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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차지협 Feb 09. 2022

내게 자식이 생긴다면,

2세 계획을 시작하면서 내게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게 아이가 생길 거란 생각을 하지 못한 채 신혼을 마무리 짓고 있다.


아이에 대한 생각, 자식이 생길 거란 생각은 제대로 해본 적이 없었다. 어쩌면 나 자신에게 조차도 무심했던 나날들. 신혼이라고 마냥 편하고 즐거운 건 아니었다.


20대에 결혼을 한 게 아님에도 불구하고 불구경하듯이 무슨 생각이었는지 별걱정 없는 2년을 흘러 보냈다.


3년 차에 들어서자 갑작스레 불안감이 엄습해왔다... 이젠 더 이상 미룰 수 없달까. 한편으론 아이가 생기면 감수해야 하는 것들이 무겁게 느껴졌다.


이젠 맞이해야지 싶으면서도, 코로나가 만무하고 성인 스스로도 살아가기 힘겨운 세상을 소개해주고 싶은 마음이 적었달까... 스스로가 살아가기에도 벅찬 세상이었을지도 모르겠다.


잘 태어나도 갑작스레 아프면 어쩌지?

건강하게 태어나주지 못한다면?

안 좋은 일이 닥친다면?


그런 생각들로 멀리해온 아이에 대한 생각.


너도 애 낳아서 길러봐야 엄마 마음도 알지


어쩌면 내가 갖고 있는 단점들, 부모님께 했던 못난 말과 행동들이, 파노라마처럼 머리를 스쳐 지나갔다.


오히려 나 같은 자식은 차라리 없는 게 낫지 않을까. 자식을 갖고 싶단 생각이 들기보단 내게도 아이가 생긴다면 그 아이가 잘 자라주길 바라는 마음뿐이었다. 자식을 소유하는 게 아니니까 단지 나의 나쁜 숙명이 자식에겐 박히지 않길 바라는 마음이었다. 이런 게 부모 마음인 걸까?


결혼 생겨난 이유 불명의 두드러기나 아토피와 유사한 피부발진과 2년 동안 뿌리 박힌 밀가루와 탄수화물 위주의 식습관과 하루 물 3잔, 폰 집착 현상 등 몇 년 내로 생겨난 나쁜 습관들까지 물려주고 싶지 않아 졌다. 나와 똑 빼닮은 아이가 눈앞에 있다면 심장의 못 하나일 테다.


아직 아이도 없고, 계획도 딱히 없지만 설레발 걱정은 오늘도 미리 마중을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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