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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예빈 Jul 20. 2024

미술이 세상에 필요한 이유

미술은 소근육 발달, 창의력 발달 으로 많은 장점들을 담고 있는데 특히 '생각과 감정을 담을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아이들의 경우, 어휘력부족으로 말로는 표현이 어렵다거나 말하면 부모로부터 혼날까 봐 또는 부모가 속상할까 봐 등의 이유들로 말하지 못하는 것들이 많은데 이런 것들이 그림에서는 보인다.


어느 날, 9살 아이와 수업에서 아이는 겨울 풍경을 그리고 있었다. 눈사람을 만드는 사람이 앞쪽에 있고 뒷배경은 아무것도 없어서 "여기 있는 눈사람을 만들고 있는 친구와 같이 노는 친구들은 없을까?"라고 물어보았다.

아이의 대답은 "얘는 친구 없어요. 저도 학교에 친구 같은 거 없어요."

대화 좀 하자고 앉혀놓고 말해서 얻는 대답이 아니라 아주 자연스럽게 그림을 그리다가 학교생활 이야기를 듣게 된다.


어떤 6살 아이의 수업이었다.

"여기 아래에 있는 누워있는 이 사람은 누구야?"

"할머니예요"

"그렇구나~"

"할머니는 항상 누워있어요."

나중에 아이의 어머님께 들은 이야기로는 할머니는 치매가 있으시다고 하셨다. 아이는 자신의 그림에 그대로 담았다.


이런 일들은 아이들만 그런 것은 아니고 어른들도 그대로 담아서 속을 개운하게 풀어내는 효과를 볼 수도 있다. 트라우마나 상처가 된 경험 등 여러 가지로 누군가에게 말 못 할 이야기를 저마다 한두 가지씩 갖고 살아가는데 말로 타인에게 말하자니 용기도 안 나고 얘기했다가 소문으로 돌아올까 봐 겁나기도 하는데 차라리 그림으로 그려내면 좋다. 그려내고 나면 말하지 않았는데도 실컷 말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그림이라는 언어로 말했기 때문에. 누군가는 '미술이 세상에 쓸모가 있긴 하냐'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긴 하지만 사람들의 마음을 위해 필요할지도 모른다.


뇌종양이 있는 수강생분이 처음 오셨을 때는 손의 느낌이 많이 둔화된 느낌이었고 색을 예민하게 구분하지 못하셨다. 근데 그전에는 신호등색도 안 보이고 귀도 잘 안 들리고 몸도 가누기가 어려웠는데 지금 이렇게 걸어 다니는 것 자체가 많이 나아진 거라고 하셨다.

2021년부터 꾸준히 나오셔서 열심히 그림을 그리시는데 이전보다 색도 더 잘 보고 손도 더 정교해지셨다. 그래서 이전보다 색도 더 잘 보고 손도 더 정교해지셨다고 말씀드렸다. 그분은 최근 병원에서 검사했을 때 종양이 더 작아졌다고 좋아졌다는 얘길 들었다고 하셨다. 처음 오시게 된 계기는 의사 선생님이 색깔을 많이 보라고 해서 그래서 그림을 배우러 오게 되었다고 하셨다.


어떤 사람들은 말한다.

"노래를 듣고 영화를 보는 것은 좋은데 미술은 도대체 무슨 필요야?"라고. 정말 미술이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가. 나는 모두가 취미로 그림을 그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신체적인 건강과 정신적인 건강을 위해서라도.


"아이들이 가장 먼저 접하는 예술은 동화책이고 우리가 가장 즐겁게 본 그림은 만화이며 가장 흔하게 접하는 작품은 광고에서이다."
- 천소, '생각을 그리다' 중에서


사실 미술은 우리의 생활에 깊게 스며들어 있다. 시각적 이미지는 중요하다. 그림이 있으면 글자가 없어도 내용을 이해할 수 있다. 글은 글자를 배워야 읽지만, 글을 모르는 어린아이도 그림 그린다. 사람은 누구나 아주 어릴 적부터 미술활동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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