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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예빈 Oct 06. 2024

싸인

그림을 완성하면 마지막 작업은 싸인이 들어간다.

'싸인이 그림의 분위기를 해치는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으로 그림의 뒷면이나 옆면에 인을 하는 경우도 있다. 그런데 그림을 사는 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사는 사람입장에선 작가의 싸인을 굉장히 좋아한다. '이 사람이 그린 그림이다'를 대놓고 증명해 주는 것이 싸인이라서.


예전에 어느 날, 내 그림을 샀던 어떤 분은 이런 말씀을 하셨다.

"그림도 예쁘지만 싸인이 예뻐서 샀어요."

싸인이 예쁘다니 처음 들었을 땐 의아했다. 그냥 싸인일 뿐인데 이게 중요한가 싶었다.


그분은 말씀하셨다.

"그림에 있는 싸인까지 작품의 화면 전체를 구성해요."


싸인을 그림과 분리하지 않고 작품으로 보는 시선도 있다는 것을 그날 처음 알았다. 그 이후로 나는 모든 그림의 싸인이 일정하도록 종이그림은 라이트박스를 이용, 캔버스그림은 먹지를 이용하여 모든 그림이 일정하게 싸인이 들어가도록 한다. 그림의 분위기를 생각하면서 싸인의 위치와 크기에도 신경을 쓴다.


Cala (종이에 색연필,2020) 김예빈 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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