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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차지협 Jan 22. 2024

요양병원에서 코로나 감염이라니...

위독한 상태라는 할머니 소식

병원에 계시는 할머니가 코로나 양성이라는 소식을 들었다. 할머니는 병원에 있으니까 별일 없을 거라고 그렇게 믿고 있었다. 


그래도 밖에 혼자 있을 때보다는 돌봐주는 사람들이 있을 테니 큰일은 없겠다, 그렇게 안심하고 지냈었다...


그건 오산이었다


평소처럼 마사지나 다름없는 재활치료를 받으러 간 할머니가 예전과 확연히 다르게 도통 움직이질 않고 열이 났다고 했다. 그래서 진행한 코로나 검사, 결과는 양성. 


© vikimo, 출처 Unsplash


아이가 한밤중에 아파 잠 못 드는 부모의 마음이 이러지 않을까...  


병원에서 할머니만 코로나에 걸린 거라고 한다. 다른 환자들은 걸린 사람 없냐니까... 할머니 면역력이 부족해서 아주 쉽게 걸린 거라고. 그러니... 별 수없었다. 


약하고 아픈 사람이 약자인 세상... 예전의 할머니였다면 '저 사람들이 나를 이렇게 방치한다니까, 이래 서러워서 살겠나...' 이런 내용으로...  내게 얘기했을 텐데... 그런 할머니의 귀엽고 속상해서 늘여놓던 한풀이 고자질이 많이 그립다. 


할머니의 목소리, 말투, 억양... 이젠 기억에서 가물가물해진다. 잊으면 안 되는데, 무섭다. 


할머니와의 영통. 면회. 당분간 모두 중지... 할머니는 혼자 병실에서 외로운 싸움을 시작해야 한다. 코로나가 처음이라 더 힘들고 괴롭고 외로울 시간...


할머니, 씩씩하게 빨리 회복합시다!       





© flairman, 출처 Unsplash
할머니가 새벽에 위중한 상태라고 연락이 왔다. 


할머니가 코로나 걸리고 나서 안 좋은 상태가 될 거라는 생각을 하지 않았었는데... 대학병원으로 옮겨 갈 수밖에 없을 정도로 위험했던 상황인 것 같다. 


할머니와 둘만의 공간, 시간, 마지막이 될지도 모를 기회... 내가 뭘 할 수 있을까? 


어떻게 보내야 할까? 나는 할 수 없는 게 크게 없다는 걸 알면서도... 순간 갑작스레 할머니의 보호자로 다시 돌아가게 되는 상황이 낯설면서도 반갑고 무겁고도 기다려지고 그런 미묘한 감정. 싱숭생숭 한참 뭘 해야 할지 방황했던 이른 오후의 시간. 그리고 이후 정신 차리고서 짐을 싸기 시작했다. 


급 피곤해져서 저녁밥을 먹고 잠이 들어 버렸다. 달콤한 꿈의 휴식 없이 긴장해야 할  일주일간의 시간을 위해 준비해야만 하는 건, 내 몸의 컨디션을 최상으로 올려야만 하는 의무가 생겼다! 


잘해보자, 할머니를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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