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과 그들의 팬에 대하여 고찰해보았다.

by 아트인사이트


최근 최예나의 컴백곡 ‘Catch Catch’가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2세대 아이돌을 떠올리게 하는 레트로한 사운드, 완성도 높은 스타일링, 그리고 기존 이미지와는 어울리지 않을 법한 인물들과 함께한 챌린지까지. 여러 요소가 유기적으로 맞물리며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사실 예나는 이전에도 하츠네 미쿠와의 협업이나 마법소녀 콘셉트 등 독특한 시도를 이어 왔고, 이에 대해 대중은 ‘예나만이 소화할 수 있는 콘셉트’라는 평가를 내리곤 했다. 이러한 반응을 보며 아이돌이 본인만의 ‘코어’를 만들어 간다는 것이 얼마나 어렵고도 중요한 일인지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그래서 오늘은 아이돌에 대한 고찰을 담은 글을 써보려 한다.



아이돌은 사람 자체가 하나의 상품이 되는 직업이다.


아이돌들은 대중에게 어떤 이미지로 다가갈 것인지, 어떤 매력으로 기억될 것인지를 하나하나 빠짐없이 설계해야 한다. 그중에서도 곡의 콘셉트는 가장 직접적인 방식이다. 하나의 무대, 하나의 노래를 통해 그 사람의 세계관과 분위기가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예나는 마치 뮤지컬이나 만화를 연상시키는 무대를 통해 자신만의 색을 구축해 왔고, ILLIT 역시 마법소녀 콘셉트를 통해 팀의 정체성을 형성해 나가고 있다. 이처럼 넘쳐나는 아이돌 산업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결국 ‘이 팀만의 것’을 명확하게 보여주는 일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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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아이돌들은 음악보다 콘셉트가 먼저 소비되는 경향이 있다. ‘마법소녀’, ‘레트로’, ‘Y2K’ 같은 키워드들이 하나의 이미지처럼 굳어지고 사람들은 노래를 듣기 전부터 이미 그 그룹을 특정한 분위기로 받아들이게 된다. 그런 점에서 ‘코어’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등장한 것인지도 모른다. 코어는 분명 강력한 무기다. 한 번 떠오르는 이미지가 생기면 그 자체로 대중에게 각인되고 ‘이 그룹은 이런 느낌’이라는 인식을 만들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동시에 코어는 독이 되기도 한다. 특정 이미지가 강해질수록 그 틀에서 벗어나기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대중이 기대하는 모습과 다른 시도를 할 경우 어색하다는 반응이 따라오기도 하고, 그렇다고 같은 이미지를 반복하면 쉽게 식상하다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결국 중요한 것은 그 코어를 유지하면서도 얼마나 다양한 모습을 설득력 있게 보여줄 수 있는가일 것이다. 완전히 벗어나지도, 그렇다고 갇히지도 않는 그 균형을 만들어 내는 일이야말로 지금 아이돌에게 가장 중요한 과제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이 균형을 맞추는 것은 쉽지 않고, 그렇기 때문에 아이돌은 아무리 매력적이고 실력이 뛰어나더라도 어떤 곡을 만나느냐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질 수밖에 없다. 실제로 ITZY의 경우, 데뷔 초에는 ‘자기 확신’과 ‘당당함’이라는 뚜렷한 이미지로 강한 인상을 남겼지만, 이후 활동을 거치며 그 정체성이 점점 흐려졌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그래서 대중 사이에서 “좋은 곡을 받으면 더 크게 뜰 수 있을 텐데 아쉽다”는 반응이 꾸준히 올라오기도 했다.


그러다 최근 수록곡 ‘댓츠노노’를 콘서트에서 선보이며 좋은 반응을 얻었는데, 이는 스페셜 무대로까지 이어지면서 사람들이 있지에게 기대했던 퍼포먼스와 곡이 결합되어 아티스트의 이미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같은 그룹임에도 어떤 곡을 만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평가를 받게 된다는 점에서, 아이돌에게 곡과 콘셉트가 얼마나 결정적인 요소인지 다시금 느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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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에게 팬이란 무엇일까


이런 생각을 따라가다보면 아이돌이라는 직업의 특수성도 함께 떠올리게 된다. 아이돌들을 보다 보면 이들이 얼마나 최선을 다해 무대를 만들어내고 있는지 느껴질 때가 있다. 물론 어떤 직업이든 결과 뒤에는 보이지 않는 노력이 존재한다. 그러나 아이돌은 ‘보여지는 것’이 전부가 되는 직업이라는 점에서 그 간극이 더욱 크게 느껴진다. 아무리 많은 시간을 들여 연습하고 준비하더라도 그것이 무대 위에서 충분히 드러나지 않으면 대중은 알 수 없고, 결국 보이는 결과만으로 평가하게 된다. 보여지는 것이 많을수록 오히려 보이지 않는 노력은 쉽게 잊히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돌은 끊임없이 보여주어야 하는 위치에 놓여 있다. 더 많은 관심을 얻기 위해, 더 많은 사람들에게 기억되기 위해 스스로를 끊임없이 점검하고 다듬어야 한다. 이런 환경 속에서는 자신에게 엄격해지는 것이 너무나도 자연스러운 일이 될 것이다. 동시에 타인의 시선 속에서 살아가야 한다는 점에서, 역설적으로 굉장히 외로운 직업일지도 모른다.


그래서일까 아이돌에게 팬이라는 존재는 단순한 소비자를 넘어서는 의미를 가지는 것처럼 보인다. 보이지 않는 노력을 기꺼이 찾아내어 알아봐 주고, 단점보다는 장점을 더 크게 말해 주며, 무대 밖의 시간까지도 함께 응원해 주는 존재. 어쩌면 ‘주접’이라고 불리는 팬 문화 역시 그런 맥락 속에서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것일지 모른다.


좋아서 시작한 일을 계속 좋아할 수 있도록 만들어 주는 힘, 그리고 그 마음을 지켜 주는 관계. 그런 의미에서 아이돌 산업은 단순히 음악과 퍼포먼스를 소비하는 구조를 넘어, 누군가의 노력과 시간을 믿고 지지하는 관계 위에서 유지되고 있는 것 같다. 그리고 그 관계 속에서 나 역시 언젠가는 누군가에게 그런 힘이 되어 주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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