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기에 도전하고 자신은 금기로 비판받기 싫은 예술가

많은 예술가들이 쉽게 빠지는 모순이죠.

by 이이진

https://youtu.be/7-_P2 iAMNOk? si=xNZoO5 mkSqQ83 CPA


저는 딱히 좌파, 우파, 중도 다 가리지 않고 주제가 관심 있거나 방향을 바꿔야 할 필요가 있다 싶을 때는 댓글을 다는 편인데, 가세연의 경우에는 그 명성에 비하여 유명인의 사생활을 많이 언급하기 때문에 아마도 지금까지 댓글을 단 적이 없는 거 같습니다. (집권 세력의 경우에는 잘못된 정책의 경우 소송도 하고요)


저 자신을 봐도 과거가 온전히 떳떳하다 스스로를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누굴 비판할 자격은 없는 거 같고, 지금은 그런대로 좋은 일 하려고 노력하면서 살지만, 여하튼, 사생활은 그 사람이 제 친구나 흉금을 터 놓을 지인, 배우자가 될 게 아니라면 관심을 끄는 편이라, 가세연 방송을 가끔 봐도 댓글 달 건 없었던 거죠. 그러나 사생활이 일정 부분 그 사람의 숨겨진 인성을 드러내기도 하고, 범죄에 연루되기도 하므로, 지나치지 않은 선에서의 방송은 가능하다고 보고는 있습니다만, 선호하진 않습니다.


여하튼, 이번 주제에 대해서는 제가 좀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어 댓글을 드리는 게, 작가의 작품에 대한 비판이므로, 사생활 관련이 아닌 점, 단순한 소문이나 썰이 아닌 점 때문이라고 보시면 될 거 같고요.


일단 예술 쪽에서 근친상간이나 아동 청소년에 대한 성행위나, 동성애나 기타 사회적으로 금기하는 여러 행위를 소재로 삼는 경우는 생각보다 많습니다. 특히 일본의 경우에는 성인이 아동의 행동을 묘사하는 자체가 상품일 정도로 이런 어떤 금기에 있어서는 사회가 사실상 과감한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예술을 넘어 상업화 단계에 이르렀다, 이렇게 보셔야 되고요. 유명 작가 제프 쿤스는 성행위 장면으로 유명했고, 안드레 세라노는 십자가를 정액에 담갔으며, 무라카미 다카시의 피겨들은 말 그대로 성기 그 자체라고 할 수 있죠. ^^;;;;;;;


영상 쪽으로 와서, 라스 폰 트리에나 그 밖에 칸느에서 상을 받은 작품들 다수는 말 그대로 포르노와 예술의 경계를 허무는 작품들이 상당하므로, 한강 작가의 형부와 처제 간 성행위 자체는 딱히 새로운 게 없는 소재라고 보시면 됩니다. 그 보다 더한 작품들은 세계에 말 그대로 널렸다고 봐야 되고, 다다나 초현실주의 이후로는 성에 대한 인간의 예술적 접근은 갈 데까지 갔다, 저는 이렇게도 보거든요. 예술 쪽에서는 일단 성행위, 성기, 욕망, 성욕, 금기 등등은 기본적으로 누구나 한 번은 다루고 지나갑니다. 누드부터 시작하니까요. 저도 심지어 석사 논문으로, 다른 맥락이긴 하나, 다다를 언급 했거든요. ^^;;;;;


그런데 이런 작품들이 포르노라고 비판받지 않고 (여기서 비판 자체를 허용하지 않는 분들도 있습니다) 예술이라는 고도의 지적 행위로 인정받는 이유의 하나는 인류가 종교나 사회적 시스템으로 인간이 인간을 사랑하는 행위 혹은 그 바탕에 있는 성적 욕망을 추하거나 더러운 것으로 치부하는 데 대한 반발이 전제 돼있기 때문으로, <우리 인간이 다른 인간을 욕망하는 게 그렇게 추한 것인가?> 이런 외침이 있습니다.


유대교의 경우에는 교리에 성행위에 대한 제약이 있고, 이슬람의 코란도 그런 부분이 있으므로, (기독교도 그렇고요), 사실 그런 언급이 구체적으로 있어서 놀랐습니다만, 서구를 중심으로 일본에 이르러서, 금기에 대한 도전은 실상 <신이 금지한 것들에 대한 도전>적 성격을 갖습니다.


포르노 같은 경우도 <인간이 다 하고 사는 행위인데, 굳이 감출 이유가 있는가?> 이 맥락이라, 예술가 중에 포르노 촬영하고 이런 분들도 있고요, 배우자가 포르노 배우인 경우도 있고, 포르노 배우가 국회의원 된 나라도 있습니다. 아마도 이탈리아일 겁니다.


여하튼 예술이 이런 상황이기 때문에, 앞서 언급했듯 한강 작가의 <처제와 형부 성행위와 포르노> 자체는 소재로서 특이할 점은 없고, 요는, 왜 그런 행위를 다루었는가가 되는 것으로, 서구에서는 <가부장제에 대한 비판>으로 가닥을 잡는 것 같더라고요. 저는 솔직히 이 지점이 이해가 안 가서, 한강 작가의 <채식주의자>에 대한 서구의 열광(^^;;;;)이 불편했고, 이런 맥락을 표현함에 있어 작가가 일반 독자를 충분히 설득하지 못하고 있다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오히려 해외에서야 한국 사정을 모르므로 <새로운 소재와 가부장제에 대한 도전>이라고 받아들일지 몰라도, 한국인이라면 <뜨앗> 하고 불편을 느끼게 되죠. 일일 드라마라면 당사자 사이에서 머리채 잡을 수준이니까요. ^^;;;;;


물론 예술은 일반 대중에게 불편을 통해서 사회의 변화를 촉구하기도 하므로, 한강 작가가 의도적으로 이러한 불편을 초래했다면 일정 부분 의도를 달성한 것이나, 본인이 의도한 것이므로 불편함을 느끼는 독자들을 설득할 의무 또한 갖는다고 보고요,


한강 작가를 <여자 김기덕 감독>이라고 볼 수 있는 맥락은, 김기덕 감독도 해외에서는 열광하는 작품을 만들었지만 막상 한국에서 한국 실상을 아는 다수의 독자들은 <정신적으로 이상한 감독>이라고 비판한 것과 그 맥락을 같이 하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한국 정서를 모르는 해외 사람들에게는 한강 작가나 김기덕 감독이나 <이국적인 가부장제 비판 행위 혹은 인간의 본성에 대한 탐구>로 보일지 몰라도, 한국 사람들은 이들의 정서에 쉽게 동의가 어려운 겁니다. 그런데 문제는 김기덕 감독의 경우 해외에서 온갖 상을 받아와도 여성계를 비롯해서 예술계 안에서조차 논란이 일고 비판이 일었다면,


한강 작가에 대해서 그러한 비판이나 논란이 일정 부분 금지되는 것으로,


노벨문학상의 권위에 눌려서 그런 것인지, 한강 작가가 전라도 출신 여성이라는 한국 사회 약자의 정서를 갖고 있기 때문인지, 그건 아직 확실하진 않습니다.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라고 비판하지 않을 이유도 없고 전라도 출신 여성 작가라는 약자적 지위가 한강 작가를 비판할 수 없게 하는 것도 아니라고 보는 게, 한강 작가 스스로가 <처제와 형부의 성행위와 포르노>라는 다소 파격적인 소재로 금기에 도전하였으면서 본인은 금기가 되어 다른 사람으로부터의 비판을 허용하지 않는 건 모순이라고 보기 때문이죠.


자신은 명성을 위해 금기에 도전했지만 막상 자신은 비판을 받지 않으려고 할 때는 스스로 금기가 되려는 모순에 사로잡힌 작가나 예술가들 상당합니다.


한강 작가 책을 들고 뒤늦게 자신의 문학적 소양을 자랑하는 분들이 있던데, 노벨상 수상 이전부터 한강 작가는 부친으로부터 이어진 문학 가문으로 나름의 유명세와 한국을 대표하는 온갖 문학상을 받았으므로, 그걸로 자신의 문학적 소양을 언급하는 것은 그동안 자신이 <먹고사니즘>에 지나치게 빠져 있다는 행동에 불과하고, 심지어 예술 분야에 있으면서 노벨상 수상 전에 한강 작가를 몰랐다면 그것도 놀라운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여하튼 한강 작가의 작품을 노벨상 수상 전에 여러 권 읽어봤는데, (저는 파격적일 바에야 제 뇌를 후벼 팔 정도로 충격적인 걸 선호하고 (그런 면에서 무라카미 다카시는 꽤 놀랐고 안드레 세라노도 꽤 놀랐습니다만) 인과를 밝히기 어렵다면 아예 인식의 외부에서 움직일 정도의 작품들을 선호하는 편이라), 저는 그냥 그랬습니다.


뇌를 놀라게 할 정도의 충격적인 소재도 아니고, 한국 사회의 어떤 병폐를 찌르는 통쾌함도 강하지 않았으며, 인과를 벗어나서 인식 밖에 있는 것도 아니었고, 일일 드라마에서 머리채 잡을 내용을 작가만의 필력으로 묘사했다, 이렇게 봤고요, 여하튼 노벨상은 축하할 일이나, 그만큼 사회적 책임도 따른다는 것을 작가가 인지하면 좋겠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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