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가의 첼로 협주곡, 슈베르트의 현악 5중주
이제 겨우 한 달 레슨을 받은 왕초보/비전공자/성인/취미 첼로 연습생. 아름다운 첼로곡을 찾아 ‘듣고‘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첼로를 직접 배우니 이전과 달리 눈여겨보는 게 하나 생겼다. 예전에는 클래식을 ‘집안일 배경음악’으로 틀어만 두었다면, 요새는 첼리스트가 첼로 활을 어떻게 쥐는지 첼로 연주를 어떻게 하는지 유심히 살펴보게 된다(유튜브 만세).
음악을 잘 모르고 첼로도 잘 모르지만, 플레이리스트를 이것저것 눌러보다가 우연히 감미로운 선율을 느끼게 되면 본능적으로 찾아 듣게 된다. 그중 최근 사랑에 빠진 두 곡을 기록한다.
20세기 중반 최고의 여성(아니, 성별불문) 첼리스트였지만, 다발성경화증이라는 불치병으로 연주 전성기가 10년에 그친 첼리스트 재클린느 뒤 프레(Jacqueline du Pre)를 통해 알게 된 곡. 엘가 하면 결혼식에서 자주 들은 사랑의 인사 정도만 알고 있었다. 재클린느의 해석에 의해 연주된 엘가의 첼로 협주곡이 그에 의해 널리 알려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 한다. 심지어 재클린느 하면 엘가의 첼로 협주곡을 떠올리고, 엘가 첼로 협주곡 하면 재클린느를 가장 먼저 떠올리게 된다고. 1960년대 초반 촬영된 연주 영상을 보면 재클린느는 첼로 한 대를 가지고 ‘통곡하며‘ 오케스트라 전체를 압도한다. 재클린느뿐만 아니라 한국 최고의 첼리스트 ’양성원‘의 엘가 버전도 정말 좋다. 그가 이곡으로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협연한 당시 인터뷰를 보았는데, 과거에는 유명인(재클린느 뒤 프레, 파블로 카잘스)의 엘가 연주에 영감을 받았다면, 현재는 엘가가 쓴 악보를 통해 그와 직접 소통하며 연주하는 진실된 음악 태도를 알고 나서부터 더욱 그의 음악에 집중하게 된다.
<재클린느 뒤 프레>의 연주
-https://www.youtube.com/watch?v=OPhkZW_jwc0&list=RDOPhkZW_jwc0&start_radio=1
<양성원의 인터뷰>
-https://www.youtube.com/watch?v=k1uHU985uS4
30대 초반에 요절한 비운의 천재 작곡가 슈베르트의 현악 5중주. 슈베르트도 ‘송어’ 정도만 알지 이렇게 아름답고 가슴 먹먹한 현악 5중주를 남겼다는 사실을 잘 몰랐다. 슈베르트의 현악 5중주는 지금까지도 독특한 구성이라고 한다. 실내악의 기본인 현악 4중주(제1바이올린, 제2바이올린, 비올라, 첼로)에서 첼로 한 대를 더 추가한 것. 보통 하나를 더 추가하면 비올라라고 하는데 슈베르트는 첼로를 추가했다. 첼로가 2대 들어가니 첼로가 주는 묵직함과 구슬픔이 더 잘 느껴진다. 이 현악 5중주는 그가 죽기 두 달 전 완성된 작품이라 한다. 누군가에게는 인생의 초창기이지만 슈베르트에게는 인생의 말년이었던, 지독히 역설적인 상황에서 그가 노래한다. 매독으로 죽음에 가까이 간 그의 고통, 처절함, 우울함,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모든 것을 다 내려놓고 천국을 바라는 것과 같은 아름다움과 승화의 감정 등 인생 전체가 다 들어 있는 것 같다. 피아니스트 아르투어 루빈스타인은 자신의 장례식에서 이 현악 5중주의 2악장(아다지오)을 듣고 싶다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고 한다. 나는 ‘보로딘 콰르텟’의 현악 5중주 버전을 듣고 있다.
<보로딘 콰르텟의 슈베르트 현악 5중주>
https://music.apple.com/il/album/schubert-string-quintet/140501029
-커버 사진 출처: ChatGPT(이 글 전체를 아우를 수 있는 이미지를 생성해달라는 요구에 대한 응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