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도 이타적이면서 강한 사람을 추구하거든요
https://youtu.be/xBuRnOg4 PA0? si=iadTJtGGkJN8 aGY7
이건 그러니까 일종의 인간을 표준화하려는 암묵적인 시도라고 개인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트랜스 휴머니즘이 지향하는 바가 <바람직한 인간상>을 생물학적으로 도달하자는 거라면 여기서의 <바람직한 인간상> 자체가 어떤 면에서는 인간을 정형화 혹은 표준화하는 것이란 거죠.
감정이 아예 없는 사람은 지나치게 이성적이므로 감정은 있으되 불의나 악의에 분노할 수 있어야 하고, 지능이 뛰어나되 그 지능을 개인적 영달의 목적이 아닌 사회 이익을 위해 사용할 줄 알아야 하며, 신체 능력 또한 자신뿐만 아니라 타인을 도울 수 있는 수준에는 이르러야 할 것입니다. 때문에 인간을 향상하는 어떤 약물이나 기술이 발전해 트랜스 휴먼이 만들어진다고 해도, 결국 이러한 궁극의 목적이 아닌 사회 악과 개인의 영달만을 위하는 트랜스 휴먼은 제거되거나 배제될 가능성이 크고, 배제 또는 제거의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또 다른 갈등이 유발될 수밖에 없는 구조인 거죠.
현대의 인지력(?)에서 예상한 각종 히어로물에서 공통적으로 다루는 부분 또한 그러한 인간이 없다는 게 아니라 오히려 그러한 뛰어난(?) 인간이 있으나 그러한 인간이 근본적으로 갈등하는 상황을 다루고 있으며, 그 갈등은 베트맨의 경우 (여자친구 : 인간의 궁극 목적인 사랑과 검사 : 사회적 정의) 중에서 하나를 결정해야 하는 경우, 스파이더맨 (자신으로 인해 주변 사람들이 피해를 보면서 시간대를 이동하려 하거나), 슈퍼맨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을 포기하거나 본인 능력을 포기해야 하는) 등등 만약 트랜스 휴먼을 만들어냈다 하더라도 이렇게 본질 자체를 고뇌할 수밖에 없는 갈등에 놓인다는 겁니다.
또한 트랜스 휴먼이라도 결국 인간이기 때문에 이렇게 본인이 겪는 다양한 현상들로 인하여 인격과 가치관에 영향을 받을 것이고, 이런 갈등에 반복적으로 노출된다면 당연히 무너지겠죠. ^^ 좋은 쪽으로 성장할 수도 있고 나쁜 쪽으로 어두워질 수도 있을 겁니다. 현대로 오면서는 더군다나 갈등의 구조 자체가 상당히 복잡해졌고 (예를 들어 한국과 북한의 통일 문제만 하더라도 베트남이나 독일의 통일보다 더 복잡해진 부분이 있고, 이슬람과 기독교의 대립은 말할 것도 없으며), 이 과정에서 결국 트랜스 휴먼 같은 존재가 결정권을 갖게 된다고 할 때, 글쎄요, 과연 어느 쪽을 희생시키지 않을 수 있을까요? 그렇다면 트랜스 휴먼의 존재는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때문에 최근의 모든 트렌드는 타자와 아예 갈등 자체를 유발하지 않도록 <나 홀로> 만족하려는 경향이 강하며, 이 경향이 유지된다면 결국 트랜스 휴먼이라는 것도 <나의 고통을 덜고>, <나의 외로움을 덜며>, <나의 지능을 향상하고>, <나의 신체적 한계>를 극복하고자 하는 수준에서야 비교적 빠르게 성장하겠지만, 어떤 사회의 궁극의 갈등을 해결하고자 하는 상황이 오면 극렬한 갈등으로 변질될 가능성이 큽니다. 만약 트랜스 휴먼 기술을 개인적 발달 여부에만 국한한다면 결국 개인 간 발달 경쟁으로 치닫기 때문에, 이런 기술은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죠.
개인적으로 반대가 있다 하더라도 어느 정도의 기술 발전으로 인간이 느끼는 감정적 고통이나 외로움, 지적 능력 및 신체적 한계가 상당 부분 개선될 것이라 생각하지만, 그리고 예상되는 것처럼 이 기술이 적용됨에 있어 빈부 차이가 있을 것이라 당연히 부유하고 권력이 있는 자들 혹은 유명인들이 우선적으로 사용할 것으로도 생각되지만, 거의 모든 기술이 예외 없이 부딪혔던 <그래서 그 기술이 인간 삶 자체 혹은 인류의 가치를 증가시켰는가> 하는 딜레마에 빠지리라 봅니다. 그래도 인류는 그 길을 갈 수밖에 없고요, 죽음과 고통이 너무나 괴롭기 때문이죠. ^^
가장 이상적인 건 결국 모든 인류가 (기술의 발전으로) 트랜스 휴먼이 되는 기술을 동등하게 적용받아, 모두가 합리적이고, 모두가 도덕적이며, 모두가 이성적이고, 모두가 약자를 배려하는 (이렇게 되면 과연 약자가 있을까 싶은데) 수준에 이르러서 어떤 결정을 하는 것일 텐데, 그게 앞서 제가 말한 모든 인간을 표준화하는 것이란 부분입니다.
즉 모든 인간이 동일해져야 갈등이 더 이상 갈등이 아닐 텐데 그거는 진화라고 하지 않고 오히려 단일종으로 멸종의 위기만을 키울 수가 있죠. 물론 인류가 그 수준이 되면 지구의 환경과 우주의 환경도 인간에게 맞춰서 바꿀 수준에 이르러, 굳이 인간이 자연이나 우주에 적응하려 진화할 필요가 없게 될 수도 있겠죠. 지금은 자연에 선택을 당해야 진화가 되니까요. 종속적이죠. 이 종속에서 완전히 벗어나는 어떤 그런 지점이 진화의 끝일 지도 모르겠습니다. ^^
그런데 이렇게 글을 쓰고 보니 이건 거의 모든 종교에서 추구하는 천국 혹은 무릉도원 혹은 낙원 등이 아닐까 합니다. 모두가 이성적이고 합리적이며 도덕적이라 어떤 행위를 함에 있어서 남을 해함이 없는 지극한 평온의 상태 말이죠. ^^ 신기하게 기술이 발전할수록 종교들이 추구하는 낙원에 가까워진다는 점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