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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한지의 모든 것

만드는 과정부터 종류,보관법까지

by 한국화가 김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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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화에 쓰이는 전통 종이, '한지'를 제대로 알고 싶다면 꼭 알아야 할 모든 정보!



한국화 재료공부 '한지' 1탄에서는 한지의 특성과 미술사에 영향을 준 이야기를 했다면, 이번 한지 2탄은 한지 제작 과정, 전통 한지 종류, 한지 보관 방법에 대한 이야기를 알려드릴게요. '한지' 1탄은 아래 링크에서 확인해 주세요!!




↓ ↓ ↓


https://brunch.co.kr/@artistjunga/127




한지란 무엇인가요?


우리나라 종이인 "한지"는 삼국시대부터 근대까지 선조들의 지혜가 담긴 종이예요. 예로부터 중국에서도 높이 평가할 만큼 명성이 자자했으며 질이 좋기로 유명했다고 합니다. 이러한 종이 제조 기술은 고려시대에도 이어져 11세기 후반부터는 많은 양을 중국으로 수출했다고 전해집니다. 중국이나 열대지방에서 자라는 닥나무는 섬유질이 약해 품질이 떨어지며, 일본 닥나무는 석회질에서 자라 질기지 않고 오래가지도 않는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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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나무





프랑스도 반한 한국의 종이, 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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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는 질기고 보온성과 통풍성이 뛰어나 바람이 잘 통해 건조되었을 때 잘 찢어지지 않아요, 그 때문에 보관하기 좋아 지금까지 보존된 국가유산들도 있습니다. 또한 프랑스에서 한지를 '복원 종이'로 사용할 정도로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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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케, <승리의 여신상> / 레오나르도다빈치,<모나리자> / 렘브란트,<자화상>


프랑스가 자랑하는 세계적인 루브르 박물관이 고미술품이나 고가구를 복원하고, 십여 세기 전의 고서들을 상하지 않게 보관하는 마법의 재료로 "한지"를 찾고 있다고 합니다. 승리의 여신상, 다빈치의 모나리자, 구텐베르그의 성경, 렘브란트의 드로잉, 백자 등도 천연 종이를 이용한 복원사들의 섬세한 손길을 거쳐 다시 멋진 생명력을 얻었다고 하는데요, 루브르의 베테랑 복원사들로부터 ‘고품격 복원지’란 평가를 받은 우리의 전통 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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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한지로 만든 조명 / 표전지 / 소지


우리 전통 종이 '한지'는 단순히 그림을 그리는 것뿐만 아니라 다양한 용도로 쓰여 왔어요. 과거에는 임금에게 올리는 '표전지'나 신에게 기원하는 '소지'처럼 특별한 상황에서, 일상에서는 등불, 의류, 가구 등에 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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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에는 예술가들이 한지의 독특한 질감과 내구성을 살려 작품 제작에도 활용하고 있답니다!






한지와 일반 종이의 차이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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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닥 섬유질 뭉치 / 한지 표면


첫 번째. 재료의 차이!

한지와 일반 종이의 가장 큰 차이는 재료의 차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한지는 닥나무, 종이는 여러 목재가 섞인 섬유 집합체로 만들어집니다. 닥나무는 섬유 조직이 길다는 특징이 있기 때문에 한지를 자세히 보면 표면에서 그 재질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두 번째. 뛰어난 보존성!

천연 분산제 역할을 하는 닥풀(황촉규)이 종이의 산화를 막아줍니다. 전통 한지로 만들어진 무구정광대다라니경은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종이라는 사실! 불순물(당분,기름기 등) 제거에도 천연 재료인 잿물을 사용하는데요, 전통 한지의 제작 과정에는 모두 천연재료가 사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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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풀 (황촉규)


닥풀은 황촉규(黃蜀葵)라고도 불립니다. 중국이 원산지이며 밭에서 재배하는데요, 전체에 털이 있고, 줄기는 둥근 기둥 모양이며 곧게 서고 가지를 치지 않으며 높이가 1∼1.5m입니다. 잎은 어긋나고 잎자루가 길며, 잎몸은 손바닥 모양으로 5∼9개로 깊게 갈라지는데, 닥풀은 닥나무로 한지를 만들 때 점성을 주기 위해 쓰입니다.



한지와 일반 종이의 차이점 중 독특한 부분이 하나 있는데요, 바로 이 "닥풀"을 사용한다는 것입니다. 주로 뿌리에서 추출한 것을 사용하며, 닥풀을 사용하지 않으면 종이 생산시에 여수(濾水)가 지나치게 빨라서 섬유가 응어리져 엉기게 됨으로써 균일한 지질을 얻을 수 없게 된다고 합니다. 또한 닥풀을 사용하면 습지가 서로 붙지 않게 되어 편리하다고 하는데요, 이 밖에 닥풀의 사용 방법에 따라 한지의 강도·굳기·광택 등이 달라지기도 합니다.




%ED%95%9C%EC%A7%80_%EC%9E%A5%EC%A0%90.png?type=w1 고해

세 번째. 질기고 견고함!


닥 섬유를 두드리는 과정인 전통방식 '고해'는 섬유에 손상을 주지 않고, 두드릴수록 질겨지고 부드러워지는데요, 또한 셀룰로스가 친수성(물 분자와 쉽게 결합되는 성질)을 갖게 되면서 종이가 질기고 견고해집니다.


불순물 등이 제거되어 하얗게 된 닥 섬유의 물기를 뺀 다음 돌에 올려놓고 나무방망이로 두들겨서 찧는 것을 고해(叩解)라고 하는데요, 대체로 두들긴 섬유의 부피가 처음보다 두 배 정도 늘어나면 과정이 끝납니다. 닥 섬유에 물을 뿌렸을 때 뿌옇게 분산되어 확 풀어지면 고해가 잘 된 것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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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발뜨기

네 번째. 독보적인 제작 기술!


일본식인 제작 방식인 쌍발뜨기는 한쪽 방향으로만 결이 생기는데 비해 한국 전통 제조 방식인 '외발뜨기'(흘림뜨기)는 가로,세로 방향으로 모두 교차하는 우물정(井) 모양으로 뜨기 때문에 종이의 질이 높아져 세계에서 인정받는 우리나라 전통 종이가 되었습니다. 공정상 쌍발뜨기가 더 빠르지만 더욱 견고한 것은 한국 전통 방식인 외발뜨기라는 점!





한지 보관하는 방법


한지는 수분을 쉽게 흡수해 곰팡이나 벌레가 생기기 쉬워요. 그만큼 보관이 어렵다는 뜻인데요. 이런 한지, 어떻게 하면 잘 보관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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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관통


종이를 보관할 때 한 장 한 장 구김 없이 펴서


서늘하고 통풍이 잘되는 곳에 보관해 주세요!


지관통이나 한지 구매 시 넣어주는 비닐 그대로


보관하는 것이 Best!





좋은 한지 고르는 방법


한지는 두께에 따라 발색력과 색 번짐, 색의 깊이감이 다르므로 여러 종류의 한지를 사용해 보며 작업에 맞는 한지를 고르면 됩니다.



1. 윤기가 나는 한지, 색지일 경우 색이 너무 진하지 않고 은은한 빛이 나는 종이


2. 먹을 아주 연하게 갈아서 붓을 스케치하듯이 잡고 한지에 반정도 겹치게 그어 선명하게 나오는 지 확인!


3. 한지를 조금 찢어봐서 실(섬유)이 많은 것이 좋은 한지





전통 한지 제조 과정


한지는 단순히 종이를 떠내는 것이 아닌, 자연 재료를 활용한 정교한 공정을 거쳐 제작됩니다.




1. 닥나무 가지를 잘라 가마솥에 넣고 쪄서 껍질을 벗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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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한지 제조 과정




2. 껍질을 물에 하루 정도 담가 불려, 긁어낸 뒤 겉껍질을 벗기고 줄에 걸어 햇빛에 말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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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백닥을 물에 불려 가마솥에 넣고, 석회나 잿물을 섞어 대여섯 시간 끓인 후 건져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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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한지 만드는 법






4. 끓인 백닥을 씻어준뒤 티를 걸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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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 제작 과정





5. 물기를 제거하기 위해 두들겨준다 (고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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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 고해 과정





6. 엉긴 닥 섬유를 풀어준다 (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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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 해리 과정





7. 지통에 닥 섬유와 황촉규 점액질(닥풀)을 넣고 저어준뒤 발틀로 떠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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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 황촉규





8. 물기를 빼고 건조하는 과정을 통해 한지가 완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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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 제작 방법







한지도 염색해서 쓸 수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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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 염색


선염법: 한지 만들기 전, 원료 상태에서 염색하는 것

염색된 섬유를 사용해 색이 고르게 배어 있고, 시간이 지나도 색이 오래 유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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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 콜라주


후염법: 한지를 만든 후, 완성된 종이에 염료를 덧칠하는 방식.

선명한 색감을 낼 수 있고, 한지 특유의 질감도 그대로 유지됩니다. 개성 있는 색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요!






한지의 여러종류


화선지: 가장 일반적인 한지 종류 중 하나, 흡수성이 우수하며 연필, 잉크, 수묵화에 적합한 종이


석지: 섬유가 길고 질긴 종이


고지: 부드럽고 얇은 한지, 서예, 그림, 붙임매에 사용되는 종이


실천: 미세한 섬유질 구조를 가진 고급 종이


저서지: 저서 제본에 사용되는 내구성이 우수한 종이


장판지: 방바닥에 바르는 기름먹인 두꺼운 종이


장경지: 경전을 만드는 광택이 나며 두꺼운 종이


서계지: 일본과 교섭할 때 외교문서로 쓰이던 종이


유지: 유제품 제조를 위해 사용되는 한지


시지: 과거시험에 답안지로 쓰였던 종이


면지: 죽은 이의 이름을 가리는 오색지


예지: 책의 겉표지에 사용되는 백지


경지: 불경을 베낄 때 쓰는 종이


*고문헌 등에 의하면 한지의 종류는 그 원료, 용도에 따라 약 200가지 이상이 있다고 해요!






전통 한지의 제작 과정부터 다양한 종류, 보관법까지 자세히 알아보았는데요, 한국 고유의 종이인 한지가 오늘날 예술, 복원, 생활 속에서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지 다시금 느껴보셨길 바랍니다:) 또 다른 한국화 재료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로 찾아올게요! 궁금한 이야기가 있다면 댓글로 남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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