠지만, 현재 한국의 또 다른 상황 중의 하나는 감옥이 포화 상태라 더 이상 범죄자를 잡아들일 수만은 없다는 것에도 있습니다. 감옥이 포화 상태라는 것은 꽤 오래전부터 문제가 됐었는데, (국민 누가 자기 동네에 감옥이 들어오는 걸 찬성을 합니까), 그러나 짓지를 못 하여, 고착 상태에 있는 거죠. 사법부나 법무부는 이미 이 문제를 인지하고 있어서 웬만하면 범죄자를 내보내는 거고, 이 과정에서 그 많은 사람을 관리할 수 없다 보니 각종 부작용도 속출하는 겁니다. 저는 특별히 구속도 안 된 채로 전과 40개인 사람도 봤습니다.


덧붙여서 성범죄자가 출소한 뒤에 특정 지역에 가두자 이런 논의들도 있는 것으로 아는데, 죄인들을 가둬두는 감옥도 죽어라고 반대하면서 동네에 성범죄자가 돌아다니게 할 수 있는 동네를 만든다고 하면, 지역 사회 누가 찬성을 하겠습니까? 그런데 정치적으로 이를 악용해서 어느 정당이나 정치인 할 것 없이 범죄자를 강력히 처벌해야 한다 목소리만 높이고, 막상 실제 문제는 언급도 없는 거죠. 이러다 어디 조용한 마을에 스리슬쩍 짓겠다고 했다가 주민들이 죽겠다고 난리 나고 그러겠죠.


한국이 사법 형량이 지나치게 낮은 것은 사실입니다만, 사법 형량을 높여봐야 그에 따른 사회적 비용이 엄청나게 증가하기 때문에 (기초수급자가 일 년에 1,000만 원 지원받는데, 범죄자가 3,000만 원 들 정도로) 국민들도 한국이 이렇게 범죄율이 이상하게 높다는 거를 인정을 하고 인지를 해서, 전청조처럼 터무니없는 소리를 하는 사람을 좀 경계하고 사전에 주의를 하는 게 필요해 보입니다. 이거를 믿는다는 거는 이상한 거죠. 그리고 그거를 이상하다고 하는 사람을 비판하는 사람도 이상한 거고.


한국은 이상할 정도로 사기 사건이 많은 나라이고 이로 인하여 한국인들 스스로 도대체 뭘 믿어야 할지 알 수 없는 낭패감이 드는 나라입니다. 전청조 이전에는 신정아도 있었죠. 학위도 없이 교수도 하고 비엔날레 감독도 하고 한국의 최고급(?) 수준의 갤러리 관장인가 그것도 하고, 심지어 청와대 비서실장 하고 사귀고 그랬었잖아요. 그 정도 경력도 허위 날조가 가능해버리면 한국은 타자에 대한 신뢰도를 갖기가 너무 힘들어지죠.


사법부가 형량을 낮게 하는 것에는 저 또한 반대하지만, 그 문제 하나에만 매달려서 사회를 보기에는 한국 사회가 이미 초고도로 복잡해진 사회가 됐어요. 치려면 같이 쳐야 되는 상황에 온 거죠. 이게 사실 엄청 힘든데.

keyword
작가의 이전글한국이나 일본이나 서로 잘못했다는 사람들은 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