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뎌내기 힘든 고난을 복수나 악으로 갚지 않을 때 천재가 되더군요
https://youtu.be/cC1 HIbsiJW8? si=ufclaHp2 p5 dukQvT
개인적으로 가장 성공적인 <천재> 모델은 아마도 에디슨이 아닐까 합니다. 어려서부터 다소 특이한 사고를 가지고 있었고, 부모가 일찍 용인해 주었고, 심지어 부모는 당대 일반적인 부모와는 달리 자녀를 학교에 적응시키려는 노력보다는 오히려 자녀의 독특한 사고를 발전시키기 위해 학교를 부정 (^^;;;;;) 하기까지 하며, 따라서 에디슨은 일찍 발전시킬 기회를 갖고서 많은 업적을 세운 거죠.
기가 막히게 운이 좋은 <천재>로는 뉴튼을 보는 게, 뉴튼은 일반적으로 학자가 될 환경이 아니었을뿐더러 다소 고독하게 혼자 지내는 과정에서 본인이 <천성이라고 할지, 기록에 없어 알 수 없는 건지, 여하튼 알 수 없는 관찰력>을 깨닫게 되는데, 이 정도 업적을 세우려면 통상은 부모나 가까운 친척 등으로부터 어린 시절부터 어느 정도의 <지적 지지나 자극>을 받아야 함에도 불구, 이런 면이 없이 업적을 세우게 된 거죠.
때문에 뉴튼은 명성을 얻은 이후에도 다소 폐쇄적인 성향을 유지하게 되긴 합니다만, (명성을 얻은 후 유연해지는 여유로워지는 사람도 있고, 반대인 사람들도 있긴 한데) 여하튼, 그렇습니다.
덧붙여서 부모가 그 분야에 나름 정통했거나 전공을 했거나 배우고자 했으나 막상 본인은 명성을 얻지 못한 경우, (조기) 교육의 성공으로 천재가 되는 모차르트나 피카소 같은 케이스도 있고요, (요즘에도, 부모나 혹은 형제가 선수나 연주자로서는 보통이었으나 자녀나 그 형제가 성공적인 선수나 연주자, 예술가로 키워지는 경우가 있죠), 헬렌 켈러도 부모님이 설리반처럼 일반 선생과는 다른 선생을 불러와서 다르게 교육하여 기존 교육 체계를 비판하는 등 급진적인 교육 방식의 일환으로 자녀가 <천재>가 되는 경우가 있긴 합니다.
제가 앞서도 설명했듯이, 뉴튼이 드문 케이스인 이유는, 부모가 어느 분야에 정통하여 자녀 역시 그 기대에 부응하며 재능을 잘 키워서 업적을 세우는 게 대부분이지만 (가령 진화론의 다윈도 이미 집안이 항해를 다니면서 여러 생물 표본을 접할 기회가 있었고, 찰리 채플린도 문제가 많긴 했으나 배우인 부모를 보고 자랐으며), 또 한 편으로 부모가 자녀에게 기대가 커서 압박이 너무 강하여 오히려 자녀가 이에 대해 반발하면서 재능이 발전하는 경우도 있고 (헤르만 헤세는 지독한 기독교 집안이었으나 본인은 이런 교육의 폐해로서 저작물을 남김), 이런 식으로 부모나 주변 환경과 작든 크든 영향을 주고받는 반면, 뉴튼은 이런 비중이 상당히 낮다는 겁니다.
이는 제가 봤을 때 기존 사회는 신분 사회로서 대부분 부모의 직업을 자녀가 물려받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부모의 유산을 자녀가 일찍 습득함으로 인한 것이라면, 뉴튼 시기 전후로는 이미 다소 이런 부분이 와해되면서 즉 어린 시절 부모로부터의 충분한 교육이 없이 혹은 공교육처럼 다수가 받는 교육으로서 <천재성>을 발견한 기회가 생기게 됐다는 거죠. 따라서 공교육도 어떤 면에서 자리를 잡은 이유 중 하나가, 기존의 고정된 직업관이나 고정된 역할에서 벗어나 <본인의 능력>으로 지위를 가질 수 있다는 어떤 그런 인식이 확산됨으로 인한 것 같은데, 그러다 보니 너무 같은 교육을 너무 같은 방식으로 가르치면서 한계가 온 것도 같습니다.
참고로, 과거에는 업적만 좋으면 다소 기괴한 생활 방식이나 사고방식이 알려질 일이 없었고 (예를 들어 루소 같은 경우 본인은 교육을 역설하면서도 막상 자기의 자녀들은 모두 고아원에 넣는 등 극단적인 모순성) 따라서 오로지 업적으로 평가를 받았으나, 요즘에는 업적 이상으로 그 사람이 인격적으로 성숙하지 않은 것을 사회가 용인하지 않으므로 (과거에는 업적을 위해서 불법적인 수술이나 실험도 다 사회가 묵인했지만 결국 그 피해는 다시 사회로 돌아오기 때문에), 저는 학교 생활이나 기타 생활에서 문제가 있을 때 이를 스스로 해결하지 못하고 부모나 사회가 만든 억지 환경에 놓이는 것에는 잘 모르겠다고 생각합니다.
원래 아이들끼리 있으면 문제가 생기는 건 당연한 것이고, 그 과정에서 아이들은 스스로 옳고 그름과 추함과 아름다움과 훌륭함과 잘못됨을 깨달아야 한다고 생각하며, 세상에는 나를 좋아하고 지지하는 사람만 있는 것이 아니라 나를 이유 없이 싫어하고 모함하는 사람도 있다는 것을, 심지어 앞에서는 웃고 뒤에서는 욕을 하기도 한다는 것을, 나의 업적을 가로채기도 한다는 것을, 그리고 그런 사람을 극복하는 것은 어느 날 갑자기 어른이 된다고 해서 되는 게 아니라, 오랜 경험으로 숙달로서 된다는 것을 알아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여기 언급되는 천재들도, 스티브 잡스의 경우에도, 어느 위치에 올랐을 때 결국 암 치료를 거부하는 기이한 행동으로 암으로 사망했고, 에디슨도 다른 사람의 업적을 가로 채 자기 업적으로 둔갑시키거나, 찰리 채플린의 여성 편력이나 모차르트의 문제적 행동으로 인한 이른 사망 등등, <천재>라는 이름으로 불렸으나 과거 극복하지 못한 내적 경험이 성공한 이후에는 오히려 스스로를 괴롭혀 사실상 업적을 막거나 무리한 행동으로 조기 사망에 이르기도 하므로, 저는 억지로 고통을 줄 이유야 없다고 보나, 있을 수밖에 없는 고통도 견디지 못하는 <천재>는 없다고 봅니다.
물론 아주 드물게 아주 특수한 교육이 필요한 아동이 있을 것으로 생각은 되나, 그렇더라도 일반 아이들과 어울리면서 자신에게 <부정적인> 사고를 갖게 한다는 이유로 기피하고 자기의 할 일을 잊는 수준에 이른다면, 따라서 어른들이 만든 인위적인 (때로는 보호적인) 환경 안에서 살아야만 한다면, 글쎄요, 저는 그 상태에서 어떤 업적을 쌓더라도 오히려 그런 상태에서 업적을 쌓았기 때문에 불안이 일정 수준 이상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나쁜 아이가 있다면 그 나쁜 아이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본인이 나쁜 아이를 따라 나쁘게 행동했을 때 죄책감은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친구들이 나를 좋아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수업에 집중하지 못하는 자신을 바라보는 객관적인 자괴감, 이런 것들은 스스로 극복해 내야 하는 문제라고 생각하고요. 천재라 불린 사람들 대부분이 이런 상황에서 열등감, 불안감, 자괴감, 죄책감 등을 극복하기 위해 업적을 내는 경우가 거의 대부분입니다. 결국 그 복잡한 감정과 의식에 지는 <천재>들도 있고요.
유명한 할리우드 배우들 중에도 어린 시절 끔찍한 경험, 가난을 극복하기 위해 그 자리에 오른 경우를 참고고 하면 될 거 같습니다. 즉 이런 경험을 억지로 할 필요는 없지만 그렇다고 이를 스스로 극복해 볼 기회조차 박탈하여 <보호하며> 키우는 것은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물론 너무나 불운하거나 끔찍한 경험 혹은 부정적인 감정은 성공한 이후에도 <천재>들을 사로잡아서 처절하게 무너지게도 합니다만, 이런 감정이나 불안의 극복 없이 <뇌의 발달을 억제하지 않을 수 있는 오직 안전하고 행복한 경험>만으로 <천재>가 된 경우가 저는 지금까지 본 적 없습니다. 어떤 면에서 부모의 강력한 지지도 자녀에게 성공에 대한 심한 부담으로 작용합니다.
한국에서 가장 천재적인 인물이라면 세종대왕이 있을 텐데, 세종대왕이 <천재적인 것>은 한글을 창제한 것 외에 엄청난 판단력에 있습니다.
그런데 세종대왕 본인의 삶을 보면, 아버지는 권력을 위해 같이 업적을 세운 어머니 집안을 말 그대로 <파괴하였고> 뛰어나 형은 <미치광이>가 됐으며 바로 위의 형은 종교인이 됐죠. 세종대왕은 부친과 할아버지의 갈등, 그리고 부친과 모친이 끝을 모르는 갈등을 겪고 모친이 고통 속에 울부짖는 것을 보고 자란 겁니다. 아버지가 왕권 강화를 위해, 그리고 그 혜택을 실질적으로 세종대왕이 보긴 했으나, 일반 사람이라면 미쳤을 그래서 결국 형은 미치광이가 될 수밖에 없는 환경에서 이를 극복한 게 <세종대왕>이고, 이런 엄청난 극복의 경험은 <천재>들에게 오히려 많이 일어나는 패턴입니다. 즉 그 끔찍한 극복 과정에서 <악>이나 <복수>를 택하지 않고 <대중>을 구하려고 하는 사람들이 <천재>가 되는 거죠. 고통은 그대로 있더라도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