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통한 나의 첫 매출 연락,

나에게 '과정'이라는 '과제'를 내줄 수 있는 행복한 기회

by 윤 솔
나의 책을 통해 들어온 매출로 다시 나에게 ‘과정’이라는 '과제'를 부여해줬다.
그게 내게는 결과의 또 다른 이름이 아닐까?




출판사에서 올해 내 책이 얼마나 팔렸는지, 그리고 인세를 포함한 정산 내역을 보내주셨다.


얼마 전 친한 지인과 이런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 인생에는 ‘성공’ ‘과정’만 있을 뿐, ‘실패’는 없다고.
우리는 지금 실패하고 있는 게 아니라, 그저 각자의 과정을 의미 있게 보내고 있는 거라고.


그 말을 곱씹다 보니, 책을 준비하던 그 시간들이 떠올랐다. 그때 나는 박사과정 중이었고,
누군가와 함께 1년 동안 공동 집필을 하고 있었다.

상대 분은 더 완벽하고 싶어했고, 나는 “완벽은 없다, 일단 나아가고 싶다”고 했다.


결국 각자 원하는 타이밍이 맞지 않아 모든 게 엎어졌다.



그때 정말 모든 걸 내려놓고 싶었다.


“그래, 내가 책 쓴다고 뭐가 달라지겠어. 그냥 공부나 하자.”
그런 생각으로 충동적으로 한라산을 등반하기 위해 제주도 비행기를 끊었다.


한라산 등반한 날 폭우가 쏟아졌다.

우비를 뒤집어 쓰고, 비에 젖은 흙길과 돌 위를 밟으며 올라갔다.

그렇게 혼자 정상에서 나를 위한 생일 파티를 해주고 후련한 마음으로 내려갔다. (내 생일이였다.)


그리고 내려오는 길, 중간쯤에서 잠시 쉬며 메모들을 남겼다.

“이렇게 오르막과 내리막의 반복에는 뿌듯함과 쉼이 함께 존재하고 있다.”

그 문장을 쓰고 나서 한참을 바라봤다.

오르막과 내리막이 번갈아 오가면서
조금씩 내 방향을 다듬고 있었다는 걸.

책을 못 내게 된 결과를 보게 되지 않고, 과정을 볼 수 있었다.




제주도에서 돌아와 강의를 하며 지내던 어느 날,
출판사 대표님에게 전화가 왔다.



“솔님, 그냥 혼자 책 써보실래요?
혼자가 너무 잘 안 써지면,
일정 되는 날에 출판사에 출퇴근하셔서 책 쓰셔도됩니다.


그렇게 박사 방학 기간 동안 약 3개월은

수원으로 출퇴근을 하며, 마치 출판사의 한 직원이 된 것처럼 지냈다.

그곳에서 나는 오랜만에 ‘소속감’을 느꼈고,

그 안정감 속에서 글에 집중하며

나의 ‘과정’에 더욱 깊이 머물 수 있었다.




돌이켜보면,
나는 늘 ‘얻기 위해서’가 아니라
‘방향에 맞춰 살기 위해서’ 움직였다.

그래서 가끔 길을 잃고,
누군가의 반응이나 돈, 명예가 이상하게 공허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결국 나의 방향을 정하고,
그 안에서 나를 풍족하게 할 수 있는 건 '나'뿐이다.



그래서일까.
책을 통해 받은 돈을 통해 난 질문이 하나 더 생겼다.

“이걸 통해, 나는 다음엔 무엇을 해볼 수 있을까?”


그리고 결국 나는,
그 돈으로 다시 나에게 ‘과정’이라는 '과제'를 부여해줬다.
그게 내게는 결과의 또 다른 이름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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