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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연바라기 Oct 19. 2023

남자는 다 늑대라는 말은 틀렸다

순정파 늑대



"남자는 다 늑대야."

한 번쯤 들어본 말이다. 좋은 의미는 아니었다. 남자를 조심해야 한다고 충고할 때 항상 따라오던 부정적인 말이었다. 늑대는 악당이었다. 동화에서 돼지 삼 형제에게 겁을 주었고 빨간 망토를 쓴 어린아이를 괴롭혔다. 악당 역을 맡아서일까 동화 속 늑대의 눈은 매섭고 이빨이 날카로웠으며 비열한 웃음을 지었다.


이런 악당 늑대의 오명을 벗긴 건 우연히 틀어져 있던 다큐멘터리였다. 사실 악당 이미지가 벗겨진 정도가 아니라 늑대에게 반해 버렸다. '남자는 다 늑대'라는 말은 틀렸다. '늑대같이 멋진 남자'가 옳은 말이었다.


다큐멘터리 속 늑대는 부부사이가 굉장히 좋았다. 사람 연애도 아닌데 자꾸 내 입꼬리가 올라갔다. 적의를 가진 동물에게는 사납게 이빨을 드러내다가도 자기 암컷에게는 한없이 다정했다. 수컷 늑대는 평생에 한 마리의 암컷만을 사랑한다. 함께하던 암컷이 죽는다면 대부분 독신으로 살다 죽거 간혹 재혼하더라도 전처의 자식들을 끝까지 사랑해 준다. 이런 모습은 동물의 세계에서 흔하지 않은 순정이었다. 나는 어느새 순정 만화 속의 남자 주인공을 보듯 설레었고, 달 아래서 하울링 하는 늑대의 모습조차 사연 있어 보였다.

 

동화 속의 악당 늑대가 오해를 풀고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길 바라며 외쳐본다.


아~~ 우~~~~~





늑대와 함께 달밤에 하울링   <자연바라기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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