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사람은 좋지만 인간은 싫습니다
미래와 현재를 넘나드는 옴니버스 연극
극단 이와삼이 신작 [사람은 좋지만 인간은 싫습니다](작 김대근, 장우재 / 연출 장우재)를 선보인다.
극단 이와삼은 2022년부터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공연예술 중장기창작지원을 통해 '미래적(的) 우화', '인간 너머 관점'의 서사 개발과 작업 방식 정립에 몰두해왔다. 이번 신작은 중장기창작지원 1년차(2022년)의 [A·I·R 새가 먹던 사과를 먹는 사람]의 세계관과, 창단 20주년을 맞이한 2년차(2023년)의 '인간 중심 관점' 돌아보기의 결과를 합해보는 작업이라고 할 수 있다.
중장기창작지원 사업을 마무리하는 올해에는 막연한 미래담론를 내세우기보다 관점을 다르게 하여 인간과 사회문제를 바라보는 것이 필요하다는 판단하에, 극단의 작업 방향성을 '인간 너머의 관점으로 인간 다시 보기'라고 명명하며 신작을 준비 중이다.
[사람은 좋지만 인간은 싫습니다]는 옴니버스 형식의 연극으로, 총 5개의 에피소드로 이루어져 있다.
다른 로봇에 대한 이타주의를 표현하는 인공지능로봇 지니 이야기, 마인드 업로딩으로 재현된 엄마로봇의 사랑을 거부하는 인간 수나 이야기, 핵연료 기술을 연구하는 연구원들 그리고 침팬지 이야기, 현재 배경의 연극작가와 배우, OTT 드라마작가의 이야기, 머지않은 미래에 반려 앵무새 'BA'와 둘만 남겨지게 된 이나 이야기.
미래와 현재를 넘나드는 5개 에피소드는 각각의 이야기이기도 하면서 같은 세계관을 공유하고 있기도 하다. 일부 에피소드는 2022년 공연되었던 [A·I·R 새가 먹던 사과를 먹는 사람](이하 'A·I·R')의 인물별 서브 텍스트를 만드는 과정에서 출발하였다는 점이 흥미로운 지점이다. 'A·I·R'는 기후 위기가 인간의 사회정치체계를 바꾼 어느 해, 거듭되는 팬데믹으로 인해 크게 세 구역으로 나누어진 국가와, 인공지능로봇이 인간이 기피하는 자리를 대신하는 근미래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극단 이와삼의 최근 작품이 아직 와닿지 않은 가까운 미래를 상정하고 펼쳐지는 이야기였다면, 이번 작품은 전작(前作)과 비슷한 시공간을 배경으로 하고 있음에도 미래적인 감각과 함께 현재적인 감각 또한 공존하고 있다는 점이 주목할만한 관람 포인트다. [사람은 좋지만 인간은 싫습니다]는 미래의 이야기 같으면서도 지금의 이야기 같기도 한 상황 속에서 '나'라면, '우리'라면 어떻게 그것을 바라보고 대할 것인가,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사람은 좋지만 인간은 싫습니다]는 2024년 10월 18일 금요일부터 10월 27일 일요일까지 씨어터 쿰(서울 종로구)에서 공연된다.
Ep.1 지니 이야기 - 인간의 명령을 거부하고 다른 로봇에 대한 이타주의를 표현하는 인공지능로봇 지니
Ep.2 수나 이야기 - 마인드 업로딩으로 재현된 엄마 로봇의 사랑을 인간이 아니라는 이유로 끝까지 거부하는 수나
Ep.3 침팬지 그리고 사람(리언) 이야기 - 기후 위기 티핑포인트 전환 시기에 정부 주도의 핵연료 기술 독점을 거부하고 에너지 평등을 외치다 티핑포인트를 놓쳐버린 커뮤니티. 그 안에서 끝까지 대립하며 자신의 신념을 바꾸지 않는 리언
Ep.4 옛날 사람, 연극하는 강영훈 이야기 - 오랜만에 만난 친구이자 배우 김영훈에게 캐스팅 부탁을 받지만 거절하고 잘나가는 OTT 드라마 작가에게 자신의 일자리를 부탁하는 연극작가 강영훈
Ep.5 이나 이야기 - 2구역 사람들의 사회적 불만 표출 유전자 제거기술을 연구하고 있는 1구역 사람들. 연구소에서 일하는 아빠와, 1구역의 음모가 싫어서 떠난 엄마 사이에서 변종 아프리카 회색 앵무새 BA와 남겨진 이나
[A·I·R 새가 먹던 사과를 먹는 사람] 세계관 - 기후 위기가 인간의 사회정치체계를 바꾼 어느 해. 국가는 거듭되는 팬데믹 상황에서 구역별로 생존율이 큰 차이를 보인다. 그러자 사람들은 어느 순간부터 의료 및 에너지 시스템이 잘 작동되어 생존율이 높은 곳을 [1구역]이라 부르고, 그 외 생존율이 낮은 지역을 [2구역]이라 부른다. 또 국가 경계 밖 자연재해가 통제되지 않는 곳을 [3구역]이라 부른다. 또 인공지능로봇 A·I·R(Artificial Intelligence Robot)(약칭 에어)가 등장하여 인간이 기피하는 자리를 대신한다.
극단 이와삼은 2003년 창단된 창작극 전문 공연단체로 '동시대성'을 제1목표로 배우, 내러티브, 공간이 유기적으로 만나는 작업을 하고 있다. [트랙B] 스타일의 작업과 [양생프로젝트] 유닛 등을 실험하였으며, 2020년 이후 '인간 너머 관점'으로 '인간, 다시 보기'에 몰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