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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이진 May 01. 2024

학창시절 당한 선생들로부터의 폭력이라

내가 문제아였기에 그랬다고 위안하고 넘어갑니다. 

https://youtu.be/w70 cZ2 VrVzE? si=Z1 QOZ5 i7 l2 MRJQ2 Z


저는 문제를 일으키는 학생이었던 터라 일정 부분 선생의 폭력이 교화 수단의 하나가 아니었을까 정당화하긴 하지만, 그래도 당시 폭력 수준은 심각한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당구대로 30대를 거의 의식을 잃을 정도로 맞기도 하고 (교문 나오고 졸도해서 친구들이 부축함) 출석부로 머리 맞는 건 일상이고 교문에서 학생들 다 보는 데서 머리채를 잡히거나 주먹으로 맞거나 거의 이 주일에 한 번은 자퇴를 강요당하면서 폭행을 당했거든요. 맞다가 던져버려서 뒤집어져서 속옷 다 나오고 안경 날아가고 교복 터지고


이게 거의 남선생님들이 행한 폭력이라 강도가 만만치 않았습니다.


사회에서 부랑자(?)라나 전과범이라나 그렇게 살 거라는 등 온갖 악담에 


그러다가 어찌어찌 4년제 대학 들어가고 유별나게 저를 학대 수준으로 괴롭힌 선생이 그때서야 놀라서 대학 갔냐? 고 되묻던 기억이. 저는 군대나 이런 데서 상급들이 괴롭힐 때 같이 죽어야 끝나겠다 이런 기분 드는 거 십분 이해할 정도입니다. 


때문에 제가 동급생들과 갈등이 있었고 저 때문에 힘든 애들도 있었을 것이나 제가 워낙 선생들에게 심하게 맞으니 다들 그냥 저한테는 그려려니 하게 된 측면은 있습니다. 맞고 나서 오면 애들이 책상에 먹을 거 놓고 편지 놓고 그랬던. 또 나름 저에게 정신 차리고 공부해라 타이르던 분들도 있었고요. 막판에 정신 차려서 대학은 갔지만.


젊어서 한동안 지금도 틈틈이 스스로에게 무가치하거나 학대 수준의 자괴감을 느낄 때가 있는데 그때 받은 폭력적 경험이 영향을 준 것 같고 정말 벗어나진 못 했어도 또 반대로 그렇게 힘든 사람들 보면 이해도 되고 어느 순간부터는 저는 안 하려고 하는 모습으로 나아가지 싶습니다.


이미 경험한 끔찍한 일은 어떻게든 삶을 괴롭히지만 그걸 겪는 다른 사람을 상대적으로 쉽게 이해하게도 만들어서 성장 요소도 됩니다. 저는 그냥 그렇게 생각하고 맙니다.


덧붙여서 절 유별나게 괴롭혔던 선생 중 하나가 윤리였나 그랬는데,  (애들이 와서 저 선생이 너한테 왜 그래 그럴 정도) 나중에 졸업하고 들어보니, 교내에서 불륜을 저질러서 이혼하고 재혼했다던가, 여하튼 소문이 사실이라면 윤리를 가르침에도 불륜을 저지르는 선생에게 맞았다고 생각하면, 제가 그렇게 잘못된 사람이 아니라는 위안이 생깁니다. 


또 나중에 제가 윤리 100점인가 95점인가 맞아서 전교에서 별로 없었어서, 윤리 선생이 흘낏 보게 했던 기억도 있고 그렇죠. 인생이 길어져서 못된 줄 알았던 사람이 알고 보니 착한 거고 윤리를 가르치는 선생이 불륜도 저지르고 그렇게 밝혀지기도 하는 듯하고요. 저는 사실 진짜 이게 사실일까 여전히 의문은 있는데요, 여하튼 인생이 그렇습니다. 선과 악이 바뀌기도 하고 그래요. 악한 경험에 휩쓸려서 스스로의 악을 두둔하는 방향으로만 가지 않으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악이 침범해서 마음을 약해질 때 다잡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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