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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트인사이트 Dec 18. 2024

분석과 이해, 그리고 해석




요즘 가장 많이 하는 것은 다름 아니라 분석이다. 콘텐츠에 대해서 배울 때도, 경영에서도 전부 분석을 요구한다.

 

코스트코가 어떤 전략으로 성공했는지, 수많은 소재의 콘텐츠들 중 연애 프로그램이 성공한 이유는 무엇인지, 엔비디아의 주가가 지금과 같은 형상을 보이는 것은 무엇인지 뿐 아니라 재무제표, 드라마 기획서 등을 제시하면서 ‘분석’을 잊지 않는다. 나에게 분석은 떼고 싶어도 떼어낼 수 없는 과제이다.

 

왜 자꾸 분석하라고 하는 걸까?

 

우리가 주로 분석하려고 하는 것은 일단 시장이나 사회에서 유의미한 결과를 도출했을 경우가 크다. 의미와 성공의 기준은 모호하지만 분명 여러 사람이 이미 관심을 가지고 이들을 분석하려고 하는 데엔 분명 이유가 존재할 것이다.

 

분석: 얽혀 있거나 복잡한 것을 풀어서 개별적인 요소나 성질로 나눔

 

지금까지 분석이라고 요구되는 행위를 경험해 본 결과, 분석을 위해서는 반드시 ‘이해’가 필요하다. 얕은 이해가 아니라 깊이 있는 이해가 요구된다. 얕은 이해를 바탕으로 분석을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우리가 분석하려는 것은 국어사전에서 명시된 것처럼 여러 가지 요소들이 복잡하게 엮여 있기 때문이다. 이들을 분해해서 다시 나열해야 해보는 것까지가 분석이기에, 분석은 깊이 있는 이해를 요구한다.

 

그렇다면 이해하는 건 무엇일까? 어떻게 해야 우린 이해하고 있는 걸까? 단어의 기본적인 뜻을 찾기 위해 찾아본 결과, 이해란 사리를 분별하여 해석함 혹은 깨달아 앎이라고 명시 되어있다. 결국 본질이 무엇인지를 파악하는 것이 이해임은 아닐까? 무엇인가를 분석해 보고자 한다면 이해를 해야 하고, 이해를 위해서는 분석의 대상을 공부해야 한다.

 

다양한 방법으로 분석하고자 하는 것에 대해 이해했다면 분석하고자 했던 것들이 어떤 요소들로 이뤄져 있는지 보이기 시작한다. 분석의 단계에선 이 요소들을 꺼낸 뒤 나열해 보고, 요소들이 어떻게 뒤죽박죽 복잡한 관계를 이루며 거대한 실마리를 형성한 것인지 그 과정들을 되밟아볼 필요가 있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어디서 시작된 것인지, 어떤 담론들이 담겨있는지 등을 찾아봐야 하고 <코스트코>는 왜 멤버쉽 제도로 운영되는 것인지, 왜 창고형 매장만을 고집하는 것인지 등 다양한 질문을 던지며 연결성을 찾아내야 한다. 이렇듯 분석에서 ‘왜’와 ‘어떻게’는 빠질 수 없는 관계임이 분명하다.

 

분석을 하면 분명히 이런 생각이 든다. ‘왜 이걸 분석했을까?’ ‘왜 이걸 분석해야 하는 것일까?’ 단순히 분석이 목적이었다면 다른 사람들의 더 전문적이고 구체적으로 정리해 놓은 자료를 봐도 되고, 챗GPT를 활용해 편하게 자료를 열람해도 됐을 일이다. 분석 자체에 대해 던진 ‘왜?’라는 질문에, 나의 답은 ‘해석’하기 위해서이다.

 

우리는 보통 유의미하다고 여겨지는 것들을 분석해 보도록 요구된다. 이는 이런 결과물을 우리 또한 기획하거나 디벨롭시키고 싶은 욕망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아무것도 이해하지 못한 상황에서 이런 유의미한 결과물을 내놓기란 맨땅에 헤딩과 같다. 기존의 것들을 찾아서 끊임없이 ‘왜’라는 질문을 통해 이해하고 분석해 나열해 보는 과정에서 우린 자신만의 해석을 내리게 된다.

 

분석하는 이유는 우리만의 해석을 위해서 아닐까? 우리는 분석으로 알게 된 다양한 의미에 대해 우리만의 해석을 내리게 된다. 분석하는 대상과 분석 과정엔 우리의 판단이 들어가지 않지만, 해석엔 내 생각과 판단이 들어간다. 결국 이 해석들이 분석과정에서 얻어가는 온전한 나의 것이 된다. 이 해석은 앞으로 접근할 문제들에 있어 나의 인사이트나 판단의 근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결국 분석을 한다는 것은 나의 것을 만들어가는 학습의 과정이다. 타인이 정리해 놓은 지식과 내가 직접 학습한 것은 분명 가치가 다르다.

 

이런 이유로 우리는 분석을 위해 이해를 위한 탐구를 떠나고 여기서 다양한 의미를 발굴해 낸다. 이렇게 정리해 보니 분석이 마치 보석 채굴같다는 생각이 든다. 나만의 해석, 인사이트가 바로 나만이 가질 수 있는 보석이기 때문이다. 분석 과제를 쌓아두고 있는 한 에디터의 생각을 담은 글을 마무리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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