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시장이 크자면 생각을 다르게 하는 원작의 가치를 인정해야죠
https://youtu.be/2 vYWwvggNp0? si=PsPjcZDihKI2 uWjR
말씀하시는 주제에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 영화나 콘텐츠 시장이나 진입 장벽이 너무 높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그 진입 장벽이 높은 이유가 양질의 콘텐츠를 생산하기 위함이 아니라 일부 업체가 독점하는 구조라는 게 문제인 거죠. 특히 제작비가 높아지면서 기존에 흥행한 작품의 연장선 상에 있거나 유명 배우 위주로 제작에 들어가는 실정이고 때로는 지나치게 충격적인 작품으로 시선을 일단 강탈하는 작품 위주로 가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실험적인 작품은 찾아보기가 어렵게 된 거죠.
그리고 대형 제작사를 제외한 중소 제작사나 엔터 회사, 이런 데 주식 구조 같은 걸 보면, 100% 가족 소유 회사 혹은 유명 작가의 지인(?) 배후(?) 이런 식입니다.
지난번에 한 배우를 통해서 회사 주식 구조를 살펴본 바 해당 배우 외에 소속사 다른 배우들은 거의 캐스팅이 없어 보였고 주식 가치는 바닥을 치고 있었음에도 해당 배우는 캐스팅이 활발히 되고 있는 등 (이런 구조 생각보다 많습니다), 상식적으로 납득이 안 가는 상황이었죠. 해당 배우의 캐스팅 과정도 얼핏 살펴보면 결국 가족 지분이 100%인 기업이 제작에 참여하는 등, 한국 콘텐츠 시장이 세계적인 위상을 가진 것에 비하여 관련 기업들의 구조는 상대적으로 빈약하거나 폐쇄적이거나 가족적이거나 등등 그렇습니다.
몇몇 대기업이 자본을 쥐고 하도급처럼 쫙 뿌리는 형태 비슷한데, 이게 자동차 같은 제품 생산에서는 그런 구조가 효율적 일지 몰라도 콘텐츠 시장에서는 글쎄요, 어떻게 어떻게 끌고야 가겠지만, 결국 위메프나 티몬 사태가 발생하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다고 봅니다. 즉 대형 제작사나 대기업은 살아남겠지만 중간 기업들이 도산하면서 하도급 업체들도 줄도산할 수 있는 구조랄까요.
기본적으로 콘텐츠 시장이 발달을 하자면 콘텐츠를 생산하는 작가 군이 활발해야 하고 창작 환경을 보호받아야 하나 한국은 원작자에 대한 대우가 상당히 좋지 않고 (얼마 전 검정고무신 작가도 자살한 것으로 나온 것처럼) 원작에 대해 이해도도 높지 않습니다. 디즈니만 하더라도 신데렐라, 백설공주 같은 그 오래된 동화를 해마다 리메이크하며 돈을 버는데, 한국은 이런 식의 원작에 대한 애착도가 상당히 낮은 축이라 매번 새로운 소재, 새로운 감각을 추구하니, 당연히 지칠 수밖에 없습니다.
노트르담의 꼽추, 레 미제라블, 백설공주, 이런 기본 작품들이 100년, 200년이 지나도 사랑을 받는 그런 기본 구조 아래에서, <악마를 프라다를 입는다>처럼 다소 감각적인 영화도 나오고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같은 실험적인 작품도 선보일 수 있는 구조가 돼야 그나마 급변하는 콘텐츠 시장에서 살아라도 남을 텐데, 예전에 한 유명 소설가가 남의 공모전 작품을 도용했음에도 처벌이 없자 해당 공모전 출품자가 한국에 질려서 미국으로 가버리는 등, 한국은 <생각 자체>가 갖는 힘 즉 콘텐츠 자체는 간과하고 지나치게 유명 배우, 제작사, 배급사, 감독 등에 의존하는 경향이 큽니다.
미국이나 유럽이나 콘텐츠 시장이 큰 나라들의 특징은, 기본적으로 독서 인구가 많고 저작자가 활발하다는 겁니다. 한국은 독서 자체를 국민들이 거의 하지 않으며 따라서 글 정도 창작을 해서는 먹고살 수가 없는 구조라 전업 작가로서 살기가 불가능하고, 그나마 웹툰 시장이 활발한데 이것도 보니까 작가들이 너무 힘들어하던데, 이렇게 창작자를 보호하지 않는 구조에서는 창작자는 지쳐서 나가떨어지죠. 창작자들이 창작에만 전념해도 좋은 작품, 놀라운 서사를 만들기가 어려워진 상황에서조차 창작자의 지위는 여전히 배우만도 못하다고 생각합니다. 굳이 배우를 비교한 건 영상에서 배우들을 예로 들었기 때문이고요. 또 제작자들의 부유함은 잘 안 알려지지만 배우들은 공개가 되기 때문이니, 오해는 없으시길 바라겠고요.
저도 수없이 다양한 글 창작 관련 공모전에 나갔었지만 (제 작품 수준이 낮을 수도 있겠습니다만) 때로는 제 아이디어 비슷한 게 도용된 듯 나올 때가 있어서 당황한 적이 있습니다. 이거 뭐 도용됐다고 입증하기도 어렵고 하니까, 제가 무슨 미친 사람인 듯 보여서, 그냥 자연스럽게 아예 창작하고 싶지 않아 지는 수준에 오는 거죠.
공모에 당선이 안 될 수야 있겠습니다만, 그래도 아이디어가 나쁘지 않다면 연락해서 대화를 나눠볼 수도 있을 텐데, <뭔가 어딘가 아이디어만 살짝 도용된 것 같다> 이런 생각이 들면 창작은 전혀 하고 싶지 않아 지죠. 도용된 게 착각이라고 하면 할 말은 없지만, 창작자가 되면 자기 작품에서 토씨 하나만 훔쳐져도 바로 인지가 되거든요. 광고 회사와 서울시는 소송까지 갔다가 포기했고, 유명 소설가에게는 전화 항의 정도 해봤는데, 여하튼.
완성도는 좀 떨어지더라도 뭔가 특이한 글을 쓰는 그런 사람들이 보호받는 구조가 돼야 하는데, 한국에선 그런 일을 하면 <굶어 죽는다> 이런 식이라. 그러는 한 편에서는 <왜 한국에 창의적인 작가가 없냐> 개탄하는 모순을 갖고 있다고 봐야죠. 죽어라고 생각만 해도 새로운 생각이 더 이상 나오기 힘들 정도의 세상인데 <굶어 죽는다> 압박까지 하니까.
게다가 아이디어만 훔쳐가면 원래 창작자가 하고 싶은 말은 사라지므로, 창작자 입장에서는 낭패감만 느낄 수밖에 없음에도 불구하고, 남의 생각을 그냥 가져가는 것에 대해 한국이 지나치게 관대하지 않나 싶고, 다만 이 추세는 이제는 한국만의 문제는 아닌 거 같아서, 이런 상황에서 과연 콘텐츠의 미래 자체가 밝을까 그 자체를 고민해야 배우 문제도 해결되지 않을까 싶네요.
제가 개인적으로 억울한 일을 많이 겪다 보니 다소 부정적인 견해만 작성된 점은 양해를 바라겠고요, 배우나 제작자나 감독만큼 스타 원작자도 나오는 시대가 됐으면 하는 마음에서 작성된 글이니 이 점 또한 양해 바라겠습니다. ^^ 해리 포터의 경우에는 작가나 제작사나 배우나 다 유명해졌잖아요, 저는 이런 구조가 좋다고 생각하고, 해리 포터 원작자도 정부 보조받으면서 글을 쓰게 됐다는데, 한국도 현실은 좀 힘들더라도 이런 미래를 꿈꿀 수 있는, 아이디어가 가치 있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