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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차지협 Feb 16. 2021

제법 건조했었구나

머리카락도 내 마음도 메마른 상태

올해 겨울을 맞이하며 가끔 머리 밑이 간지러웠다

도통 보기 어려웠던 비듬이 붙어있었다

떼낼 때마다 시원해지는 게

흰머리를 뽑아내는 쾌감이랄까


비듬이 더럽게 해서 생기는 건 줄로만 알고.,

늘 머리에서 하얀 비듬을 떨구던 친구의 곁에

쉽게 다 가지 못했던 어린 날


그때는 그랬다

그래서 더 자주 머리를 감았다


나는 안 그래야지

그렇게 다짐하며 지켜온 신념,

나는 괜찮겠지라며 안심해온 시간들,

모두 우수수 무너져 버렸다


옷이 어두운 색이어서 떨어지는 줄도 모르고

쥐어잡은 머리카락도 뭉치로 빠져나오고

부끄러웠다


나이가 들어도 아가씨처럼
그렇게 그대로 일거야 나는


무슨 자신감이었는지 몰라도

그렇게 세월을 거스를 준비를 하나도

하지 않았던 내가 한심스러웠다


하지만 알았다고 한들 이렇게 살아온 내가

쉽게 달라질리는 없었고


다시 마음을 곱씹었다

하루라도 뛰어넘지 말아야겠네...


심하게 메말라버린 감정으로 또다시 다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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