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 화>
여념 없이 음악과 함께 일과가 시작되었다.
집안일과 잡무는 쉬어도 쉬는 것이 아닌 고스란히
나의 몫으로 남겨졌다.
쉼이란 잠시 멈추는 게 아니었다.
완전한 쉼이란 몸과 마음을 다 비워내는
연습을 감행해야 하는 득도의 경지였다.
머릿속이 여러 가지로 복잡할 때,
유일한 나의 친구는 음악이었다.
장르를 가리지 않는 음악은 무조건
나의 편이 되어 주었다.
비 오는 날엔 팝 발라드,
햇볕이 쨍한 날엔 신나는 댄스곡,
분위기에 무르익고 싶은 날엔 재즈를 들었다.
특히 마음을 비우고 싶은 날엔 클래식을 들으면,
왠지 모를 편안함이 찾아왔다.
아침에 들은 오래된 노래 속엔 나의 추억이
고스란히 묻어 있었다.
어릴 적 친구, 좋은 인연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
잘 지내고 있을 거라는 막연한 생각과 함께
음악 속으로 추억을 실어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