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3 화> 커피 한 잔의 여유
우리 동네는 카페거리를 사이에 두고
하천이 흐르는 아주 조용하고 아늑한 도시다.
아이들이 어릴 때, 물장구치며 노는 모습이
너무 좋아 이곳으로 이사를 왔다.
벌써 이곳에 머무른 지가 13년째 접어든다.
이사를 할라치면 녀석들이 성화를 부려 망설이다
눌러앉아 버린 이곳에 이제 녀석들은 없다.
빈자리의 공허함을 달래기 위해 매일 산책을 나선다.
음악을 들으며 하천을 따라 왕복 7km의 카페거리를
걷는 게 나의 일상 속 일과가 되었다.
코끝에 전해지는 커피 향에 이끌려
발길이 머문 곳에서 묘한 안도감이 느껴진다.
커피 한잔에 웃고, 풀잎 흔들림에 미소 지었다.
창밖 풍경을 바라보니
더할 나위 없는 평화로움이 가득하다.
행복은 이렇게 작은 것에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