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부는 날이면 그림 속으로 숨는다

by 아트인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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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소란한 날에 당신의 불안을 잠재우는

예술가의 삶과 그림들


세상의 소음이 멈추는 곳,

나만의 다정한 미술관


우리는 하루에도 몇 번씩 자신의 마음을 묻는다. 괜찮은지, 이 정도면 잘 버티고 있는 건지, 아니면 이미 한참 흔들리고 있는 건지.


하지만 정작 이 모호한 감정을 설명할 말은 좀처럼 떠오르지 않는다. 이 책은 그런 마음의 상태를 '감정' 대신 '날씨'로 치환한다. 안개가 끼고, 바람이 불고, 비가 오고, 그러다 문득 맑게 개는 하루처럼.


[바람 부는 날이면 그림 속으로 숨는다]에서 앞이 보이지 않는 불안은 안개 낀 아침으로, 스며드는 우울은 바람 부는 날로, 깊은 슬픔과 상실은 비와 폭풍으로, 그리고 긴 시간을 지나 다시 찾아오는 회복은 눈 내린 뒤의 고요와 별이 빛나는 밤으로 그려진다. 저자는 이러한 마음의 날씨에 맞닿아 있던 예술가들을 호출하고, 그들이 같은 감정을 겪던 시기에 남긴 작품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르네 마그리트의 초현실적인 화면은 불안과 무의식이 교차하던 시기의 내면 풍경으로 읽히고, 에드워드 호퍼의 고요한 도시 풍경은 고독과 단절의 감정을 품은 채 멈춰 있는 시간으로 다가온다. 파블로 피카소의 청색 시기 작품들은 친구의 죽음 이후 깊은 슬픔을 담은 애도로 소개되며, 이중섭의 그림들은 전쟁과 생계의 압박 속에서 가족을 그리워하던 마음과 겹쳐진다. 그밖에 프리다 칼로, 베르트 모리조, 클로드 모네, 아르테미시아 젠틸레스키 등도 각자의 삶에서 상처와 흔들림을 겪던 시기의 작품을 통해 등장한다.


이 책이 전하는 메시지는 명확하다. 누구나 불안하고 흔들리는 날씨를 통과하며 살아간다는 것, 그리고 그 감정은 숨겨야 할 약점이 아니라 결국 품어야 할 삶의 일부라는 사실이다.


저자는 평가와 성취의 언어 대신, 멈춤과 수용의 태도를 제안하며, 예술가들의 삶과 작품을 통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의 마음을 조용히 비춘다.


마음이 소란한 날, 이 책이 그림이라는 창을 통해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는 한 뼘의 여유를 건네줄 것이다.




허나영


홍익대학교 예술학과 졸업, 동 대학원에서 미술학 박사를 취득했다. 현재 한국연구재단 인문학술연구교수이자 시각장연구소 대표로 일하면서 충남대학교와 추계예술대학 등에서 강의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다시 쓰는 착한 미술사], [모네], [이야기로 엮은 서양 미술사]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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