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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이진 Nov 02. 2024

결핵의심환자에게 비결핵항생제를 처방한 의사

http://www.hit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53370&fbclid=IwY2xjawGSlXVleHRuA2FlbQIxMQABHcYhgTSJyRqALvzH18cPSjafam4Ib9xlG 3e9UmIeQqzaVrseNyfifURM9w_aem_XExfDdNp2h9vfsXYZ2p5Gw


모친을 한일 병원 응급실에서 데리고 나오면서 야간 응급실은 처음이었던 터라 처방전을 받지 못 한 채로 병원을 나왔습니다. 저는 다음 날 오전에 일반 약국이 열면 약을 받으러 가는 구조로 생각을 했었기 때문에 처방전이 없자 이게 무슨 상황인가 싶었지만 (나중에 보니 안내문이 있더군요) 일단 저는 토요일 새벽이라 집으로 갔고, 일요일이 됐을 때서야 부친이 전화하여 응급실로 약을 받으러 가야겠다고 말을 하게 됩니다. 즉 응급실은 처방전을 따로 주지 않고 응급실 내에서 영수증을 제출하면 약을 받는 구조였던 거죠. 해당 영수증을 제가 가지고 있었지만 한일병원에서는 부친과 동생에게 모친 약을 주긴 했습니다. 


그런데 제가 응급실 의사의 진단에서부터 납득할 수 없었던 것은 (척추) 결핵의 경우, 결핵 약을 사용하지 않으면 자칫 내성이 생겨 위험하기 때문에, 의사가 척추 결핵을 의심하면서도 결핵 검사는 하지 않은 채 무작정 약을 처방했다는 것입니다. 한일병원에서 결핵 검사가 안 되면 해당 검사가 가능한 상급 병원으로 옮겼어야 함에도 집으로 돌려보낸 거죠. 


이 기사에서도 보면 알겠지만 결핵은 이미 상당 부분 정복 된 질환이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에서 사망률이 여전히 높은 것은 약에 대한 내성 때문입니다. 결핵 약은 통상 길면 1년도 먹어야 하는데, 증세가 호전되면 환자 스스로 끊는 경우가 있고, 이 경우 내성이 생기면 어떤 약을 사용해도 나아지지 않습니다. 따라서 결핵은 초반에 약을 잘 사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저는 의사가 (척추) 결핵을 의심하면서도 결핵 검사는 하지 않고 대체 무슨 약을 처방한 것인지 막연히 의구심이 들었지만, 당시에는 휠체어를 처음 작동해서 정신도 없었고 택시는 와있고 모친은 집에 간다고 하고 정신이 없던 터라 묻지도 못했습니다만, 지금 보니 싸이신정이라고 해서 비결핵항상균에 주로 사용하는 항생제라고 나오네요. 급성신우염 등에 사용하는 항생제인 거죠. 


결핵을 의심하면서 비결핵항상균에 주로 사용하는 항생제를 처방했다라. 한일병원에서 받아온 자료에는 한일 병원에서 각종 세균 검사를 진행한 것으로 보이고, 주말 내내 무슨 검사인지 찾아보겠습니다만, 만약 결핵 검사를 이미 했다면 왜 저한테 결핵인데 도구가 없다고 상급 병원으로 가라고 했는지 의구심이 들고, 결핵이 아니라면 처방에 대해 설명해 주고 보냈으면 되는데 왜 결핵이라면서 이상한 약을 처방해 돌려보낸 건지 납득이 안 갑니다. 


요양급여의뢰서에는 기타 감염증으로 돼있지만 제가 여기저기 전화하여 진술한 내용을 토대로 보면, 저는 의사에게 결핵이라는 소리를 듣고 우려하는 것을 알 수 있으며, 저처럼 일반인이 척추에 결핵이 생길 수 있다는 사실을 알 리가 난무하므로 의사에게 들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합니다. 


다만 어제 건강 검진을 받으며 의사 선생님에게 물어보니 척추 결핵은 폐결핵과 달리 전염이 안된다고 하여 안심은 했고, 그러나 결핵은 약 처방에 주의가 필요한 만큼 여러 모로 이해할 수 없는 처방이라고 생각합니다.


참고로 부친이 토요일인 다음날 오전 8시에 수면 내시경 등 건강 검진이 있었고 저는 모친이 아프니 미루기를 요청했지만 미룰 수가 없다고 하여 2시간 뒤에는 검진이 끝날 것을 예상하여 끝나고 한일병원으로 약 받으러 가달라고 전화를 드렸습니다만, 부친이 오후 4시가 되도록 검진을 받으면서 전화가 안 되는 기이한 일이 있었습니다. 실제로 검진을 받는 병원에 12시 넘어 전화하니 아직도 부친 검진이 진행 중이라고 하고 언제 끝날 지 모른다고 하더라고요. 8시에 시작한 검진을 12시가 넘도록 한다는 게 저로서는 이상했습니다만, 여하튼 오후 4시 넘어서는 동생 내외가 집에 간다고 했기 때문에, 뭔가 문제가 있으면 바로 발견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결국 이렇게 사망하고 보니, 온 과정에 아쉬움과 죄책감이 남습니다. 


힘듭니다, 이런 감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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