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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음터치 우주 Nov 29. 2021

첫 NFT디지털 아트 완판의 기록

NFT 커뮤니티의 힘입니다

2021년 11월 24일은 오랫동안 기억될 것 같다. 2021년에 많은 일들이 있었다. 내가 주도적으로, 자발적으로 만들어낸 기회도 있었고, 내게 먼저 다가온 감사한 인연으로 이어진 좋은 기회들도 있었다. 그중에서 NFT 세계로 진입할 수 있었던 것은 나에게 2022년 제일 잘한 일, 제일 감사한 일, 제일 신기한 일로 기억될 것 같다.

NFT라는 단어를 듣게 된 것은 아마도 5월쯤 인스타그램 디엠을 통해 누군가가 NFT 플랫폼을 개발한다며 제안을 했다. 프로필을 따라 들어가 보았지만 어떠한 정보도 볼 수가 없는, 유령처럼 보이는 신원미상의 계정이었다. 인스타그램은 특히 외국인의 스팸이 워낙 많은 곳이라서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디엠을 무시했다. NFT라는 것에 대해서도 알지 못했고, 처음 들어 보는 단어였다.

또다시 NFT라는 단어를 듣게 된 것은 캘리그래피를 취미로 하시는 어떤 대표님을 통해서였다. 금융계 쪽에 종사하시는 대표님이셨는데, 블록체인과 NFT에 대해 말씀을 하시면서 내가 그리는 디지털 드로잉도 나중에 NFT로 이용하면 좋을 것 같다는 말씀을 하셨고 플랫폼 개발을 준비 중이라는 말씀을 하셨다. 


당시는 제주 모아나 디쉬에서 전시 기간이었다. 그리고 전화상으로 설명을 듣기에는 블록체인, NFT, 암호화폐 등에 대해 내가 너무 무지한 상태라 언젠가 함께 일을 하자는 정도로만 받아들이고 NFT라는 것은 기억에서 서서히 잊혀갔다. 

잊힐만하면 NFT라는 단어가 또다시 나에게 찾아왔다. 나와 관련이 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며 유심히 듣게 된 기회는 8월 말 제주도 월정아트센터 대표님을 통해서였다. 9월부터 시작하는 개인전의 모든 작품 준비가 끝난 상태에서 여유로운 마음으로 듣게 된 NFT는 그야말로 신세계로 다가왔다. 딱 나에게 필요한 시장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날부터 NFT에 대해 깊게 파고들기 시작했다. 어떤 생태계인지, 블록체인이 무엇인지 NFT디지털 아트는 어떻게 하는 것인지 그야말로 "공부"를 시작했다.


내가 순수 회화 작업을 시작했던 것은 디지털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지 6개월 정도가 흐른 뒤였다. 처음 디지털로 그림을 그리게 된 것은 2018년 12월, 그리고 6개월이 지난 2019년 여름쯤 캔버스와 물감을 사고 피지컬 아트를 시작했다. 

물감을 이용한 피지컬 회화는 어떤 느낌일지 단순한 호기심도 있었지만, 디지털 그림으로는 뭔가 내 창작물의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기 힘들 것 같다는 생각도 동시에 들었기 때문이다. 디지털 작업은 기술을 이용하여 손쉽게 그려지는 대신, 그만큼 디지털 세상에서 복제나 도용도 쉽기 때문이다.


그런데 내가 알아본 NFT 세계는 디지털 아트에 갖고 있었던 나의 막연한 걱정을 모두 해결해주는 새로운 시장으로 다가왔다. NFT가 없었어도 나는 어차피 디지털 작업을 꾸준히 하고 있겠지만, 디지털 작업물에 대해 가졌던 복제 및 도용의 문제를 포함한 한계를 한방에 해결할 수 있는 시장이라니! 

올해 8월 말부터 NFT가 어떤 것인지 공부를 시작했지만 어떻게 만들어서 판매를 하게 되는 것인지는 잘 알지 못했다. 또한 NFT로 발행된 이미지들을 보니 내가 하고 있는 작업물과는 많이 다른, 뭔가 캐릭터스러운 이미지들이 주를 이루어 판매도 활발하게 되는 시장으로 보였다. 


또한 나처럼 2d 평면 이미지 작품이 아닌, 동영상 작업물을 해야만 하는 시장으로 보였다. 내가 하고 있는 작업물에 대해서도 조금은 우왕좌왕 고민을 했던 시기이기도 하다. 내가 하고 싶은 작업을 하는 것이 맞지만,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을 받고 잘 팔리는 작품에 대한 욕구는 모든 창작자라면 하게 되는 욕심일 것이다. 더 많은 사람들이 봐줄 때, 그 사람들이 보내주는 보이지 않지만 강한 에너지가 계속 새로운 창작을 하는데 커다란 원동력이 되기 때문이다.


NFT에 진입하고 싶다는 막연한 희망이 커져가던 시기에, 전에 그려 놓았던 작업물을 동영상으로 만드는 시도를 몇 번 해보기도 했다. 지금 보면 좀 부끄러운 결과물. 소위 NFT시장에서 주목받는 흐름을 어설프게 따라 해 본 것이다. 사실 이때는 움직이는 작업물만 NFT로 발행할 수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미술을 전공하지 않았고, 예술계에 인맥을 전혀 갖고 있지 않던 내가 처음 그림을 시작하고 그림을 알리기 위해서 할 수 있었던 유일한 방법은 공모전이었다. NFT를 알게 되면서도 내가 가장 먼저 했던 노력은 NFT 공모전을 찾아 도전하고 당선되는 과정이었다. 그러는 와중에 공모전을 통한 것은 아니지만 부산 벡스코 NFT 전시에도 참여하게 되고 삼성동 이윤 갤러리 메타 박스 NFT갤러리 전시에도 참여할 수 있었다. 

https://brunch.co.kr/@artistujoo/122

NFT를 하겠다고 선언한 갤러리와 플랫폼들이 넘쳐 난다. 인스타그램에 NFT 관련 제안 디엠이 쌓여간다. 사실 NFT가 돈이 된다는 뉴스가 연일 나오다 보니, 아트와는 전혀 상관없는 일을 하던 많은 유통 업체들의 디엠도 많다. 이런 곳에서 온오프라인 전시는 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NFT로 실제로 발행하고 판매까지 이어지는 것은 또 다른 문제이다. 내가 방황했던 것은 이 부분이었다. 


세계 기준으로 가장 활발한 거래가 이루어지는 플랫폼이 오픈씨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어떻게 발행을 하고 그것을 알릴 수 있는지는 방법을 찾지 못해 막막한 상태로 몇 달이 흘렀다. 그러는 와중에 인스타그램을 통해 외국은 물론 이제는 한국 계정으로도 NFT 관련 제안들이 다양하게 들어왔다. 확실히 대세이긴 하다는 것을 느끼고 있었지만 여전히 막막한 것은 그대로였고 시간만 흐르고 있었다.

다양한 제안들 중에서는 계약서까지 주고받으며 적극적으로 협업을 제시한 업체도 있었다. NFT 작가로 어떻게 시작하는 것이 내 작업에 도움이 되는지 방향을 못 잡고 있던 과정에서 뭐라도 일단 해봐야 하나 생각이 들었다. 한 업체가 보내온 계약서를 검토하던 중 NFT 관련 검색을 하게 되었고 우연히 NFT 커뮤니티를 알게 되었다. 


내가 받은 계약서들이 작가에게는 매우 매우 불리한, NFT 생태계에서는 말도 안 되는 조건들임을 알게 되었다. 이런저런 시행착오와 나와 같은 수많은 제안들에 시달려온 작가들이 모여 있는 커뮤니티의 도움으로 감사하게도 돈 냄새만을 맡고 달려드는 업체를 거를 수 있는 눈이 생겼다. 

NFT는 이제 초기 시장이므로 여러 관련 업체에서 정립된 기준 없이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이는 듯하다. 하루가 다르게 정립이 되어 가고 있는 느낌도 받는다. 매우 변화가 빠른 시장이다. 올해 3월에 뛰어든 한국 작가들의 경력이 불과 몇 달이지만 NFT 신에서는 그야말로 베테랑 경력이 되었고, 이제 막 시작한 나는 먼저 앞서서 경험한 노하우들을 아낌없이 나눠주는 작가들, 투자자들, 컬렉터들의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너무나 감사한 일이다. 


정보가 돈이라는 말을 듣고 자랐는데, 이제는 커뮤니티가 답이고 돈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믿을 수 있는, 그러니까 실제 NFT작가들이 모여 있는 커뮤니티 속에서 서로 궁금한 점들을 물어보고 경험담을 나누며 성장한다. 막막하기만 했던 첫 NFT 작품을 발행하고 첫날 완판 되는 행복한 경험을 했다.

NFT는 커뮤니티다.

이 말을 실감한다. 이 커뮤니티 안에는 작품을 만들어 내는 작가뿐만 아니라, 작품을 수집하는 컬렉터와 투자자들 모두가 구성원이다. 작가는 작품만 만들고, 컬렉터는 구매만 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양방향으로 활발하게 소통하며 만들어 가는 것이 NFT. 나도 이제 막 시작한 초보 NFT작가이지만 며칠 사이에 정말 많은 것을 경험했고 변화의 한가운데에서 정신없는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블록체인이라는 기술이 없고, NFT라는 새로운 시장이 없었어도 어차피 디지털 작업을 꾸준히 하고 있었겠지만, 새로운 기술과 시장이 있어서 디지털 작업을 세상 밖으로 꺼내 주었으니 참 고마운 세상이다. 피지컬 작업도 좋아하지만 디지털 작업이 주는 매력이 정말 크다. 


NFT 디지털 아트 작가와 NFT컬렉터 200여 명이 모여 있는 온라인 세상에서 나의 세계관을 발표하는 시간을 갖었던 지난 토요일. 너무 행복했고 감사했던 순간이었다. 


그림에 담긴 나의 메시지를 누군가가 들어준다는 것.
창작자에게 엄청난 에너지와 행복을 주는 일이다.
그렇게 받은 에너지로 오늘도 그림을 그린다.
그림을 그리며 살아간다는 것.


<정브랜님께서 올려주신 세계관 포스팅>

https://edge-s.tistory.com/28


다음에는 어떤 시리즈로 NFT 발행을 하게 될지 고민 중이다. 내가 하고 있는 시리즈는 크게 3종류 정도로 정리할 수 있을 것 같다.

1. 빈센트 반 고흐 오마쥬 시리즈
2. 물고기의 위로 시리즈
3. 스누피도 위로가 필요해 시리즈

첫 NFT를 민팅 했던 오픈씨라는 사이트에서 진행하며, 구매 코인은 이더리움 기반 폴리곤으로 똑같이 발행할 예정이다. 낯설고 걱정도 되지만 새로운 세상을 알아가는 것, 세상 변화의 흐름 속에 있다는 것이 감사하다.

https://opensea.io/Uj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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