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쉬탕가를 수련하던 어느 날의 이야기
남편은 유전적으로 유연하게 태어난 사람이라 가끔 자는 모습을 보면 나도 모르게 ‘풉’하고 웃음이 나온다. 마치, 영화를 보면 고층에서 떨어져 관절이 나간 시체의 자세 같다고나 할까. 남편과 함께 살며 보통 사람이 쉽게 할 수 없는 자세를 자주 마주하곤 한다.
아쉬탕가 프라이머리 시리즈에는 ‘웃티타 하쉬타 파당구쉬타사나’라는 자세가 있다. 한 발로 땅에 단단히 서고 손의 검지와 중지로 다른 발의 검지를 걸어 머리 가까이 가져온 다음 턱으로 정강이를 닿게 하는 자세이다.
그날도 여느 때와 다름없이 ‘웃티타 하쉬타 파당구쉬타사나’를 수련하는 데, 신기하게도 2년 동안 수련하며 그렇게 닿지 않던 턱이 정강이에 닿았다. 나는 환호성을 치며 남편에게 달려가 이번에도 턱이 정강이에 닿기를 바라며 안간힘을 쓰며 그 자세를 보여주었다.
"구스타보! 이것 봐봐!"
"Oh, Good, Good! Very nice!"
이러더니 나도 할 수 있다며 갑자기 PS5 컨트롤러를 내팽개치고 일어났다.
그러더니 재빨리 한쪽 다리의 발목을 잡아 몸통 옆으로 들어 올리는 것이 아닌가. 비틀비틀 넘어지려는 것을 겨우 버티며 무릎을 펴지도 않았는데 다른 한쪽 다리를 머리끝까지 들어 올렸다. 남편이 소리쳤다.
"Look! look!"
당연하지만, 그건 내가 보여준 자세가 아니었다. 남편의 짧은 요가가 한바탕 끝난 후 남편이 숨을 뱉고 비틀거리며 소파에 털썩 앉았다. 애를 쓰는 그 모습이 너무 웃겨 참을 수 없이 웃음이 터졌다. 그렇게 우리는 배를 잡고 한참을 웃었다. 그의 타고난 유연성과 급발진에 다시 한번 감탄한 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