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40 화> 이름을 다시 쓰다
오랫동안 나는 무언가가 되려 애썼다.
수많은 직업을 거쳤고,
어떤 자리에도 나를 제대로 담지 못한 채
조금씩 닳아가고 있었다.
닳아 없어진 마음 한 모퉁이에서 찾아낸 꿈 하나,
나를 제대로 담아내기 위해 글을 쓰기 시작했다.
내가 나를 붙잡기 위해 택한 가장 단단한 자리다.
수많은 이름을 지나 비로소 나를 닮은 모습으로
나다운 자리에서 '작가'라는 이름을 써 내려간다.
매일 내 안을 꺼내 적는다.
주저하던 말들을 모아, 쓰고, 다듬고 나를 살게 한다.
세상이 외면한 침묵 속의 시간 앞에
나는 글로써 외치는 사람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