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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낭만괴물 Aug 27. 2016

아드리아해 최고의 휴양지, 크로아티아 흐바르(Hvar)

2016 동유럽 여행 이야기

제이지와 비욘세가 즐겨 찾는 휴양지.
안젤리나 졸리와 탐 크루즈가 극찬한 그곳.
스티브 잡스와 빌 게이츠도 단골로 찾았다는 섬.
여행 전문지 [traveller]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다섯 섬 중 하나로 꼽았던 곳. 라벤더 향 가득한 언덕과 맛있는 와인으로 유명한 곳.

.... 이 수식어들이 다 무슨 소용이랴. 대체 왜 그들이 이 곳을 찾는지, 햇살이 어떻길래, 바다가 어떻길래, 향기가 어떻길래 다들 그리 극찬하는 건지 내가 직접 가봐야 알지.
우리 부부는 오늘 하루 비욘세와 제이지가 되기로 결심하며, 온갖 수식어가 붙어있는 그곳에서 1박을 하기로 했다. (물론, 그들처럼 초호화 리조트는 아니고 에어비앤비로.. ㅎ)

우리는 스플리트에서 미리 예약해둔 페리를 타고 흐바르 섬으로 갔다. 이른 아침이었지만 선착장에는 정말 많은 여행자들로 북적였다.
요트와 바다, 높게 뻗은 야자수와 북적이는 사람들.
스플리트의 리바 거리 같으면서도 좀 더 화려한 흐바르의 첫인상에 한 껏 들떠있었는데 곧바로 찾아간 에어비앤비 숙소에 또 한 번 감동했다.
숙소 창문으로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바다라니.
말로만 듣던 오션뷰 객실인 것이다. 뭐 이 정도면 제이지와 비욘세 부럽지 않지 뭐.ㅎㅎ

흐바르 섬의 선착장 옆 풍경.
흐바르 타운의 풍경, 내가 좋아하는 브롬톤 발견!


흐바르에서는 가장 먼저 바다로 뛰어들었다.
내가 바다수영과 태닝을 며칠 전부터 노래 부르고 있었기 때문에 반영된 일정이었다.
아니, 무더운 여름 날씨에 바로 옆에 맑고 푸른 바다가 있는데 보고만 있을 수 없지 않은가.
게다가 뜨거운 햇살 아래 몸을 뉘이는, 마치 마약과도 같은 태닝의 쾌감은 끊을 수가 없다.
안 하면 안 했지 한 번 그 맛을 본 사람은 끊을 수 없다는 햇볕 마사지!(그냥 내가 지어낸 말이다. 물론 마약도 해본 적 없다.)

그렇게 우리는 뜨거운 태양 아래 두어 시간을 보냈다. 열심히 태닝오일과 선크림을 번갈아 발랐음에도 지금 어깨가 따끔거리지만, 제법 만족스럽게 태닝 되었고, 고로 나는 다시 살아났다 :)
와이프도 시원한 아드리아해에 풍덩 빠지고 나더니 기분이 좋아진 듯!

해수욕장의 풍경. 다들 아드리아해변을 잔뜩 만끽하고 있다.
바다로 뛰어들기 전, 멀쩡한 상태일때 사진으로 남겨두자며 한컷.
얼굴가리고 태닝중(얼굴은 이미 너무 까맣다,,) 저렇게 사진으로 보니깐 진짜 잘 구워진듯 ㅎㅎ


해수욕을 마치고 난 뒤,
우리는 '흐바르 타운'으로 나들이를 갔다.
숙소에서 흐바르 타운까지는 해안길을 따라 쭈욱 걸어야 되는데, 그 시간이 참 좋았다.
해수욕장이 아닌데도 삼삼오오 자리 잡고 수영과 태닝을 즐기는 풍경들.
바닷바람 맞으며 한가로이 책을 읽는 사람들.
해안가를 따라 달리거나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
사진으로는 다 담지 못했지만,
해안을 따라 걷는 평화로운 그 길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우리는 성스테판 광장을 거쳐,
옛 투르크족으로부터 도시를 방어하기 위해 지은 성벽을 따라 언덕 위 요새로 올라갔다. 흐바르 타운의 전망을 한눈에 보기 위해서였는데, 역시나 그림 같은 풍경들을 담을 수 있었다. 이 섬에서는 역사의 흔적들을 찾는 일보다는 그저 보고, 먹고, 마시고, 사진을 찍는 순수한 여행자의 본분에 충실했다. 그냥 그러고 싶었고, 그게 허용되는 섬이기도 했다.
그리고 특히 성스테판 광장에서 이 요새까지 올라가는 계단들 사이사이 골목길들이 참 예뻤다.
섬의 아름다움과 잘 어울리는 그런 골목길들. '인적이 드문 골목길 마니아'인 우리 부부는 역시나 그 거리거리를 많이 돌아다녔다. 그러다가 지치면 계단과 벽 사이에 철퍼덕 기대앉아서 쉬어갔고, 그러다 괜히 머쓱해서 부모님들께 드린다며 안부용 셀카를 찍어댔다.

흐바르 타운으로 걸어오는 해안길.
흐바르 타운 초입에서 한컷.
성스테판광장. (너무 더워서 사람들이 다 바다로 피신한듯.)
그 계단 사이사이에 골목길이 있다. 상점과 식당이 자리한다.
산토리니 패션의 와이프. 골목길 인증샷.
예쁜 골목길 발견 후, 한컷.
요새에서 내려다 본 흐바르 타운의 전경. 주황색 지붕이 압권!
인생샷 건져보려 했으나. ㅎㅎ ,Respect M.J.
요새의 모습. 이까지 올라갔으니 인증샷.
요새에서 바라본 반대쪽 항구의 전경.


흐바르의 해 질 녘 항구의 풍경은 잊지 못할 것 같다.  바다가 주는 가장 아름다운 순간. 그 눈부신 석양을 보며, 우리 부부는 우리를 둘러싼 수많은 걱정과 근심을 다 흐바르에 던져버렸다.

어찌 보면 참 유치한 발상이지만,
흐바르에 오면서 아내와 이야기했다.
뜨거운 태양과 아름다운 바다가 있는 이 섬에 우리의 누적된 피로를 두고 오자고.
우리를 괴롭혔던 온갖 걱정과 근심들을 이글거리는 태양이 다 녹여줄 거라고.
투명하고 깊은 지중해 바다가 다 쓸어가 버릴 거라고.

그러니 이 섬을 나서는 순간,
홀가분한 마음으로 다시 찬란히 시작하자 했다.
다 비워낸 너그러움으로 앞으로의 희로애락을 감사히 감당하자 했다.

그게 왜 하필 흐바르 섬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냥 그렇게 하자고 했다.

더 자유로워진, 더 가벼워진 내일 아침이 기대되는 밤이다.

노을녘 해가 구름에 가려진 순간 바라본 바다의 모습
석양과 함께 요트들이 함께 빛나는 바다의 절경.
이 석양의 풍경은 오래도록 이어졌다. 아주 잠잠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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