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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이진 May 01. 2024

경영권 다툼보다 예술가의 죽음이 더 이슈가 되길

아이돌들의 자살에 기획사 책임은 없을까 

사람이 사람을 두고 하는 일이니까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려니 그 과정에서 인간성이 보이는 일들을 많이 겪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뭐 작은 일 하나만 맡겨도 감정이 오고 가고 섭섭함도 생기고 그렇죠, 인간 사가.


그런데 요즘 보면 아이돌이나 연예인들이 젊은 나이에 자살하거나 어느 정도 유명세를 얻고 나서도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경우가 왕왕 있고, 심지어 과로사라고도 하고, 어떤 아이돌은 방송에 나와서 차라리 다쳤으면 쉬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하는 걸 볼 때, 기획자나 아티스트 운영 기획사에서 지금의 방향을 조금 돌아보는 계기를 삼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아티스트가 구설에 오르고 사생활 관리가 안 되는 것까지야 젊고 유명하고 아름다울 때 방황하는 거니까 일종의 특혜라고도 생각하는데, 자살 사건이나 사망 사건이 이렇게 빈번한 거는 문제가 있다고 봐야죠, 한국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명백히. 정체성이 형성되지 않은 다소 불안한 십 대 혹은 그 이전부터 성인이 될 때까지 한 명의 산업으로 키웠지만 그 결과가 자살이나 극단적 선택이라고 하면, 기획하는 사람도 그 결정에 전혀 무관하다고는 보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이 없이 그냥 예술가 한 명의 우울증이나 개인 사정 정도로 치부하는 것 같더라고요. 아니면 악플러들을 과장하던지. (물론 둘 다 있을 것이긴 합니다만)


본래 예술이라는 작업이 감성을 한없이 끌어내는 것이고 유명세 이상으로 항상성을 유지해야 한다는 압박감도 크리라 생각하므로 예술가가 개인으로서 감내해야 하는, 주변 누구도 이해해주지 못하는 고독한 부분은 있을 겁니다만, 또 그 부분 때문에 사람들이 좋아하고 그런 것이겠지만, 그 결과가 자살이나 극단적 선택에 이른다면, 그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끝없는 실적 압박으로 몰아넣은 기획자나 회사의 탓도 있다고 봅니다. 


저를 즐겁고 행복하게 했던 아이돌이나 예술가가 자살로 생을 마감했을 때도 이렇게 뜨겁게 달아오르지 않고 자성의 목소리도 그다지 크지 않던 방송 연예계가 또다시 경영권 다툼으로 온갖 매체를 도배하는 것을 보면서 오늘도 동료의 죽음 이후에 오직 성공으로 그 고통을 메워보려는 분들이 있을 거 같아 문득 글을 씁니다. 혼자 잘 삭여내는 타입이 아니라면 모쪼록 주변에 꼭 마음을 터 놓고 고통을 얘기할 분들을 가까이 두시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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