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터지는 답답한 뉴스들을 보다가,
루이즈 부르주아 (Louise Burgeois)의 작품이 떠올랐습니다. <맹인이 맹인을 인도한다 The Blind Leading the Blind>
부르주아는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냈습니다. 이끌어줄 어른이 필요한 시절, 자신의 가정교사와 아버지의 불륜은 진짜 어른에 대한 부재로 느껴졌을 것입니다. 부도덕하고 자신의 권위만 내세우는 가부장적인 아버지에 대한 강한 반항심이 그녀의 작품에 모티브가 됩니다.
작가 스스로도 밝혔듯이,
맹인이 맹인을 인도한다는 피터 브뤼겔의 작품에 영향을 받았습니다. 1568년의 작품으로, 막대기와 서로의 어깨를 의지하며 길게 줄을 서서 걸어가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맨 앞에서 그들을 이끌었던 시각장애인은 구덩이에 빠져있습니다.
앞으로 어떤 상황이 펼쳐질지, 뒤따르는 맹인들에게는 보이지 않습니다. 그들의 놀라거나 겁먹은 표정이 다양하게 묘사되어 있어서 흥미롭습니다.
피터 브뤼겔은 성경말씀을 묘사했습니다. 성경의 마태복음과 누가복음에 맹인에 관한 구절이 나옵니다.
마태복음 15장에서는 이렇게 쓰여있습니다.
저희는 소경이 되어 소경을 인도하는 자로다
만일 소경이 소경을 인도하면 둘이 다 구덩이에 빠지리라
누가복음은 조금은 다른 문맥 안에서 말하고 있습니다.
소경이 소경을 인도할 수 있느냐 둘이 다 구덩이에 빠지지 아니하겠느냐
제자가 그 선생보다 높지 못하나 무릇 온전케 된 자는 그 선생과 같으리라
그 당시 공동체의 리더였던 바리새인들을 향한 교만과 어리석음을 비유하며 하신 말씀입니다.
사실상 정신적으로 연약한 것보다는 오히려 신체가 연약한 것이 나으며,
만약 당신이 잘못된 이상(ideologies)이나 사람을 따르게 될 경우 그 누구도 구제해 줄 수가 없다는 교훈을 알려줍니다.
누구나 어딘가 한 군데 맹인이 될 수 있습니다. 우리 스스로도 늘 깨어있도록 노력하면서 늘 겸손하게 나아가야 할 것 같습니다. 또한 서로서로 비판과 견제를 하며 올곧게 나아가도록 한다면 공동체의 책임성과 성숙성이 성장하게 될 것입니다.
상처와 아픔을 거름으로 삼아, 정직한 마음을 스스로 살피며 살아나가야겠습니다.
ㅠㅠ 다음세대를 위한 정직한 사회를 만들어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