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 앞에 앉지 못했던 날
오늘은 몇 달 만에 다시 연재를 시작하기로 마음먹은 날이었다. 그래서 알람을 맞춘 아침 9시. 눈을 뜨긴 했고, 설레는 마음으로 하루를 시작하면서도 여러 생각을 했었다.
내 글을 한 번이라도 읽어본 독자라면, 나와 할머니 사이가 얼마나 각별한지 말하지 않아도 알 거라고 생각한다. 그 정도로 내 삶은 할머니와 함께 했던 시간들로 채워져 있기에 내가 적는 많은 글에 그녀에 대한 흔적을 쉽사리 볼 수 있다.
다만 오래간만에 써보는 내 이야기, 어떻게 이야기를 적을까?, 숱하게 고민했던 시간들이 분명 오늘 안에도 몇 번씩 머릿속 적고 지우며 발행까지 한 것만 같이 느껴진다.
하지만 결국 하루가 끝나갈 무렵에서야, 겨우 노트북을 켰다. 적어야 했고 해야 했던 일들은 여전히 해결하지 못한 채, 빨리 해치우고 누릴 수 있는 행복.
글쓰기를 나는 결국 하지 못했다.
이런 이야기를 적어야겠다! 고 마음먹던 그 순간에는 꼭 붙잡고 있던 기억 끄트머리를 나는 놓아버렸다... 이래서 역시 어디라도 적든, 바로 적어야 되겠단 생각이 갈수록 더 들게 게 되는 것 같다.
세상의 초심이 시작되는 새해라 할지라도, 간절함이 없다면 언제든 모래의 성처럼 계속 무너져 내릴 거란 것을, 어느 바람에도 흔들리지 않을 수 있는 강한 심지가 필요하며 수시로 새로운 목표를 세우고 뜯어고치는 과정이 필요하단 걸... 또다시 알아가는 중이다.
여전히 내일도 모레도 변하지 않을지 모를 악순환이 될까 봐 그게 제일 두렵지만... 올해는 꼭 나를 감싸고 있는 알을 꼭 깨 부스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