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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예빈 Mar 09. 2024

기억

다시 보면 고맙고 반갑다

출석부는 학기 단위로 바뀌는데 나는 지금까지 수업한 10년 치의 모든 출석부를 따로 보관해서 나를 거쳐간 수강생분들의 이름을 전부 다 기억한다.

매 수업마다 수업이 끝나고 집에 오면 일일이 다 메모도 해둔다. 이 분은 어떤 부분이 강점이고, 어떤 부분을 어려워하는지, 어디까지 했는지, 어떤 거를 더 연습하셔야 하는지를 적어둔다.

그래서 학기가 시작될 때 출석부에 아는 이름이 보이면

'어? 낯익은 이름인데? 이분 2017년에 오시던 그분 아닌가?' 이렇게 바로 머리에 떠오른다. 그러고 나서 다음날 강의실에 가면 역시 그분이다!(간혹 동명이인일 때도 있지만ㅎㅎ)


"와 오랜만이에요!! 예전에 2017년에 OO에서 수업할 때 오셨었던! 그때 과일 그리다 말았던 거 같은데~"


"맞아요! 그걸 기억해요? 와~! 오랜만이에요 선생님~"


각자의 사정으로 중간에 못 오셨다가도 오랜만에 다시 오시는 분들은 몇 년 만에 보는 옛 친구를 만난 것처럼 너무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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