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아트 시장에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블록체인 기반 NFT 디지털 아트가 바로 그것이다. NFT에 대해 알게 된지는 불과 몇일 밖에 되지 않았지만, 순수회화를 시작하기 전에 디지털 아트로 먼저 그림을 시작한 나에게 NFT는 그야말로 새로운 기회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그림을 그리는 창작자 입장에서의 "기회"란 투자자가 느끼는 "기회"와는 다르다. NFT를 통해 돈을 많이 벌 수 있다는 생각 보다는 디지털로 만들어진 콘텐츠의 소유권과 저작권을 이제는 보호 받을 수 있는 세상이 왔다라는 기대감이다.
9월 개인전이 오픈 되면서 시간적인 여유가 생겼고 마침 갤러리 대표님을 통해 NFT의 세계를 알게 된 후 깊게 빠져들었다. 내 컴퓨터 안에 잠들어 있는 나의 디지털 작품들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 주고 싶다.
내가 미대를 졸업하지 않았지만 그림을 그리며 작가로 살아갈 수 있게 만들어준 기회들 중에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공모전에 끊임없이 도전하는 일이였다. 그래서 망설임없이 NFT아트 전시 기회를 얻을 수 있는 공모전에 지원했고 감사하게도 내 생애 처음으로 NFT 갤러리에 작품을 선 보이는 기회를 얻었다.
내가 디지털 그림만 그리다가 물감, 붓, 캔버스 등 미술 재료를 사고 순수회화 작업을 시작 했던 2019년 여름을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 디지털 작업으로는 나의 그림에 대한 가치를 제대로 인정 받지 못할 수도 있다는 걱정과 내 그림을 보다 귀하게 대접받게 하고 싶다는 열망으로 디지털 작업에 이어 순수회화 작업을 병행하기로 결심 했었다.
평생 동안 할머니가 될때까지 그림을 그리며 살고 싶다.
디지털 파일을 NFT로 발행하는 시장이 계속 발전해 나간다면 내가 기존에 했던 걱정들은 모두 사라지게 된다. 순수회화 작업도 그 나름의 매력이 있지만 디지털 작업을 나는 정말 좋아한다. 새로운 그림을 캔버스에 바로 그린 적은 한번도 없다. 머릿 속에 있는 것을 빠르게 내 눈 앞에 구현할 수 있는 도구로, 내가 좋아하는 색 배합을 테스트 하고 내 눈에 가장 예쁜 색감을 찾기 위해 언제나 디지털 작업을 선행하고 있다.
NFT에 대한 뉴스를 검색 하면서 세상은 정말 빠르게 변하고 있음을 실감한다. 블록체인, 가상화폐나 암호화폐 등은 나와 거리가 먼 분야라고 생각했는데 NFT디지털 아트로 발행할 작품을 준비 하면서 순식간에 그 산업을 이해하게 되었다. 아직도 배워야 할 것이 많지만.
배움에는 끝이 없다. 재밌는 세상. 하고 싶은 것이 너무 많다.
이번 NFT전시에 선보인 작품은 기존 "빈센트 반고흐" 오마쥬 시리즈 중에 3점이다. 공모전 마감일에 임박하여 지원하게 되었고, 또 내가 어떤 스타일의 작업을 하고 싶은지 결정하지 못하고 알아가는 과정에서 얻은 기회이기 때문에 아쉬운 점도 있다.
또 다시 새로운 기회가 언제 찾아올지는 모르겠지만 여러 다양한 시도를 하면서 내가 하고 싶은 그림과의 만남에 보다 집중해보려고 한다. 2021년 6월 제주도로 내려와서 레지던시 프로그램을 통해 여름 내내 개인전 준비에 시간을 쏟았다.
전시가 진행 되는 9월 한달 동안은 제주도를 마음 편히 즐기면서 재충전의 시간을 갖으려고 했는데 NFT를 알게 되면서 전과 다름 없는 일상이 이어지고 있다. 작업실에서 그림을 그리고 새로운 세상을 알아가고 공부하고 있을때 제일 행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