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시들해졌지만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유행하는 음식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많은 사람이 '두바이 쫀득쿠키'를 떠올리지 않았을까 싶다.
어느 순간 대유행이 되어버린, 이른바 '두쫀쿠'는 SNS와 유튜브 알고리즘을 통해 자연스럽게 눈에 들어왔다. 바삭하게 씹히는 소리와 쫀득하게 늘어나는 모습은 한 번쯤 먹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들게 했지만 그 마음은 가격을 보는 순간 쉽게 꺾였다.
'돈 대신 두쫀쿠를 받는다'라는 농담이 있을 정도로 한입 크기의 간식이 국밥 한 그릇과 맞먹는 가격이라는 점에서 "차라리 국밥을 먹지"라는 말을 하게 되었다. 그렇게 화면 속에서 누군가 먹거나 만드는 모습만 보며 나는 이 음식을 직접 먹어볼 일은 없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다 유행의 막바지에 이르러서야 두바이 쫀득쿠키를 처음 먹게 되었다.
첫입을 먹었을 때 든 생각을 솔직하게 말해보면 "이게 그렇게까지 유행할 정도의 맛인가?" 하는 의문이 들었다. 고소하고 바삭하면서도 쫀득한 식감은 분명 맛있었지만, 기대했던 만큼의 강한 인상은 아니었다. 유행까지는 아니지 않나 하며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날 밤, 아무렇지 않게 지나쳤던 그 맛이 다시 떠올랐다. 이후에 종종 두바이 쫀득쿠키를 사서 먹었을 정도다.
특별히 자극적인 맛도 아니었는데 왜 생각나는 걸까.
최근 유행하는 음식들을 떠올려보면 공통점이 하나 보인다. 두바이 쫀득쿠키를 시작으로 버터떡, 그리고 창억떡까지. 이름도 모양도 다르지만 하나같이 '쫀득하다'라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어쩌면 우리는 요즘, 맛이 아니라 '식감'을 먹고 있는 건 아닐까.
어느 순간 두쫀쿠 이후 유행하게 된 '상하이 버터떡'은 비교적 빠르게 접해볼 수 있었다. 상하이 버터떡이라고 해서 먹기 어렵지 않을까 싶었는데 한 프랜차이즈 카페에서 파는 걸 먹게 되었다. 찹쌀도넛을 떠올리게 하는 익숙한 맛에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까지 더해져 오히려 더 편하게 즐길 수 있는 간식이었다.
아직 먹어보지 못했지만, 광주의 '창억떡' 역시 궁금해지는 음식이다. 창억떡의 유행은 유튜브 채널 '하말넘많'에서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다. 3월 초 업로드된 광주 당일치기 영상에서 창억떡을 맛있게 먹는 장면이 주목받았고 이후 해당 장면이 광주 지역 방송사 KBC 뉴스 유튜브 채널에 소개되면서 더욱 화제가 되었다.
이처럼 음식뿐만 아니라 모든 유행이 시작되는 과정에는 단순히 '입소문'만 있는 게 아니다. 유튜브와 SNS를 통해 빠르게 확산하고 반복해서 노출되며 하나의 흐름이 만들어진다. 특히 먹는 장면은 그 자체로 강한 자극이 된다. 바삭하게 부서지는 소리, 길게 늘어나는 질감, 씹는 순간의 단면까지. 우리는 이미 화면 속에서 한 번 경험한 뒤, 실제로 그 감각을 확인하듯 음식을 찾는다.
많은 식감 중에서도 '쫀득함'은 영상으로 가장 잘 전달되는 감각이라 생각된다. 눈으로 보기에도 늘어나는 모습이 확실하게 느껴지고 소리로도 전달되기 때문에 짧은 영상 안에서도 인상 깊게 느껴진다.
또 한편으로는 익숙함에서 오는 편안함에 새로운 변주가 더해진 점도 유행의 이유가 된다. 찹쌀이나 떡처럼 이미 익숙한 식감이지만 두쫀쿠나 버터떡처럼 다른 형태로 변주되면서 새롭게 느껴진다. 완전히 낯선 음식이 아닌, 알고 있는 감각을 다시 경험하는 것. 그 지점이 부담 없이 유행을 받아들이게 만든다.
요즘의 유행 음식은 강하게 한 번 스치고 지나가기보다 은근하게 반복해서 떠오른다. 처음에는 "이 정도인가?" 싶다가도 어느 순간 다시 생각나고 결국 다시 찾게 되는 방식이다. 마치 쫀득하게 늘어나는 식감처럼 길게 이어진다.
돌아보면 나 역시 그 흐름 안에 있다. 별생각 없이 넘겼던 두바이 쫀득쿠키의 맛이 밤이 되어서야 다시 떠올랐던 것처럼. 어쩌면 요즘의 유행은 강하게 각인되는 것이 아니라 유튜브와 SNS를 통해 반복해서 노출되며 점점 스며드는 방식으로 만들어지고 있는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