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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가 동의를 철회하면 바로 행위를 멈춰야죠

여성 범죄의 또 다른 특징, 피해자에서 가해자가 되는 구조

by 이이진

https://youtu.be/5 dnfeQM8 GS8? si=z-6 J3 maHiWiAXJYT


기본적으로 범죄 양형에 있어 가해자의 사회적 지위는 반영이 됩니다. 외국인으로 영어가 모국어가 아니라서 미국 형법 절차를 제대로 안내받지 못했을 약점 및 여성이라는 약점이 모두 가해자에게 유리하게 작용한 거죠. 특히 범죄의 경우 범죄자에게 범죄로 인한 어떤 이익이 있는가를 밝혀내야 고의성을 다투기가 쉬운데 (가령 보험금이 있다면 돈 때문에 살인을 저질렀다 이렇게 고의성을 보듯이), 박고운 사건의 경우 남편을 죽여서 얻을 이익이 미국에서 이미 자리를 잡은 상태에서 그 지위를 모두 잃을 수밖에 없는 위험밖에 없으므로, 수사 당국에서 고의성을 밝히기가 쉽지 않은 거죠.


즉 박고운이 오히려 미국에 적응을 잘 못해서 남편이 영주권을 도와줘야만 했다면 남편이 변심할까 봐 어떤 집착에 의해 살인을 했을 가능성도 생각할 수 있겠으나, 박고운은 사회생활에 특별한 문제가 표면적으로 없었고 교수까지 되는 등 성공한 삶을 살고 있었기에, 이런 박고운이 남편을 죽여서 얻을 이익을 찾기가 힘든 겁니다.


한국에서도 치과의사가 임신한 부인을 죽인(?) 사건에서, 그런 사회적 지위와 명성이 있는 남성이 굳이 부인을 죽여서 얻을 이익이 없을 때, 수사 당국은 고의를 밝히기 어려워지며 사건은 복잡해집니다. 그래서 나온 게 사이코패스 개념인데, 즉 돈도, 치정도, 관계도, 성적 욕망 달성도 (때로는 살인 그 자체가 성적 욕망임) 아닌 살인 그 자체를 좋아하는 그런 사람들 말이죠.


경찰이 집요하게 수사를 해서 박고운과 남편 사이에 숨겨진 계좌라거나 어떤 금전 거래 등을 찾아낸다면 혹시 가능하겠지만, 뒤이어 나올 앤드류 서 사건도 그렇고, 미국에서 외국인 가정 내 사건 조사는 다분히 피상적인 수준에 이르는 면이 있다고 생각이 듭니다. 한국도 한국에 체류하는 외국인 집단 내 범죄를 적극적으로 개입해서 수사하기 어려운 면이 있긴 합니다만, 이 사건은 피해자가 외국인이 아닌 미국 시민권자였고 박고운도 20년 이상 미국에서 살았으므로, 미국 일반 중산 가정 사건이 돼야죠.


박고운 사건에 이어 나오는 앤드류 서 모친 사건도, 앤드류 서의 누나와 그 남자 친구가 살인을 저질렀고 오버킬 등 개인적 원한에 의한 살인이 명백히 드러났음에도 불구하고, 경찰은 앤드류 서의 누나와 남자 친구가 서로의 알리바이를 제공하자 단순 강도 사건으로 종결했으며, 때문에, 앤드류 서는 범인을 전혀 모르고 있다가 추후에 누나로부터 누나의 남자 친구가 범인이라는 말을 듣고 살인에 이르게 되며, 결국 어떤 면에서는 수사 당국이 애초에 앤드류 서의 모친 사건을 제대로 조사하지 않는 바람에 일가족이 살인에 노출되는 결과가 나왔다고도 봅니다. 그 바람에 앤드류 서 누나의 남자 친구도 살해당하고 계속 사기 피해도 발생했고요.


워낙 복잡한 나라 미국에서 한인 세탁소 내에 일어난 살인 사건에만 집중하긴 어려웠을 것을 예상은 합니다만, 이번 박고운 사건도 그렇고, 미국 내 이민 가정에서 일어나는 범죄는 다소 피상적인 접근이 있지 않나 싶은 게, 아시아 계열 가정이 다소 폐쇄적인 가정 분위기가 있는 데다가, 미국 내 갱단 범죄나 마약 범죄처럼 규모가 큰 사건들도 아니다 보니, 간과되긴 하는 거 같습니다.


박고운 사건도 보면, 남편이 결박을 풀어 달라는 의사가 있는 녹화 영상이 있었고 박고운은 이를 삭제하였으며 따라서 여기서 명백한 증거인멸 혐의가 추가됩니다. 예전에 한국에서의 유사 성행위 사망 사건에서도 피해자가 동의했다는 가해자의 주장이 받아들여져서 심지어 가해자가 행위 중 장기를 뜯어내 피해자가 극도의 출혈로 사망했음에도 불구하고 단순 과실에 의한 (?) 4? 6년? 형이 선고된 적이 있는데, 이 사건 또한 같은 맥락에서 피해자가 결박에 동의했다는 주장이 받아들여져 과실치사가 된 걸로 보이며, 과연 그 동의 시점을 어떻게 특정하느냐가 중요 논점이라는 생각입니다.


즉 유사 성행위 사건에서도 여성이 남성과 모텔에 들어갈 때 의식이 있었고 행위 중에도 의식이 있어서 이렇게까지 다친 줄 몰랐다는 게 가해자의 주장이며, 마찬가지로 박고운 사건도 피해자가 결박에 동의했고 의식이 있어서 이렇게까지 숨이 차서 죽은 줄 몰랐다는 주장인데, 유사 성행위 사건에서도 만에 하나 여성이 동의를 했을지 몰라도 장기가 뜯겨 피투성이로 죽는 것에 동의했을 리는 없고 설사 이에 동의를 했더라도 이는 자살행 위기 때문에 결국 자살 조력이 되어 범죄가 되는 것이며,


마찬가지로 박고운 사건도 설사 남편이 결박에 동의를 했더라도 위험 신호가 오기 전 구조를 하는 것은 인간으로서의 도리이고, 만에 하나 결박된 채로 죽고자 했더라도 이를 방조하는 것은 명백한 자살 조력이기 때문에, 범죄인 것이죠. 게다가 남편은 중간에 박고운에게 풀어 달라면서 저항까지 했으므로, 만약 박고운이 남편의 결박이 풀린 후 혹시 자신을 다시 공격할 것이 두려워 풀어줄 수 없었다면 그 즉시 경찰을 불러 자신은 도피하고 남편만 풀어줬으면 된다고 봅니다. 처음에는 동의를 받고 결박을 했더라도 중간에 남편이 거부 의사를 밝히면 멈추는 것은 당연한 거죠.


유사 성행위 사건에서 피해자 여성이 장기가 뜯겨 나가도록 조용했다는 걸 일반 상식에서 이해할 수 없던 것처럼, 160cm밖에 안 되는 박고운이 남편을 결박했다는 데서 오는 비정상적인 접근이 수사 당국으로 하여금 가해자 박고운의 주장을 일견 동의할 수밖에 없게 하는 그런 면이 동일하다고 생각하며, 이런 경우 대부분의 가해자들은 피해자가 동의했다는 주장을 한결같이 하고, 다시 말하지만 피해자가 동의를 했더라도 죽음에 이를 정도의 행위에 동의를 하는 것은 범죄이기 때문에, 과실치사는 성립될 수가 없습니다.


덧붙여서 이 영상 사건의 가해자들인 박고운이나 앤드류 서 누나 모두 여성 범죄자들로서, 일반 남성 범죄자들을 파악하는 시각으로 봤을 때 범죄의 목적이라거나 기간이라거나 수단이라거나 여러 가지가 쉽게 이해가 가지 않아서, 결국 현재 사법 시스템에서는 가벼운 형량으로 처벌받을 수밖에 없는 거라고 봅니다.


앤드류 서 누나만 하더라도 남자 친구를 시켜서 모친을 죽였고 거의 10년이 흐른 뒤 남동생을 시켜서 남자 친구를 죽였으므로, 일반 남성 범죄자들에 비한다면 범죄 간격도 상당히 길고 본인이 직접 행위하지 않았기에 그 죄를 입증하기가 어렵고, 박고운만 하더라도 미국에서 잘 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남편을 살해했는데 남성처럼 칼로 찔러 즉사시키지도 않고 말 그대로 서서히 말려 죽였으므로, 피해자를 고문하려는 게 아닌 이런 방식의 살해는 남성들은 잘하지 않아, 여성 범죄는 따로 접근해야 한다는 게 제 입장입니다.


오랜 기간 독극물을 음식에 넣거나, 정신적으로 학대하거나, 다른 남성을 끌어들이기 위해 시간을 소요하는 등, 여성 범죄는 직접적이고 즉각적인 행위가 적으므로, 즉각적이고 직접적인 범죄에 특화된 현 범죄 수사 시스템에서는 이런 여성 범죄는 수사가 어렵다고 봅니다. 또 남성은 때로 일방적인 가해자가 되기도 하지만, 여성은 피해를 입다가 가해자가 되는 경우도 적지 않아 (일방적인 가해자가 없는 것은 아니나 대부분은 피해를 입은 경우가 많은 편이고), 마찬가지로 양형도 어렵고요.


그러나 피해를 입었다고 해서 불법적인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여성의 습성은 사회적으로 위험하기 때문에, 저는 이런 습성을 없애기 위해서라도 제도적으로 형법에서의 여성 지위를 다르게 고려해야 할 시점이라고 봅니다. 이제는 여성들도 배울 만큼 배웠고 사회적으로도 지위가 있으니까요. 박고운만 하더라도 예전 여성들처럼 학력 낮은 가정주부가 아닌 교수로서 사회 지도층 인사죠.


참고로 앤드류 서 사건을 유튜브에서도 보고 방송에서도 봤는데 잘 극복하신 거 같더군요. Awesome 한 인생 스토리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좋은 일만 있으시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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