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아트인사이트 May 16. 2018

나의 여성성을 찾아서 - 디어 마이 웨딩드레스

디어 마이 웨딩드레스 프리뷰




최근 ‘결혼’에 대한 화두로 이야기할 거리가 많았다. 한 친구는 청첩장을 건넸고, 한 친구는 신혼집 인테리어로 정신이 없다는 안부를 전해왔다. 결혼적령기라는 연령대도 한몫 했겠지만, 친구들의 대화 속에는 단 한번도 ‘웨딩드레스’가 빠지지 않았다.
 

웨딩 드레스. 순백의 미를 한 폭의 드레스에 담은 단어. 그 어떤 단어보다 결혼식의 주인공 신부를 빛나게 해주는 이 단어는 아마 결혼을 하고 싶은 여자에게는 필수 워너비이자 하루 만큼은 온전히 내 것이고 싶은 단어일지도 모른다. 나 또한 웨딩드레스를 입고 결혼을 하고 싶은 자그마한 소망이 있으니 말이다.

 

그렇다면 웨딩 드레스의 시초는 어디서부터일까? 그 시초는 1813년 프랑스 잡지에서 찾을 수 있다. 주르날 데 담 Jounal Des Dames에 흰색 웨딩 가운과 베일을 담은 견해에서 시초를 찾는다고 한다. 정통 한복을 입고 결혼하던 한국 결혼식도 어느새 주는 웨딩드레스가 되어 있는 현실. 그 현실을 부정하진 않지만, 짚고 넘어가고 싶은 게 하나 있다. 바로 나.의.웨.딩.드.레.스.다.


자, 상상해볼까? 결혼을 결심했다. 일명 스드메, 스튜디오, 드레스, 메이크업이 있다. 이중 나를 빛나게 해주는 건 바로 웨딩드레스다. 이걸 입고 메이크업을 하고 스튜디오에 가서 촬영을 하니깐. 찰나의 순간을 위해 투자하는 가치만큼 모든 아름다움을 보여줘야 할 시간. 아마 신부는 본식보다 더 사전준비하는 마음가짐이 아닐까?


하지만 현실은 웨딩드레스는 소유가 아니다. 실제로 대여에 가깝다. 사진 촬영과 결혼식을 위해 웨딩드레스는 시간을 보증으로 빌려야만 하는 슬픈 존재다. 어쩌다 이렇게 웨딩드레스가 럭셔리한 소모품이 되어 버린 것일까?


그래서 묻고 싶다. 디어 마이 웨딩 드레스. 나의 웨딩 드레스에게. 남녀가 만나고 연애를 하고, 결혼을 하자고 프로포즈를 하고 하나가 둘이 될 때 너는 나에게 어떤 존재였냐고 말이다. 동화 속 해피엔딩처럼 나에게 영원한 행복을 선물할 자신이 있냐고 말이다. 무형물인 웨딩드레스가 대답해 줄 리는 없지만, 그 대답을 듣고 싶다면, 아니 그 질문에 조금이나마 귀기울이고 싶다면 <디어 마이 웨딩드레스>를 만나보자.


 

 

 

서울미술관에서 대규모로 전시한 이번 건은 잊혀진 여성의 꿈을 찾아주는 전시다. 총 2부로 나누어 제작된 전시는 12명의 신부 이야기와 한국 최초 남성 패션 디자이너 앙드레 김을 추모하는 전시로 구성하였다.


12색 12실 12인의 이야기라고 할까? 12개의 방에는 각기 다른 12명의 신부 이야기로 관객들을 맞이한다. 다양한 가상의 신부들의 이야기는 행복만 얘기하진 않는다. 남성 중심적 가부장 사회에서 차별 받고 억압 받은 여성들의 한과 진솔한 내면을 만날 수 있는 자리다. 마치 ‘결혼하면 손에 물 한 방울 안 묻히게 해줄게...’라는 말을 믿었던 순한 여자의 현실을 바라본다고 해야 할까? 씁쓸하지만 자유와 평등을 향한 그들의 목소리를, 그들의 갈망을 이 자리에서 공감하면 어떨까?


한마디로 정의 내리기 어려운 ‘여성성’을 다채로운 시선으로 바라본다면, 내 안의 ‘여성성’을 고찰해 보는 것도 좋을 법도 싶다.




 

제 2부는 앙드레 김을 추모하는 ‘Show Must Go On’이란 주제로 관객들을 맞이한다. 당신이 기억하는 앙드레 김은 어떤 인물인가?

 


“미술 작품을 구입하지는 못하더라도 미술관에 그림을 보며 기쁨을 느끼는 것처럼 제 작품은 입지는 못하지만 쇼윈도에서, 패션쇼에서 그것을 보며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의상에는 꿈과 환상이 있어야 해요. 왜 꼭 입어야만 한다고 생각하세요?"



‘실용성’을 생각한다면 앙드레 김이 말하는 작품들은 모두 아웃을 외쳐야만 할 것이다. 사실, 예술을 잘 모르던 철이 덜 들었던 때에는, 미숙한 사고방식만큼 내 안의 생각의 틀이 그만큼 작아서 그랬는지 아웃을 속마음에서 외치기도 했으니깐.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예술을 사랑하고, 예술을 시각을 넘어 오감으로 그리고 영혼부터 끌어올린 내 안의 원천에서 바라보기 시작하면서 달라졌다. 그랬다. 앙드레 김이 말하고자 한 건 물리적인 내 신체가 아니라 나의 꿈에 미래에 입히는 옷이었고 패션이었다.




 

 

1부 12가지의 이야기를 지나 2부 앙드레 김을 만나면 당신이 생각하는 웨딩드레스 시선은 많이 달라져 있을 것이다. 오로지 판타지만을 위한 결혼용 웨딩드레스가 아니라, 내 삶의 본질이자 내 꿈을 실현해 줄 실체가 바로 웨딩드레스임을. 그 드레스를 입는 주인공은 바로 나라는 사실을 잊지 않길. 사랑하고 사랑스러운 당신을 늘 응원한다. 

 

 


디어 마이 웨딩드레스

- Dear My Wedding Dress  -



일자 : 2018.05.01(화) ~ 09.16(일)


관람일 | 화요일~일요일
휴관일 | 월요일


시간

10:00 ~ 18:00

(입장마감 : 전시마감 1시간 이전)


장소

서울미술관 전관


티켓가격

성인 11,000원

대학생 9,000원

학생(초/중/고) 7,000원


주최/주관

서울미술관


관람연령

전체관람가


문의

서울미술관

02-395-0100

 

 




 

 

글 - 아트인사이트 에디터 오윤희

 

 

ART insight

Art, Culture, Education - NEWS

http://www.artinsight.co.kr



작가의 이전글 쌓이지 않는 시간, 지나지 않는 오늘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