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안 열풍이 불면서 어른으로의 성숙은 뒷전이 된 듯요
왜 여성은 나이가 들어도 어려야만 하는 걸까
https://youtu.be/ygCQFxTAR28? si=7 hrdT0 WZdxPmIrSW
여기에 이 댓글을 달아도 될까 싶긴 한데, 얼마 전에 연애 프로그램을 본 적이 있습니다. 거기서 본인 스스로도 눈에 띄는 걸 좋아하는 것 같았고 또 그에 맞춰서 눈에 띄는 여성이 있었는데, 행동이 상당히 놀라운(?) 수준이었죠. 자세한 걸 언급하면 누군지 연상이 될 것 같아서 일단 생략을 하겠고, 여하튼 소위 말해서 철이 없어 보이는 행동을 제법 해서 이슈가 됐었습니다. 그런데 놀라웠던 건 그 여성이 여성 출연자들 중에서 가장 나이가 많았다는 것으로, 오히려 상대적으로 젊은 여성들보다 더 철이 없어 보이는 특이한 상황이었죠.
현대 의학이 발전하면서 아무래도 돈이 있고 그러면 외모에 투자할 수 있는 여력이 많아지다 보니까 나이가 많은 여성이라고 해도 젊은 여성만큼의 젊음을 드러낼 수 있게 됐고, 외모만으로 여성의 나이를 바로 알기가 어려워지면서 어떤 면에서는 나이가 든 여성에게 여전히 젊은 모습이 암묵적으로 요구되거나 스스로 젊은 여성이라는 카테고리에서 나오고 싶지 않은(?) 그런 생각이 드는 것 같습니다. 어렸을 때는 성숙해 보이는 게 매력적 일지 몰라도, 나이가 막상 들면 순식간에 아줌마나 아저씨가 되기 쉽다 보니까, 오히려 젊어 보이는 것에 집착한달까요?
사람들은 나이가 들어도 상대적으로 젊은 외모에 성숙하고 뭔가 바람직한 성인 어른을 기대하지만, 막상 젊음에 집착하기 시작하면 외모야 관리가 되겠지만 그 관리된 외모에 맞는 다소 특이한 성향이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아이돌을 보면 나이가 들어도 젊고 아름답지만 그 겉모습에 멈춰있는 경우가 많은 거 같고, 그 관리된 젊은 상태에서 정신적인 성숙함도 같이 보이는 경우가 많지 않다, 젊었을 때 모습 그대로 외면과 내면이 유지된 거다, 이런 느낌이라고 이해하면 될 거 같습니다. 소녀 같은 모습으로 시작했으면 30대나 40대나 다 그냥 소녀 같은 모습인 거랄까요. ^^;;;;;;
또 젠더 문제로 비화할 거 같아서 참 조심스럽긴 한데, 아무래도 남성에게는 나이가 있을 때 그 연륜이나 경력이나 사회적 지위나 이런 거에서 평가가 시작할 수도 있는 반면에 여성은 나이가 있는 경우에 그 나이에서부터 항상 어떤 평가가 시작하다 보니까, 즉 여성이 아무리 뭔가 노력을 해도 나이가 많다는 그 지점에서 비아냥이나 조롱이 시작될 수가 있어서 여성으로서 본능적으로 이 부분에 민감해지는 건 어쩔 수 없기도 합니다. 곽정은 씨도 자신이 지금까지 뭘 해온 사람이냐 보다 나이가 많다는 그 지점에서 비아냥이 시작되면서 문득 모든 경력이 부정되는 그런 느낌을 받다 보니 까칠해지지 않았나 합니다.
동안이나 젊어 보이는 것에 대한 광풍이 부는 시점에서 어떤 면에서는 성숙한 내면이나 자아에 대한 고민이 상당 부분 부수적인 것으로 치부되는 면이 있는 것도 같고, 또 이런 외모적 관리가 어떤 면에서는 부의 과시이기도 하다 보니까, 외모만 젊어 보이면 다른 부분이 상쇄되는 상황까지도 오면서 이제는 나이에 맞는 사회적 책임 의식이나 배려심, 인생에 대한 혜안이나 그런 것들이 오히려 찾기 힘들어진 거 같습니다. 와, 저 나이에 저 지위와 부를 가지고도 저렇게 이기적이고 독선적일 수 있나? 이런 분들 꽤 있죠, 보면.
남을 비판하기는 쉬워도 자신이 어떤 사람인가 자각하기 힘들기 때문에, 저부터도 그런 어른이 돼야겠지만 여하튼 그런 진짜 성숙한 어른들을 만나기가 힘들어졌어요, 저는 그런 거 같습니다, 과거에는 어른들이 어땠는지 모르겠지만요. 곽정은 씨도 40대 여성이면 말씀하신 것처럼 할머니라는 비하에 대해 할머니를 다시 비하하는 것으로 맞서기보다 뭔가 배우고 지적인 자신의 가치관에서 나오는 반박이 있었다면 좋았겠죠. ^^;;;; 이게 물론 상당히 어렵습니다, 사실 외적인 가꿈보다 내면에서 나오는 강함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