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세상에 그 어떤 것도 당연한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뭐든 다 소중하게 느껴지고 감사하는 마음이 생긴다. 예를 들어서 밥을 먹는다면, 밥을 내가 했더라도 밥을 한 그 쌀을 내가 돈 주고 샀더라도 내가 직접 쌀농사를 짓지 않는 한 나는 누군가가 만들어낸 쌀이 필요하다. 쌀을 만들어낸 누군가에게 감사한 마음이 든다.
초등학교 때 성당에서 '식사 전 기도'를 배웠다. 식사 전에 감사하는 마음을 담아 기도를 하고 밥을 먹는 행위이다. 한 끼의 식사가 당연하고 익숙한 것 같아도 생각해 보면 감사해야 할 대상이 많다.
쌀을 지은 누군가와 반찬에 들어가는 야채와 고기를 생산하는 누군가, 고기로 희생된 동물들, 그 쌀과 야채와 고기를 살 돈을 벌어오는 아빠, 그것들로 요리를 하는 엄마까지 한 끼의 식사가 밥상에 차려지기까지 많은 과정을 거쳐서 온다. 몇 초 만에 금방 뚝딱 되는 일이 아니다. 그래서 감사한 마음을 담아 식사를 해야 한다는 것이 식사 전 기도이다. 이것은 단순히 식사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다. 일상에서 겪는 익숙한 모든 일에 당연한 것 같은 모든 일에 언제나 감사하며 살아야 된다는 이야기이다.
만남의 경우에도, 내가 누군가를 좋아하는데 그 사람은 나를 좋아하지 않을 수도 있다. 서로 좋았다면 그것 자체로도 축복이고 서로 좋아하는 축복을 겪게 해 준 상대방은 소중한 사람이다. 이렇게 생각하면 상대방을 만나게 된 것에 너무나도 감사하다. 나중에 서로 맞지 않거나 식어서 헤어지더라도 만나던 시간 동안 함께한 추억들에 감사하며 보내줄 수도 있다. 연애가 끝나더라도 그 시간 속에서 배움이 있었고 이별에서도 배움이 있었기에 감사하다.
모든 일에 감사하면
그 어느 것 하나 소중하지 않은 것이 없고
그 어느 것 하나도 당연한 것이 없고
어떤 것이든 함부로 대하지 않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