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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이진 Jul 21. 2024

즐기는 아버지와 책임 없는 어머니 사이, 낙태

낙태가 형법에서 제외되고 성적 자기 결정권이 보장되면 낙태는 여성 권한임

https://youtu.be/6P_HTsgBz50? si=Tnud2 tn5 uhzsOj_N


낙태 논란도 이제 종결했으면 하는데요 (ㅋㅋ 쓰고 보니 제 맘대로 ^^), 제가 여성들에게 하는 말 중에 하나가 사회가 만들어 놓은 어떤 경계를(?) 여성들이 무작정 스스로 무너뜨리면 결국 그 손해는 여성 자신들에게 돌아가기 쉽다는 겁니다. 


지금 이 사건에서도 낙태를 형법에서 제외해서 범죄로 만들지 말아 달라고 시위하고 헌법소원까지 갔던 건 여성들이었고 (어차피 남성들이 관여할 수 없는 부분이고), 여성의 몸은 여성의 것이라면서 <내가 누구와 자는지 등등> 성적 자기 결정권에 대해 사회에 극렬하게 요구한 것도 여성들 자신이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낙태는 더 이상 범죄가 아닐 뿐만 아니라 심지어 여성이 누구와 어떤 관계를 맺고 사는지조차 현실적으로 사회가 관여할 수 있는 게 없습니다. 


데이트 폭력에 대해서 입법을 해서라도 규제하려고 나오는 이유도 여성이 관계를 맺고 사는 데 있어 사회가 실질적으로 관여할 수 없기 때문에 (예전에는 가정도 사회가 관여할 수가 없어서 가정 폭력의 경우 처벌이 거의 안 되고 경찰이 부부간 폭력을 보고도 화해하세요, 이러고 갔던 그런 분위기) 이제 여성 (피해 남성도 포함)의 <데이트>라는 다분히 사적인 관계에 대해서도 사회가 일정 부분 관여를 하기 위한 법률적 근거를 마련하고 있다, 이렇게 보시면 됩니다. 지금은 폭행이나 상해에 이르렀을 때 주로 여성의 위험 신고로 인하여 경찰이 출동하고 있긴 하지만, 양상이 다양해짐으로 인하여, 법률적으로 사회가 관여하고자 한다, 이렇게 생각하면 되는 거죠. 


간통죄도 국가가 왜 남의 사생활에 관여를 하냐는 극렬한 저항으로 인하여 결국 폐지가 됐더니 이제는 사람들이 스스로 간통 피해 사실을 알리고 사적으로 제제를 가하려고 하는 등, 국가와 개인의 내밀한 사생활의 관계는 압박했다가 느슨해졌다가 이렇게 유동적이다, 보고 있고요. 일부 종교성이 강한 국가나 전제적 성격이 강한 국가에서만 보수성이 꾸준히 유지된 면이 있다 보이죠. 


따라서 지금 현시점에서는 간통, 낙태 (결혼한 부부 사이 바람도 국가가 통제를 못 하므로 연인 관계에서의 바람은 아예 규제 자체가 불가능) 등등이 모두 죄가 아닐 뿐만 아니라, 국가는 개인의 내밀한 사생활에 관여하기 어렵고 다만 법률에 의해 일부 행위가 처벌될 뿐입니다. 때문에 억울한 사람은 어떤 방식으로든 낙태나 이런 문제를 가지고서 상대방을 사회적으로 매장하려는 시도가 행해지고 있는 것이고, 만에 하나 성공해서 상대방을 사회적으로 매장하더라도 결국 낙태는 자신의 몸에서 일어나는 일이므로, 복수심은 일정 부분 충족이 되더라도 회복은 결국 스스로의 몫이 되는 거죠. 


물론 낙태죄가 있을 당시에도 낙태에 대해 여성에게 죄를 묻는 성격이 강했으므로 저 또한 낙태가 죄가 된다면 그 책임이 여성에게만 있는 건 부당하고 따라서 남성에게 물어야 한다는 입장이었지만, 여하튼 낙태가 더 이상 죄가 아닌 다음에야 여성이 낙태를 한 것에 대해 남성에게 도의적 책임을 물을 수야 있어도 사회가 해줄 수 있는 일은 없게 됐고 덕분에 온갖 매체에서 하루가 멀다 하고 남성으로 인한 낙태 관련 글이 오히려 도배를 하는 상황이 왔다고 봅니다. 


뿐만 아니라 과거에는 여성이 결혼 전에 낙태를 한 경우 (아이를 더 낳고 싶지 않아서 결혼 후 낙태를 하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았다고 하니까), 정상적인(?) 결혼은 할 수 없을 것이라는 우려에 의하여 (이게 옳다는 게 아니라) 낙태 사실은 극비에 처해졌고 따라서 이로 인한 여성의 피해를 사회가 응당 이해하는 부분이 있었지만, 지금은 낙태를 했다는 이유로 혹은 여러 다른 남성과의 관계로 인하여 여성이 결혼을 하는 데 있어 실질적인 피해가 없기 때문에 (물론 결혼 후 여성의 낙태나 동거 사실을 안 남자가 이혼할 수 있냐, 고민하는 글들이 있긴 합니다만), 


여성 본인이 이제 성적 자기 결정권을 갖게 된 만큼, 그 책임도 스스로 질 수밖에 없어졌다 이렇게 볼 수밖에 없다고 봅니다. 계속 낙태 문제가 발생한다면 남성들도 그 아이가 자신의 아이라는 증거가 없다면 책임질 이유가 없다, 사생활에 대한 통제(관여?)에 동의를 해달라고 본격적으로 맞설 수가 있기 때문에, 결국 불쌍해지는 건 <아이> 그 자체죠. 생물학적 아버지는 자신의 자식인 것을 부정하고 즐기고 싶고, 이를 부정하고 자유롭고자 하는 어머니로 인해 언제 죽음을 당할지 모르는 상태로 전락하는 아이들이랄까요. ^^;;;;;;; 저는 그래서 현시점에서의 저출산은 딱히 사회적으로 어떤 책임을 져야 하는 문제인가, 고민이 좀 됩니다. 


최근에는 의학의 발달로 임신 중에도 친자 확인이 가능하다고 하니까, 차라리 친자 확인을 받고서 (내가 왜 나의 도덕성을 입증받아야 하냐, 나의 도덕성을 의심하냐, 이렇게 번지기 시작하면 문제가 개인의 개벌적인 사안으로 치부가 되고요) 아이를 어떻게 할 것인지 구체적으로 논의를 하는 게 낫다고 봅니다. 낙태 외에 다른 결정권이 없는 세상이 아니고, 낳고 입양을 보낼 수도 있고, 양육할 수도 있고 등등 여러 방식이 있으니까요, 이미 끝난 관계에서 스스로를 돌아보다 보면 자괴감 들고 괴롭고 고통스럽고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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