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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대 학위가 부정되는 판결이 있네요

저도 사이버 대학교 박사 과정 신청했는데 말입니다.

by 이이진

https://omn.kr/2aypj


내일이 한양 사이버 대학교 박사 과정 합격자 발표 날이라, 부랴부랴 일단 민원을 넣었습니다. 한양대학교 사이버 대학에서 국내 최초로 박사 과정을 개설했다고 하는데, 처음 응시를 할 때부터 박사 과정인데 사이버로 가능할까 의문이 있었고, 찾아 보니까, 사이버 대학 졸업자도 응시가 가능했던 언어재활사 자격증에서 사이버 대학 졸업자는 불가능한 것으로 대법원에서 판결이 난 사례가 있더라고요.


그러니까 언어재활사 자격증을 취득하려면 관련 학과를 나와야 되는데, 사이버 대학 졸업도 인정을 하던 걸 인정을 안 하는 것으로 판결이 난 거죠. 지금까지 사이버 대학을 졸업하고 자격증을 땄던 사람들도 당황하는 판결이고, 교육부(?)만 믿고 사이버 대학을 졸업한 뒤 자격증을 취득하려던 사람들은 졸지에 자격증 취득 자체가 거부되고 있는 겁니다. 사법이 행정을 앞선 경우라면서 항의하는 분들도 있긴 합니다만.


제가 석사를 받을 때도 (한국에서 석사는 아무 의미 없다, 학부가 최고다 하는 분들도 있겠습니다만) 거의 주마다 소논문을 작성해야 하는 수업과 직접 옷을 만들어야 하는 수업을 병행하느라 수업량이 만만치 않았고, 최종적으로 제가 졸업하는 해에 제 대학원 동기 중 논문을 써서 전시까지 통과한 사람은 저 한 명밖에 없었을 정도로, 그렇게 쉽지만은 않은데, 심지어 박사를 사이버로 진행한다는 게 저한테는 너무나 편리하면서도 가능할까 의구심이 있었던 거죠. 일단 의상 (예술) 쪽 석사를 별 거 아니다 하는 분들에게 답을 하자면, 예술 쪽은 논문 + 작품까지 동시에 진행해야 되므로 그 작업이 정말 힘이 듭니다. 논문만 쓰는 게 아니거든요.


여하튼 그래서 어떻게 인가가 났을까 의문이 들었으나 일단 지원을 했고, 앞서 말씀 드렸듯이 내일이 합격자 발표날이라 혹시 제가 떨어지고서 이런 민원을 넣으면 떨어져서 민원 넣는다고 오해를 받을까, 부랴부랴 오늘 넣은 겁니다. 지금 처리할 일들이 엄청 많은데도 이 자료 찾고 어쩌고 해서 넣었고요.


박사 과정을 밟고서 학위가 인정 안 된다고 하면 그것도 참 난감할 일이므로, 저로서는 입학 당시부터 인가 과정을 알고 싶다고 민원을 넣은 거죠. 이게 대법원 판결이라 뒤집을 수가 없게 됐는데, 자격증 시험 자체에서 사이버 대학은 안 된다는 건 사이버 대학 학위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과 같은 거라서, 사이버 대학을 부흥해왔던 정부 방침과도 대비가 되긴 하거든요. 이런 판례가 많아지면 사이버 대학 자체가 추춤하게 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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