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을 판다는 것은

by 자명

그림을 한 점도 팔았던 적이 없었을 땐 이중적인 마음이 있었다. 그림으로 돈을 벌고 싶으니까 빨리 팔렸으면 좋겠다 싶으면서도 한편으론 아깝기도 해서 팔고 싶지 않았다.

그런데 어떤 작가님이 이런 말을 해주셨다.
"그건 그림을 그린 내 입장이고, 그림입장을 생각해 봐.
솔직히 그림이 몇 점 없을 땐 괜찮을 수도 있지만 점차 늘어나서 많아지면 그 그림들은 작업실 구석에 쌓여있게 되잖아. 그러나 그림을 누군가에게 팔면 그 그림은 그곳에 가서 벽에 멋지게 걸리게 된다. 돈 주고 샀기 때문에 막다루지도 않는다. 그림입장에선 팔리는 게 팔자가 더 좋은 거지."

그 이후론 그림을 팔았고 그림이 팔릴 때마다 기분이 좋았다. 아껴줄 멋진 분을 만나서 좋은 곳으로 가서 잘 지낼 테니.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엔딩 크레딧 (Ending credi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