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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치에서 브로커 무엇인지 답이 아직 없네요

과연 지지 세력이 없거나 무시하면서 권력을 가질 수 있을까요

by 이이진

https://www.youtube.com/live/WLkQ6_zdfQw?si=FFSemGyjDVdrOMqk


개인적으로는 제가 지난 8년 간 4건의 기소와 3건의 무죄 이후 아직도 억울하게 유죄로 남아있는 유일한 기소 사건의 최종 책임 검사가 황당하게도 문재인 대통령 시절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이라는 사실이 있긴 하지만, 제 사건과는 별개로 이 사건에 의견을 적습니다. 인간이니까 저도 개인감정이 없을 수야 없겠습니다만, 가능하면 이 사건과 관련된 의견만 적도록 노력을 하겠고요.


김건희 여사 학위 위조(?) 사건이 터졌을 때도 김건희 여사는 <내조에만 전념하겠다>고 대국민 사과를 했었고 그럼에도 막상 남편이 대통령으로 집권하자 스스로 권력의 중심임을 드러내는 여러 불안한 정치적 행보를 보여 자신이 국민들에게 공개적으로 한 약속을 이행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임기 내내 본인의 의도와는 달리 남편인 윤석열 대통령의 집권을 도리어 위협하는 존재가 됐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정권을 탈환하기 위해 내세웠던 많은 공약들은, 부인인 김건희 여사를 필두로 삼장법사(?)를 거쳐 명태균에서 정점을 찍으며, 증명받지 못한 권력의 횡포로 보였고, 따라서 윤석열 대통령은 집권 내내 본인의 이름으로 된 임명 하나 제대로 하지 못하는 난국에 처하게 된 거죠.


윤석열 대통령 입장에서 다수 정당의 횡포 혹은 자신에게 비우호적인 언론의 집중포화로 인한 극심한 피로도가 발생했다는 점은 십분 이해가 가나, 윤석열 대통령은 이러한 갈등을 표면화하고 공개적으로 논의하기보다는 비우호적인 기자의 대표로 보이는 MBC 기자들의 질문을 거부하는 방식으로 회피하기 급급해 보였으며, 오히려 그들을 <반국가 세력>이라고 지칭하는 지점에까지 이르게 된 거죠. 저는 지난번 담화(?)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반국가 세력>이라고 지칭할 때 다소 위험하다는 생각을 했었고, 이는 대한민국은 전제 국가가 아닌 민주 국가이기 때문에 <대통령에게 반대하다>고 해서 그게 <반국가 세력>이 되는 건 아니기 때문이었습니다.


따라서 윤석열 대통령은 자신에게 반대하는 국민들과 국회의원들을 <나의 의견에 반대하는 설득할 대상>으로서가 아닌 <반국가 세력>으로 오랜동안 곡해하여 본 결과, 군대를 동원하여 반대 세력을 척결하려는 다소 위험한 결정을 내리게 됐고, 결과적으로 정치적으로는 사실상 사망 선고에 가까운 자진 사퇴 카드를 내놓은 지경에 이르렀다고 생각합니다. 여기서 민주당을 비롯한 집권 야당들이 윤석열 대통령 집권에 미친 막대한 부정적 행위들은 주제 밖이라 길게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저는 기본적으로 선거의 결과를 따르자는 입장이기 때문에, 설사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윤석열 대통령의 집권에 반대했다고 하더라도 윤석열 대통령이 집권을 한 이상 본인 공약으로 내세운 정책들을 어느 정도는 시도해 볼 수 있게 하는 게 야당의 역할이라고 생각하며, 윤석열 대통령의 갖은 시도가 실패로 돌아갔을 때 국민들이 다시 민주당을 선택하는 것이 맞다고 보고, 민주당은 이런 관점에서 본인들의 정권 탈환을 위한 기도들은 했을지 몰라도 정당한 정책 비교로서의 정당 활동을 했다고 보지 않으며, 따라서 윤석열 대통령의 망상에 가까운 결정이 아니었다면 이런 글을 작성하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국민들은 윤석열 대통령이 뭘 하고자 한 것인지도 모르는 채로, 때문에 그게 좋은 건지 잘못된 건지 경험조차 못 한 채, 오직 미신과 주술과 김건희 세 글자에 파묻혀 버렸고, 이런 지저분한 정치 패턴은 민주당이 자초했다고 저는 봅니다. 물론 민주당 입장에서는 당의 출발 자체가 군부 세력과 같은 거대 권력에 맞서 싸워야 했던 바탕이 있었던 게 사실이고, 그 과정에서 정공법으로 이기기 쉽지 않았던 탓도 있다는 것을 일부 국민들도 인정을 하지만, 이제는 민주당도 그렇게 정치를 할 만큼 약자가 아니고 탄압받는 세력이 아니기 때문에, 더는 지저분한 정치를 그만 보고 싶을 뿐이고 이 부분은 어떻게 접근할지 개인적으로는 고민 중에 있습니다.


실질적으로 양당 체제 하에서 양당의 갈등이 너무 뿌리가 깊다 보니 집권을 하면 서로의 세력을 검찰에 고소 고발하고 감옥으로 보내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고, 때문에 누가 집권을 하더라도 반대 세력이 다시는 집권하지 못하도록 처절하게 끌어내는 패턴도 반복이 되고 있어서, 윤석열 대통령이 내려오고 민주당이 된다 하더라도 이 피의 정치는 바로 끝나지 않으리라 생각하고, 그 지점이 안타깝습니다. 민주당이 집권하면 보수당이 공격해서 초토화시키고, 보수당이 집권하면 민주당이 공격해서 초토화되는 바람에, 지금 한국의 정치는 표면적으로 대통령 이름만 바뀌는 것에 불과하다고 생각하고요. 이재명 의원을 끝으로 이 정치는 끝을 내기를 바라고 국민들도 이 지점을 각성해야 된다는 생각이 듭니다.


덧붙여서 명태균 사건으로 보면 저는 이 사람을 일종의 정치 중개인이라고 생각합니다. 윤대통령은 사실상 정치적 입지가 없이 대통령에 당선됐기 때문에 당선 과정에서 정치적으로 신세를 지는 사람들이 발생할 수밖에 없었고, 통상적인 상황이라면 권력을 가졌을 때 도움을 받은 사람에게 심각한 부도덕이나 위법이 있지 않는 한에는 직책을 주고 싶을 수밖에 없는 것이고, 오히려 도움을 받고도 아무런 직책을 주지 않는다면 <배신자> 프레임에서 자유롭지 않았을 터라, 이 지점을 명태균이 공락 했다고 보는 겁니다. 윤대통령 녹취에서 <해당 의원이 자신의 선거에서 고생을 많이 했다>는 지점에서 윤대통령이 정치적으로 신세를 진 것에 대한 부담으로부터 자유롭지 않은 것을 알 수 있는 거죠.


사실상 정치를 하면서 지지 세력의 근간이 되는 국민은 차치하고라도, 누군가의 신세를 전혀 지지 않는다는 건 불가능하고, 돈이든, 명성이든, 인지도이든, 여론 형성이든, 반드시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데, 과연 권력자가 됐을 때 도움을 준 사람들에게 그 어떠한 이익도 주지 않는 정치를 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설사 자신은 도움을 받았어도 도움을 준 누구에게도 이익을 주지 않는 정치를 한다고 하더라도, 만약 그 정치인이 잘못된 결정을 내린다면 과연 누가 도와줄 것인가 봤을 때, 실제로 이는 가능하지 않다는 결론이 나오는 거죠.


즉 누구의 도움이 없이 홀로 대통령과 같은 절대 권력자가 되기는 불가능하고, 그렇다면 도움을 받았을 때 그 도움을 갚지 않는다는 것도 불가능하고, 무엇보다 지지 세력을 유지하기 위해서 그렇게 할 수 없다는 결론이 간단하게 나옵니다. 즉 자신을 도왔거나 안 도왔거나, 모두에게 공평한 권력자는 권력의 속성 상 만들어질 수가 없는 거죠. 조선에서 태종만 하더라도 자신이 왕이 됐을 때 자신을 왕으로 도운 부인의 오빠 등 그 세력을 모두 죽임으로써 절대 군주의 위치를 실현하고자 했지만 (아마도 공평함을 위해서, 휘둘리지 않기 위해서) 결국 세종 이후 다시 세조가 등장하는 모순을 만들죠.


윤석열 대통령이 해당 의원에게 선거 과정에서 실제로 도움을 받았고 이를 명태균이 정치적으로 이용했다면 이는 한국에서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는 정치 중개인의 활동이다라고 저는 봅니다. 예전에 전관예우 변호사들은 사실상 <사법 로비스트>라는 글을 제 sns에 작성한 적이 있는데, 마찬가지로 명태균 같은 사람은 대통령의 정치적 지지 기반을 이용한 로비 활동가인 것이고, 한국은 이런 걸 모두 음지화하는 바람에 지금 이 사태가 난 거라고 보는 겁니다. 어느 누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지지 세력이 없이는 움직일 수 없고 지지 세력을 갖자면 편을 나눌 수밖에 없고 또 그들에게 도움을 받았다면 갚아야 한다는 압박감에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이걸 공개적으로 한다고 했을 때 어떤 문제가 있을지 봐야 하는데,


여하튼, 민주당은 이 담화 이후에 또 탄핵을 한다고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은 검찰의 수사를 받겠다고 스스로 담화를 한 이후에 이 담화를 지키지 않으면서 권력에서도 내려오지 않아 탄핵에 이른 것이고, 윤석열 대통령은 스스로 권력을 내려놓겠다고 한 이상 이 약속을 지킨다면 탄핵은 실질적으로 이익이 없습니다. 탄핵 심판이 아무리 빨라도 두어 달은 걸릴 텐데 그 사이에 권력을 이양하면 탄핵은 그냥 각하될 뿐이죠. 아무 실익 없는 문제를 위해서 온갖 고소 고발을 하고 탄핵을 하고 집회를 하고 시위를 하고, 저는 그냥 피곤할 뿐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담화대로 정상적인 권력 이양을 한다고 하면, 민주당도 이쯤에서 잘못된 결정으로 인한 권력자의 퇴로 정도는 인간적으로 배려해야 된다고 보고요. 한 만큼 돌아오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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