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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이진 Jul 08. 2024

성범죄 사건에서는 사건 현장을 자꾸 방문해야 합니다

억울한 사건일 경우 정황을 입증해야 되거든요


https://youtu.be/RV1 TIJI3 sHo? si=UdCwm4 jawuctGuZs


일단 여성 입장에서 한적한 화장실에 들어갔는데 갑자기 밖에서 뭔가 소리가 나면 당연히 겁을 먹을 수는 있습니다. 저도 비슷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제 경우는 황당하게도 여성들이 따라붙었습니다만) 해당 여성의 불안감을 이해합니다. 따라서 해당 여성이 남성을 정말 아예 모르는 게 맞다면 (세상에는 별 이상한 일도 다 있기 때문에, 예를 들어 예전에 궁금한 이야기Y에서 헤어진 남자였나 여자가 다른 사람을 시켜서 헤어진 사람한테 이상한 전화하고 이런 적이 있었기 때문에) 당연히 무고의 죄는 성립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굳이 신고의 불편을 감수하면서까지 타인을 무고할 이유가 없긴 하죠. 따라서 남성분이 그런 행위를 하지 않았다는 전제 하에서 당연히 억울이야 하겠지만, 여성의 피해 의식에 대해서 지나치게 분노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여기서 제가 의아한 것은 여성이 화장실 공용 부분에 있었는지 아니면 내부에서 혼자 있었는지 불특정이 됐기 때문에, 공용 부분에 있었다면 문이 열리고 남성분이 들어오는 순간 눈이 마주쳐서 당연히 비명을 질렀을 것이고 남성분은 부랴부랴 도망을 가면서 바로 체포가 됐을 것이라 (아니라면 조용히 시키려고 남성분이 여성을 폭행하거나 했겠죠), 혼자 내부에 있었다면 여성 화장실 문이 열리는 소리인지 반대편 남성 화장실 문이 열리는 소리인지 구분이 쉽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이 사건 사실을 밝히고자 한다면 여자 화장실 내부에서 밖의 남성 화장실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리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방법이 하나 있을 거 같습니다. 여성이 내부에 있을 때 밖의 남성 화장실 문이 열리는 소리가 났고 그 소리 혹은 인기척을 자신이 있는 여성 화장실 문이 열리는 소리로 <오인했을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배제하기는 어렵다는 거죠. 특히 아주 조용하고 인적이 드문 화장실이라면 외부 소리가 가깝게 들리는 경향이 발생하니까요. 낮에는 그럭저럭 견딜만했던 미세한 소음이 밤이 되면 잘 들리는 것과 같은 이치죠. 


무슨 여성의 심증만으로 유죄추정을 하냐고 성범죄 사건마다 남성분들이 억울함을 토로하는데, 세상 모든 일이 CCTV로 녹화되는 게 아닌 만큼 통상 은밀하게 진행되는 성범죄에서 여성의 심증과 정황을 완전하게 배척하기는 쉽지 않고, 따라서 이 부분에 집착해서 <남자라서 당했다> 이렇게 억울해할 시간에 어떻게 하면 진술의 허위성 혹은 모순을 밝혀낼지 고민하는 게 나을 겁니다. 


이 사건에서도 화장실은 공용 부분 (오픈된 공간)과 비공용 부분 (밀폐된 공간)으로 나뉘는 점을 간과하여 신고자의 진술 자체에서 확인할 수 있는 사실이 없다는 점과 (이게 있다면 경찰에게 특정해 달라고 요청해서,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오픈된 공용 부분이라면 여성이 남성과 눈이 마주쳤을 것이고 아니라면 문 여닫는 소리만으로 외부 상황을 완전하게 파악하기는 어렵다고 주장 가능) 따라서 여성의 진술 (고소장 등)을 일단 확보하는 게 우선이라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네요. 


1) 고소장 혹은 신고 내역을 정보공개 청구한다 (성범죄의 경우 불가능할 수도 있겠으나 가능한 부분은 다 받아본다) 2) 그날만 특별하게 그 화장실을 그 시간에 이용한 것이 아니라 통상적으로 항상 그 루틴에 따라 움직였다는 것을 입증한다 (일주일 혹은 한 달 치 운동 내역과 헬스장에 들어가고 나가는 로그인 기록을 헬스장에 연락해서 다 받아본다,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라 개인 정보는 요청하면 받아볼 수 있음) 3) 여자 화장실 내부에서 (공용 공간 제외) 외부 소리가 어떻게 들리는지 확인해 달라고 경찰에 요청한다. 4) 고소장에 나와있는 모든 문장에 대한 입증을 시도한다. 만약 이런 절차를 밟지 않으려고 한다면 남성분도 수상한 면이 있다고 해야겠죠. ^^;;;;;; 


저 같은 경우는 CCTV나 심지어 동영상이 있어도 그 사실에 없는 사실로까지 기소가 되고 재판을 8년간 받아왔던 터라, 경찰이나 검찰이 확증한 사건에 대해서 과연 결론을 쉽게 바꿀까 의구심은 가지고 있습니다만, 최악의 경우 재판에 가서 증거가 공개되면 그래도 무죄가 나오기도 하므로 (전 3번 무죄받음) 일단 모든 증거는 확보하는 게 나을 겁니다. 재판에 가서 무죄받는 소위 말해 뼈를 깎는 고통까지 겪지 않으셨으면 하지만, 증거는 시간이 흐를수록 얻기가 힘드니 꼭 빠르게 움직이시고요. 


물론 이렇게 나름 도와드린다고 도와드려도 이상하게 생각하면서 끝까지 자기 억울함에만 집중하는 분들을 종종 만나곤 합니다만, (감사 인사는 바라지도 않습니다만 인사치레도 없이 자삭하는 경우도 다분합니다 ^^;;;;) , 그리고 이런 분들은 늘 돈이 없고, 도움 받을 데도 없으며, 너무 당황하여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전혀 모르겠고, 심지어 믿을 사람이 세상에 하나 없을 뿐만 아니라, 변호사들마저 다 사기꾼이라고 토로하곤 하는데 (물론 사기꾼에 가까운 변호사가 없다고는 말씀 못 드립니다), 여하튼 제가 방향은 그래도 잡아드린 것 같으니 참고하시면 합니다. 세상에 아무 대가 없이 돕는 사람도 있으니 모쪼록 힘내시고 잘 이겨 내 시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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