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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차지협 Jan 10. 2024

가을비가 오고, 잇몸이 욱신거리던 나날


햇볕 좋은 날이 이상할 정도로 계속되더니... 결국 참았던 비가 왈칵, 쏟아지고 말았다. 날씨도 추워지고 방심한 사이 겨울이 온 것 같다. 



나흘 전부터 욱신거리는 잇몸통증은 분명 왼쪽 윗니였으나... 아래에 숨어있던 사랑니가 염증이 퍼져 그렇다는 의사의 결론. 눈에 보이지 않으니 의사말을 믿어야 했으나 나는 끝끝내 주장을 펼쳤다. 대학병원에 가보는 게 좋겠다는 말을 남겼다. 그 당시엔 그래야만 한다는 생각이었으나 뚜벅이로써는 너무 먼 거리감이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비가 내려 찢겨 잇몸 살 근처 마치 생선살이 걸려있어서 웃는 표정을 짓는 것과 비슷하게 턱 근육을 사용할 적에는 깊숙이 쑤시는 것처럼 아프달까. 


이번에는 스케일이 달랐다. 잇몸만 아픈 게 아니라  왼쪽 뺨이 욱신거릴 정도였기에 벌써 일주일을 바라보는 4일 차 잇몸환자로써 매우 불안하긴 하다. 


비 내리는 날이면 마구 쑤시는 온몸 관절처럼, 잇몸이 욱신거렸다 보니, 할머니가 왜 그렇게 이를 닦는데 신경 쓰시고 잇몸약을 드셨는지 이해가 됐달까... 할머니는 친구 따라 강남 가듯 병원 가서 몇 없던 이를 다 뽑은 실수 때문에 자꾸만 떨어지는 윗니 틀니를 가지게 되었었다. 몇 년 간의 힘든 시간을 겨우 견뎌내서 새로 틀니를 맞춘 지 5개월 정도 됐을까... 할머니는 갑작스러운 사고로 틀니도 끼지 못하고 병원 생활 중이시다. 


할머니 생각이 더 많이 나는 비 오는 날이었다



외출증을 끊어 치과진료를 받고 와도 된다는 이야기를 입원 9개월 만에 듣게 되었다. 이가 자주 편치 못해 붙이는 틀니 약을 사드리기도 했고 이*탄, 인*돌 이런 약들을 먹었었기 때문에 할머니의 이도 잇몸상태도 말로 못할 상태이지 않을까 우려스러울 따름이었다. 


하지만 외부 진료를 받기 위해 치과에 간다 해도 연하치료를 통과하지 못한 할머니에겐 틀니도 치과진료도 그다지 도움이 되지 못할 것이기 때문에 많이 속상하고 아쉽다...


이가 아파서 씹지 못하는 건 아닐까? 그런 생각을 이전에 했었는데... 정말 그런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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