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직업이란 무엇일까?
그 질문에 정답은 없다는 것을 안다. 누군가에게는 높은 급여를 받을 수 있는 직업일 수도 있고, 또 다른 이에게는 단순히 선호도가 판단 기준이 될 수도 있다. 지금껏 오래 고민해 온 질문이다. 과연 ‘좋은 직업’은 무엇이기에 우리는 매번 치열한 경쟁 구도에 놓이고 힘든 고민을 이어와야 하는 것일까.
직업의 사전적 정의는 ‘생계를 유지하기 위하여 자신의 적성과 능력에 따라 일정한 기간 동안 계속하여 종사하는 일’이라고 한다. 자신의 적성이나 능력에 맞으며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모든 일이 직업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좋은 직업’이란 무엇일까? 복지가 좋으며 워라밸을 지킬 수 있는 일, 이러한 좋은 근무 환경이 뒤따르는 직업이 좋은 직업이 될 수 있겠다. 혹은 자신의 적성에 따라 잘하거나 좋아하는 일이 좋은 직업이라고 말할 수도 있다. 이 밖에도 명예가 뒤따르는 직업이나 급여가 높은 직업을 좋은 직업으로 꼽을 수 있다.
이처럼 좋은 직업을 정의하는 기준은 다양하고 저마다 생각의 차이가 존재한다. 근래 그 기준이 높은 연봉과 좋은 복지로 귀결되는 사회 분위기가 조정되었고, 그것이 틀렸다고 할 수 없으니 그를 부정하고 싶진 않다. 하지만 누군가가 나에게 묻는다면 ‘행복할 수 있는 길’이라 답하겠다. 그러한 답을 도출해 내기까지의 시간을 몇 자 적어보고자 한다.
직업에는 귀천이 없다는 말을 항상 잊지 않으려 노력하며 자랐다. 하지만 그 노력은 녹록지 않았다. 사회의 시선, 의식은 직업에 귀천이 있다는 듯 말하고 있었다. 일정한 기준에 따라 직업을 분류하고 순위를 매겼다. 전문직인지 아닌지 따졌고, 돈을 많이 벌어야 하고 육체노동의 강도가 비교적 낮은 직업을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런 말들이 만연한 환경에 물든 것인지는 모른다. 그저 성공하고 싶다는 마음이 컸다. 그 성공의 기준이 직업의 귀천을 따져 묻는 것에 가까웠다는 것이 모순이었다. 직업에는 귀천이 없다고 여기는 것과 동시에 성공하고자 하는 마음은 어디에도 발붙이지 못하고 방황할 뿐이었다.
그래서 선택한 기준이 좋아하는 일을 택하는 것이었다. 좋아하는 일을 선택하는 것이 일의 능률을 올리며 결국 잘하는 일이 될 것이라는 결론이었다. 그런 이유에서 전공 선택은 반드시 좋아하는 것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생각이 강했다. 그래서일까, 흔히 말하는 전공을 살리지 않는 경우를 보면 이해하지 못했다. ‘왜 몇 년을 공부한 분야를 포기하는 것일까, 쉽게 포기하는 만큼 다른 적성을 찾기가 그렇게 쉬울까.’ 지금 생각해 보면 다소 무례하다고 판단되는 생각들이 이어졌다.
음반기획자를 꿈꾸며 관련 전공을 선택했다. 하지만 막상 공부해 보니 전공을 살리지 않는 이유는 너무도 많을 수 있다는 것을 느꼈다. 몇 년이 흐르며 좋아하는 일, 열정을 갖는 일이 달라질 수도 있고 여건이 좋지 않아 다른 일을 택해야 하는 일도 있다. 실제로 전자의 이유로 전공을 살리기 어려울 수 있겠다고 느끼기도 했다. 좋아한다는 이유로 선택하여 잘 해내면 성공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도대체 어떤 기준으로 직업을 선택하며 살아가야 할지 막막했다.
음반기획자라는 직업을 갖고 살아가고자 한 목표가 사라졌다. 이전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무너져 내렸다. 무엇을 해야 할지, 어떻게 나아가야 할지 갈피를 못 잡고 헤맸다. 그때부터 글을 쓰기 시작했다. 눈앞에 놓인 것들을 어떻게든 붙잡아 이어간 것이었다. 그러한 활동이 서서히 목표가 되어갔다. 마감일이 닥쳐 힘들어도 글을 완성하고 나면 뿌듯했고, 그에 따른 반응이 돌아올 때는 행복하기까지 했다. 그때 문득 이 일을 나의 직업으로 택해도 괜찮겠다고 생각했다. 꿈은 언제든 바뀔 수 있고, 그것만이 나의 삶은 아니다.
‘행복할 수 있는 길’이라는 것이 모호할 수 있다. 그저 힘들어도 행복한 일, 내 삶을 행복하게 가꿔갈 수 있는 일일 뿐이다. 그러한 일을 할 수 있는 직업이 좋은 직업일 것이고 그것은 언제든 달라질 수 있다. 궁극적인 목표는 내 ‘삶’이지, ‘직업’이 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다양한 직업이 생겨났고, 지금은 N잡의 시대다. 우리의 여생은 여러 경험으로 가득할 것이다.
하나의 직업에 지나치게 매몰되지 않기를 바란다. 뚜렷한 꿈이 있고 포기할 수 없는 목표가 있다는 것은 행운이면서도 자칫 ‘나’를 옭아맬 덫이 될 수 있다. 당장에 이루지 못하더라도 길은 어디든 있으니 행복하게 걸어가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세상에는 재미있거나 아름다운 것들이 많은 만큼 내가 행복할 수 있는 ‘좋은 직업’이 아주 많으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