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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이진 Jun 06. 2024

거세당한 욕망을 풀어놨을 때 문제가 생기죠

아이돌이 치르는 성인식에서 일으키는 문제들

https://youtu.be/J1 FNN34 HCsQ? si=4 dOVjUvJgknGB_47


예전에 CNN인가, 거기 인터뷰에서 기자가 방시혁 대표에게 <너무 어린애들 (these kids)에게 너무 큰 pressure를 주는 게 아닌가>라고 인터뷰를 했을 때, 방시혁 대표는 한국의 팝 시장에 대해서 답변하지 않고 <서구는 더 하지 않냐>는 스탠스로 답을 한 적이 있습니다. 브리트니 스피어스를 비롯해서 미국도 십 대 아이돌이 팝 시장을 지배한 시기가 있긴 했으나, 여러 문제로 인해 현재는 십 대 아이돌 문화는 상당히 가라앉아 있긴 하죠. 물론 마일리 사이러스처럼 아역으로 출발해서 성인으로 성장하며 각종 논란(?)을 일으키는 트렌드(?)는 여전히 있긴 하지만, 한국의 아이돌 시스템과 차별화된 면은 있긴 합니다. 


이런 우려가 내 외부에서 자꾸 언급이 되더니, 결국 이런 사건이 터진 거고, 한국 입장에서는 이런 사건이 터지면 혹여 k-pop이 나쁜 이미지로 호도될까 봐 부랴부랴 막기 급급한 거고, 막다 보니 사건은 너무 커져서 결국 이 상황까지 오게 되는 악순환이 발생했다고 봅니다. 계속 피해자들이 고소하고 제보하는데 계속 안 터지게 막히잖아요. 미리 터졌으면 이 정도까지는 안 됐을 텐데요. 성인이 음악을 하다가 마약에 빠진 것과 아이들이 어떤 특정 시스템 안에서 통제된 채 성장하다가 판단력을 잃는 문제는 다분히 다르죠. 명백히 후자는 어른들의 책임이거든요. 


어린 시절에 수재, 영재 소리 듣던 애들 중에도 뛰어나니까 자기 또래 애들하고는 대화가 안 되고, 그래서 주변에서 받들어주는 어른들하고만 지내다가, 결국 현실 판단 능력 결여돼서 성인이 되고 나서 스스로 정체성도 갖지 못해 심지어 일반 학생들보다 이상한 경우도 상당하고, 아역으로 유명했던 배우들 중 성인이 된 뒤 방황하는 경우는 생각보다 많은데, 현재 k-pop이 워낙에 뜨다 보니까, 아이돌 시스템이 안전하다는 인식을 유지하기 위해서, 악용되는 면도 없지 않아 있다고 봅니다. 


지난번에 어떤 유명 아이돌 출신으로 지금은 스타(?)라고 해야 할 텐데, 공항에서 촬영진이 몰려드니까 바로 주변에서 달려들듯이 가방 받아 들고 정리하는 모습을 본 적이 있는데, 아마도 해당 스타는 본인의 완벽한 모습을 보이는 것에 익숙한 탓에 주변에서 사인을 주니까 바로 가방을 넘긴 것일 텐데, 이런 식으로 주변에서 어린 시절부터 심지어 청년이 됐을 때까지 뒷정리를 해주니까, 자기의 모습을 비판하거나 상황을 일반 사람 관점에서 판단하는 면이 부족해질 수 있겠다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문득 다른 스타들 공항 사진을 찾아보니 여행 가방을 손수 든 분이 없더군요. 차로 집 앞에서 공항까지 이동하고, 차에서 내려서 포즈 취하고, 나머지 자잘한 일들은 주변에서 알아서 처리를 하고 그 외의 삶은 경험한 적이 없으니, 뭐가 어떻게 되는 지를 모르는 듯한 느낌적인 느낌. 물론 이런 상황 하나로 너무 많은 걸 얘기한다 할 수도 있겠지만, 이런 작은 상황이 느닷없이 부각되면서 비판받기도 하니까, 저로서는 좀 이거는 아니지 않나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따라서 스타들이 마치 일반 사람처럼 전혀 문제없이 일상생활을 하는 것처럼 시골 내려가서 농사짓고 이런 소박한 모습을 보이는데, 그것도 어디까지나 통제된 상황일 테고, 그로 인해 또 만들어진 어떤 선량하거나 진솔한 이미지에서 벗어날 수가 없게 되는 걸 텐데, 나름대로 소통한다고 sns로 라이브를 켜지만 그것도 자기를 좋아하는 팬들 사정권에서 움직이는 것일 뿐이라서, 그렇게 만들어진  자기 이미지를 과연 객관화할 수 있을까, 쉽지 않을 듯한데, 이런 생각을 하곤 했습니다. 


어린 시절 숙소에서 생활하며 다른 사람들과 어울릴 기회를 상당히 차단당하고, 오직 그 안에서 자기들끼리 매일 비교당하며 데뷔를 기다리다가, 어린 나이에 데뷔를 하여, 어디를 가더라도 나를 알아보는 삶, 손만 흔들어도 사람들이 고함지르며 쓰러지고 한번 잡아 달라 애원하니 누군가로부터 애정을 갈구해 본 경험도 없는 위치, 원하면 뭐가 됐든 문제없이 가질 수 있는 일상, 자잘하고 복잡하고 일상적인 일들은 어려서부터 주변에서 알아서 처리하는 데다가, 일어나서 잘 때까지 주변에서 일과까지 다 정리를 해 놓으니, 막상 자기가 하는 행동이 사회에 저촉이 된다, 이거를 인지하지 못하는 순간도 오는 거죠. 요즘엔 아이돌만 그런 게 아니라 심지어 일반 가정에서조차 자기 애들을 다 이렇게 키우는 것도 같고요.


성인들도 권력이나 관심이 미친 듯이 주어지면 미치광이도 되고 그러는데, 어렸을 때부터 기본 바운더리를 배우지 못했으므로 이런 일들이 발생하는 건 당연하다고 봅니다. 


그리고 인성 좋고 유명하고 막 무슨 어디 대표고 그렇다고 해서 막상 만나보면 생각한 것과 다르게 이상한 사람들 상당히 많습니다. 심지어 주변에서 <저 사람이 얼마나 유명한데>, <알아서 굽혀> 막 이렇게 조장도 하고요. 스타 스스로도 다른 사람들이 굽히지 않거나 자기를 선호하지 않으면 또 그거에 넘어가서 사기도 당하고 그래요. ^^ 스타가 된다는 건 당연히 행복이고 축복이겠으나 스스로 현실 감각을 잃지 않도록 노력하지 않으면, 신문 사회 면을 하루아침에 자신으로 도배하게 되는 거죠. 어랏? 사람들이 왜 이러지? 이런다니까요. ^^


그리고 해당 기자는 지금도 악플러들에게 협박을 받는다고 하면서 굳이 왜 아이를 영상에서 공개했나 모르겠습니다. 지금까지 자신을 협박하는 사람들이 제정신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면 아이 모습은 영상에서 삭제했으면 싶네요. 영상 자체는 너무 뻔한 내용이고 (BBC에서 만들었다는데 딱히 깊이도 없고, 이미 다 아는 내용이고, 그냥 인터뷰로 채워만 놓고, 급조했나 싶고) 그래서 사실 댓글까지 달 필요는 못 느꼈는데, 협박받는다면서 기자가 자기 아이와 심지어 엄마, 그리고 집까지 공개하는 모습에 식겁해서 댓글 답니다. 기자 본인도 인지하는 이런 위험한 활동을 하실 거면 범죄자 마인드를 인지하셔야 돼요. 직접 상대해 봐서 알잖아요, 근거 없는 혐오, 증오 섞인 욕설, 이런 게 얼마나 난무하는 세상인지. 


중간에 남자 변호사들도 돕고 그랬는데 굳이 제목을 <남자 스타들 잡는 여성들>로 강조할 필요가 있을까 싶습니다. 한국이 안 그래도 남녀 갈등 극심해서 세계 최저 출산율 기록하는 나라인데 왜 자꾸 이거를 극으로 몰아가는지, 불필요한 강조라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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