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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이진 Jun 06. 2024

상대방의 부족을 채워주고 싶은 감정

약점을 짓밟으려는 게 아닌 채워주려는 마음이 호감이 아닐까

https://youtu.be/aCn-dq1 glp0? si=2 Bp8 sM7 Kx4 H_nrAG


개인적으로 관찰한 내용이고 경험한 건 아니지만, 동성이든 이성이든 일단 서로에 대해 가벼운 정도의 호감이랄까 친밀한 정도는 있어야 교제 혹은 연애 가능성이 생긴다고 봅니다. 학창 시절에 서로 부딪히면서 어떻게 저떻게 친해지기도 하다가 감정이 생기는 게 아니라, 혹은 직장 생활을 하면서 프로젝트를 하다 보니 정도 들고 해서 연애하는 것도 아니라면, 사회에 나와서 서로 모르던 사람끼리 어떤 연애라는 상황까지 가려면 일단 첫눈에 가벼운 정도의 관심은 있어야 된다는 거죠. 


방송에서 연예인이나 유명인들이 어떻게 결혼에 이르렀냐, 이런 질문에 답할 때 하는 말 중에 하나가 <첫눈에 그냥 괜찮았다> 이런 경우가 상당히 많고요, 물론 <조건이 좋았다> 이렇게 말할 수야 없긴 하겠습니다만 ^^;;;;, 사실 조건만 놓고 본다면 연예인들이나 유명인이야 어떤 사람인들 못 만나겠습니까? 따라서 처음에 어느 정도의 설명하기 힘든 호감(?) 혹은 관심(?)은 있어야 된다는 거죠. 물론 이런 호감에 넘어가서 이상한 결혼을 하는 경우도 왕왕 있긴 합니다만, 거의 대부분 처음부터 뭔가 신경 쓰이고 그런 게 있다고 봐야죠. 


여기서 사람들이 오해를 하는 게 그렇다면 외모가 좋아야 되겠구나 이렇게 사고가 흐르는데, 당연히 외모가 좋은 사람에게 본능적으로 시선이 가는 것은 어쩔 수가 없는 거고, 그렇다면 세상에는 오직 외모가 좋은 사람들만 연애를 하게 될 텐데, 사실 또 그렇지는 않거든요. 외모라는 것도 괜찮은 사람을 찾다 보면 진짜 또 많은 게 외모예요. 


따라서 처음에 호감 (혹은 신경 쓰이는) 느낌을 주는 게 어떤 관계에서든 일종의 핵심이라고 보는데, 연애 경험이랄 게 딱히 없는 제 기억을 굳이 더듬자면, 어렸을 때 제가 친구의 남자친구의 친구였나, 소개팅이었나? 뭐, 여하튼 남자애를 소개받은(?) 적이 있는데 (저도 여자애였음), 그때 제가 좀 술에 취해서 (술에 취했나? 여하튼 뭔가 정신이 팔려 가지고) 당시 카페가 천장이 낮았는데, 제가 자리에 나가고 들어올 때마다 카페 입구 천장에 머리를 부딪혔습니다. 그것도 상당히 크게 부딪혔고요, 그거를 자꾸 반복을 하면서 부딪히고 그랬는데 (안 부딪히려고 하는데 술에 약간 취했는지 정신이 어디 팔렸는지, 거리 감각이 떨어져서) 오히려 남자애가 연락처를 물었던(?) 적이 있습니다. 


말하면서도 스스로 너무 닭살스러운 이런 얘기를 왜 하냐면 당시 저는 그렇게 눈에 띄는 외모도 아니었고 (같이 있는 친구들이 많이 예뻤음) 천장에 자꾸 머리를 부딪히니까 <덜 떨어진 애로 보였겠다> 이러면서 친구들한테 실패했군, 했는데, 오히려 연락처를 물어봤던 게 신기해서 예를 든 겁니다. 


막연히 추론하기로는, 완벽하고 부족함 없는 사람에게 호감을 느끼는 사람도 있지만 뭔가 부족하고 그런 사람에게 오히려 신경을 쓰게 되는 경우도 있더라는 거죠. 사회성 없고 지저분하고 말도 어눌하게 하면서 소통이 안 되는 그런 이상한 부족 상태가 아니라 기본 소통은 되는데 뭔가 내가 해줄 게 있는 것 같은 사람에게 신경이 쓰인다랄까? 그런 느낌이었습니다, 당시 제가 받은 인상은. 


그리고 주변에서도 보면 뭔가를 해주려고 하고 그런 경우에 연애나 관계가 이어지는 경우가 많은 걸 봤고, 어떤 이런 해주고 싶다는 그런 생각 자체가 상대방이 가진 결핍이나 부족함에서 불편을 느끼는 게 아니라 오히려 자기가 그걸 채워줄 수 있다는 친근함에서 나온다는 거죠. 직장에서 상사한테 혼나고 있는데 그걸 위로해 주다가 사귀기도 하고요 (즉 상사한테 혼나는 모습을 보고 잘 됐다, 이런 기분이 아니라, 안 됐다, 이런 감정이 생기는 사람과 연결된다는 거). 저는 호감의 원천 중 하나는 어떤 자신의 결핍에서 연장된다 이렇게도 봅니다. 


이걸 실제 연애에 대입하면, 마음에 드는 사람이 있는데 그 사람이 관심이 없는 것 같으면 (차라리 관심이 없으면 첫인상을 다시 만들 수 있으니까 유리한데, 사실은 좀 싫어하는 상황이고 상대방이 내성적이라 표현을 안 하는 거라면 효과가 없음) 인상적인 첫인상을 만드는 방법을 추천합니다. 


제가 좋아하는 영화 중 <8월의 크리스마스>가 있는데, 이 영화에서 여주인공이 캔 뚜껑을 따서 좋아하는 남자에게 건네는 장면이 있는데, 이때 여주인공인 심은하가 캔 주변을 깨끗하게 닦아서 건네는 장면이 아주 인상적이죠. 단지 작은 캔에 불과하지만 상대방이 그걸 마실 때 깨끗하게 마시라고 닦아주는 장면과 호감을 느끼는 장면이 교차되는 게 인상적이었습니다. 연애가 대단한 것 같아도 사실 이런 작은 배려에서 강한 인상을 갖게 되고요, 그게 또 생각보다 오래갑니다. 첫인상 작전에서 50%를 가져가면 연애로 갈 확률은 높아진다 저는 이렇게 봅니다. 제 주변을 관찰한 결과에 의하면. 


따라서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에게 인상적인 첫인상을 줄 수 있도록 (다소 엉뚱하거나 그런 모습도 나쁘지 않은데, 괜히 또 인상적으로 보인다고 막 정신병자처럼 굴면 안 되고, 오히려 작은 배려도 괜찮고요) 어떤 설정을 해보면 어떨까 싶네요. ^^ 누구한테 들었는지 영화에서 봤는지 모르겠는데, 지하철에서 사람이 너무 많았는데 앞에 있는 남자가 어떻게든 자신과 안 닿으려고 애쓰는 모습에도 호감을 느끼더군요. 


참고로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에서 주인공은 연결되지 않는 게 남자 주인공이 끝내 여자 주인공의 감정을 받아주지 않습니다. 남자 주인공이 시한부 환자라 여자에게 상처 주기 싫었기 때문이죠. 이렇게 남자가 (여자보다는 남자들이 강할 거 같은데) 어떤 상황에 강하게 연결되어 있거나 혹은 목적을 강하게 추구하고 있을 때는 딱히 연애나 이런 거에 관심을 많이 안 둡니다. 이거는 미리 파악을 하고 움직여야 상처를 안 받습니다.


그리고 사실 연애에는 딱히 관심은 없으나 이 영상에 댓글을 다는 이유는 <상대방을 꼬신다>는 그런 생각 자체가 하나의 인간끼리 만나 서로 성장하는 관계를 갖겠다는 생각보다는 일시적으로 넘어오길 바란다는 그런 상황인 거 같아서, 상대방에 대한 배려 부족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리고 또 어찌 보면 연애라는 건 고도의 지능적인 활동이기도 하고 그래서, 또 젊었을 때 연애를 못 하고 고통스러워하는 분들도 있는 듯하여 달았습니다. 그나저나 알고리즘이 왜 맨날 이런 거만 뜨나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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