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엄마들 모임에 안 나가는 이유 중 한 사례

by 이이진


통상 어느 모임(집단)에서 다소 독선적으로 구는 사람들에게 이상할 정도로 끌려 다니는 사람이 있기 마련입니다. 독선적이고 무리를 이끄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특히 이렇게 자기에게 복종적인 사람을 만들어야 되는 게, 무리 내 다른 사람들이 복종적인 사람을 보면서 자기는 그렇게 안 되려고 무리를 이끄는 사람을 따르게 만드는 효과가 생기기 때문이죠.


다시 말해 무리를 이끄는 것을 잘하는 사람들은 무리 내 서열을 만드는 것을 아주 잘하며, 상대적으로 높은 서열에 있는 사람은 아래 서열로 내려가고 싶지 않은 본성이 생겨 무리 질서에 복종하게 됩니다. <내가 엄마들 모임에 안 나가는 이유>라는 책을 쓴 작가가 유튜브에 나와서 주부 한 명의 사례를 언급했는데요. 이 주부는 동네 주부들과 친해졌는데 어느 날인가부터 자기에게 아이들 저녁을 맡겨놓고 다른 엄마들은 모두 놀러 나가는 등 다소 억울한 일을 당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이 경우에도 무리 내 다른 엄마들이 해당 엄마를 보면서 자기는 그런 위치가 안 되려고 무의식적으로 무리에 더 복종하게 되는 거죠.


뿐만 아니라 무리에서 하위 서열을 차지하게 되면 어떻게든 상위 서열로 올라가고자 하는 본성이 발현하게 되어, 무리 내 질서를 깰 수가 없고 오히려 더 무리 질서에 복종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운동선수라면 금메달을 따기 위해서 운동 규칙에 더 열심히 복종하게 되지, 운동 질서를 아예 떠나버리면 그동안의 모든 노력이 수포로 돌아가기 때문에, 그럴 수가 없게 되는, 그런 이치인 거죠.


따라서 <그까짓 엄마들 모임 안 나가면 그만이지.>라고 생각들을 할 수 있겠는데, 인간의 무리 본성 상 한 번 그 무리에서 서열이 정해지면 이를 위한 사투 본성은 발현이 대부분 됩니다. 즉 그 무리에서 나갈 때 나가더라도 <내가 이런 대우를 받는 것만큼은 되돌려 놓고 싶은> 본성이 (사실 이게 무리 내 서열을 바꾸고자 하는 본성과 맞물리는 건데) 자기도 모르게 무리에 오히려 집중하게 만드는 거죠. <나는 이런 대우를 받을 사람이 아닌데>라는 인정 욕구도 한몫을 하고요. 특히 인간관계가 좁고 특정 인간관계에 집중하는 경향이 높은 사람들이 이러한 무리 질서에 노출되면 열에 열 명은 그러한 집착(?)이 발현됩니다. 저도 그랬던 적이 있어서 어떤 상태인지 너무 잘 알고요.


물론 이런 무리 서열을 잘 만드는 사람들 중에는 나르시시스트도 있고, 소시오패스도 있고, 오히려 반대로 피해망상에 젖은 사람도 있고 다양한 이유가 있겠으나, 예상외로 정보력이 있고 다른 사람을 잘 챙겨주며 주변 대소사에 밝은 등의 다소 상식적인 사람도 있습니다. 이런 사람들은 본성 자체가 무리 만들기를 선호하고 그 안에서 서열을 만드는 것도 선호하기 때문에 딱히 악의를 가지고 있다, 이렇게만 볼 수는 없죠. 세상은 또 이런 사람들이 질서를 유지하게도 하거든요. 서열이 나쁜 것만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여하튼 나르시시스트나 소시오패스 같은 악인이라면 다음에 말씀드리는 방법이 안 통할 확률이 대단히 높은 게 이런 사람들은 무리를 장악할 때 대부분 상대방의 약점을 쥐어 잡고 있어서 아무리 그 무리를 깨고자 하여도 이미 약점이 잡힌 사람들의 모임이라 쉽지 않습니다. 따라서 아래와 같이 했음에도 불구하고 해당 무리가 여전히 견고하다면 그 무리는 다소 비정상적인 것일 수 있어서 그동안의 노력이나 나의 억울함에도 불구하고 나오는 것이 맞고, 또 그 무리가 반격을 가할 수 있기 때문에 나오기 전에 해당 무리의 비밀 여러 개를 가지고 나와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습니다.


일단 아이들의 저녁을 맡기고 놀러 가는 엄마들 모임에서 대응책을 말씀드리면, 아이들을 해당 주부의 집에 모아두고 막상 엄마들은 그 자리를 떠나는 것은 아이들이 대화를 나누도록 조종하는 것일 확률이 높습니다. 아이들은 어른들에 비해 솔직하기 때문에 아이들이 놀면서 자기도 모르게 부모님 사이에 벌어지는 일들을 발설할 수가 있는데 (예를 들어 어제 아빠가 엄마 따귀 때렸어 등등) 이 정보를 해당 아이들 모임을 통해 수집하는 거죠.


아이들 중 한두 명은 해당 아이들만의 모임에서 있었던 일을 미주알고주알 엄마에게 말하고 있을 것이며, 해당 엄마는 이 정보로서 아마도 무리 장악력을 행사하고 있을 확률이 높습니다. 자기 집에서 아이들이 모여 놀고 있기 때문에 오히려 해당 주부는 이러한 내용에 대해 주의력이 떨어져 있을 것인 반면, 무리를 통제하는 주부는 이 정보들을 하나하나 모으고 있는 것이죠. 무리를 장악하고 서열을 정리하자면 생각보다 해야 할 일이 많은 법입니다. 이렇게 부지런하기 때문에 무리를 장악하는 거죠. 저 같으면 돈 줘도 안 할 일을 무리를 장악하는 사람들은 기쁘게 합니다.


따라서 해당 주부는 아이들이 저녁을 먹으러 자기 집에 올 때 아이들이 하는 대화를 집중하여 듣되 (아이들이 알 수 없게) 허위 사실을 살짝 흘려보는 겁니다. (너희는 아빠랑 엄마가 싸우면 어때? 아줌마는 어제 그랬더니 너무 힘들어 등등) 그리고 그 말이 누구를 통해서 들어오는 지를 보시는 겁니다. 그러면 일단 무리 내 정보 유통이 어떻게 진행되는 지를 알 수가 있고 다음 단계는 유통을 주도하는 엄마의 자녀와 친해지는 겁니다.


그리고 아이가 불편할 때까지 꼬치꼬치 물어보는 거죠. (아빠는 몇 시에 집에 와? 엄마가 음식을 잘하니? 친할머니는 집에 얼마나 자주 오셔? 에서부터 조금 불편한 주제까지, 다만 아이의 연령을 고려할 것) 그러면 이런 아이들은 통상 눈치가 빠르기 때문에 바로 아이 엄마가 움직일 텐데, 그 정도까지만 하셔도 서열에서 조금 여유가 생길 겁니다. 아마도 이런 식이 계속 진행되면 무리들이 더 이상 자기 아이들을 해당 주부에게 맡기고 놀러 가지 않게 될 겁니다. 왜냐하면 아이들을 모아 놓고 정보를 얻으려 했는데 오히려 자신의 정보가 자꾸 노출이 되니 불편해지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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